‘해외파 치과의사’ 유입 치과계 생태계 바꿀까?

2016.04.18 10:24:57

2016 치과의료정책연구소 정책포럼
최근 5년 60명 유입…더 확대될 듯



“2011년경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유학생을 선발해 온 일본의 치과대학은 6년제 학제가 끝나는 내년부터 졸업생들을 배출하기 시작한다. 중국 역시 5년제 치과대학에 한국인 유학생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데, 이들이 대거 한국에 유입되는 상황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대비를 해야 한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국가 간의 관세장벽이 무너지고, 나아가 의료분야의 문호가 확장되고 있는 시점에서 해외에서 교육 받은 치과의사의 국내 유입이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SIEDX2016 기간 중인 지난 16일 코엑스에서 진행된 치과의료정책연구소(소장 홍순호 ‧ 이하 정책연)의 정책포럼에서 발표자들은 이른바 ‘해외파 치과의사’들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교육과정과 질을 인증할 수 있는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원장 김창휘 ‧ 이하 국시원)측에 따르면 현재 한국 정부가 인증하고 있는 외국의 치과대학은 104개 정도. 미국이 31개로 가장 많고, 필리핀 20개, 독일 19개, 일본 15개 순이다.

해외 대학 출신이 국내 면허를 획득하길 희망하는 경우 1차 필기, 2차 실기로 구성된 예비시험을 통과해야 국내 학생들과 동등하게 국시를 치를 수 있는데, 국시원 측에 의하면 최근 5년 간 이 과정을 통과해 국내 면허를 획득한 해외파 치과의사는 총 60명이다. 메디컬의 24명에 비해서도 꽤 많은 숫자다.

여기다 2011년부터 공격적으로 한국 유학생을 유치하기 시작한 일본 사립 치과대학들의 경우, 내년부터 한국인 졸업생을 본격적으로 배출할 예정이다.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한 김경년 강릉원주치대 교수는 “일본은 2010년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불평등했던 취업제한 관련 법안을 철폐하면서 치과대학 역시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인 유학생들을 선발하기 시작했다”며 “일본의 A치대는 한국 유학생이 89명, B치대는 27명으로 17개 사립 치대별로 매년 한국 학생이 입학해 향후 우리 치과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참고로 일본 치의학계는 최근 상대평가 방식으로 국가시험을 전환, 합격률을 낮추는 방식으로 치과의사 배출을 조절하고 있다. 박인임 대여치 수석부회장에 따르면 일본 국시의 합격률은 2013년도 80.4%, 2014년도 73.3%, 2015년도 73%, 2016년도 63.6%로 계속 하락하는 추세이며, 50%대 까지 낮추는 게 일본 정부의 계획이다.

# 세계적 치의학교육평가기구 만들어야
해외파 치과의사의 대거 유입 상황에 대비해 대한민국 치의학계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발표자들은 전 영역에 걸쳐 개방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유입은 인정하되, '질 관리'를 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완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경년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현지에서 개원 가능한 치의에게만 예비시험 응시를 허용하고, 중기적으로 (가칭)동북아치의학교육평가기구협의체 같은 평가인증기구를 만들어 상호 인증기준을 만들며, 장기적으로 세계의학교육연맹(World Federation of Medical Education)류의 치의학 국제기구를 창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임종규 국시원 사무총장 역시 “최근 현황은 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국가의 치과대학의 인증 신청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현재 복지부장관고시는 인증평가를 폭넓게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는데, 이들의 출신 대학 및 기관을 대상으로 교과, 수업시간, 실습총량 등의 평가를 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는 게 질 관리를 위해서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김경년 교수의 주제발표(FTA와 치과계의 영향)외에도 임종규 사무총장이 ▲해외 교육 치과의사의 국내 진입시 질 향상 대책, 박인임 대여치 부회장이 ▲일본 치의학 교육의 현재, 정국환 치협 국제이사가 ▲중국 치의학 교육과 중국 진출에 대한 전망, 양윤선 복지부 구강생활건강과장이 ▲FTA와 해외교육 치과의사 질 관리 등을 발표했다.

발표에 앞서 최남섭 협회장은 “환태평양 국가가 중심인 Perth Group 역시 치과의사 수급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는 만큼 이는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관심사”라며 “이번 정책포럼은 FTA와 관련해 국내에 유입될 치과의사의 문제점을 처음으로 정책적으로 연구 및 검토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시의적절한 시점에 이런 논의를 하게 된 것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된다”고 축사를 통해 격려했다.

홍순호 소장은 “현재 총체적으로 국가 간 경계가 허물지는 세계화의 추세 속에서 의료 분야 역시 국가 간 이동이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다”며 “개원환경이 어렵고, 경쟁이 극단적으로 표출되는 가운데 해외에서 교육 받은 치과의사들의 국내 진료 문제는 인력수급 문제뿐만 아니라 경쟁상황을 한층 심화시킬 수 있는데, 이번 포럼은 이런 상황에서 치과계가 나아갈 길을 모색해 보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했다.


조영갑 기자 ygmonkey@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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