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의사들 화두는 ‘순환계와 소화기’

2016.07.13 11:38:31

통일보건의료학회서 10년 치 논문 분석
신생물>감염병>호흡기>내분비>비뇨 순


북한 의사들의 의학연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순환계통’과 ‘소화기’라는 분석결과가 발표됐다. 

통일보건의료학회(이사장 전우택)가 지난 1일 춘계학술대회를 개최, 북한에서 발간된 의학저널인 ‘내과’ 10년 치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 결과는 제한적이지만 북한 주민들의 다빈도 상병과 건강상태에 대한 간접적인 유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게 학회 측의 설명이다. 아쉽지만 구강과(치과)와 관련한 분석결과는 없었다. 

분석 대상은 1979년(추정)부터 발행되기 시작한 의학저널인 ‘내과’를 중심으로, 2006년 발행분에서 시작해 2015년 3호까지 146호 분을 대상으로 했다. ‘내과’는 연 4회 발행되는 계간형태며, 각 호당 40편에서 60편 정도의 의학논문을 수록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논문은 ‘순환계통(396)’과 ‘소화계통(344)’이었다. 이어 ▲신생물(138) ▲특정 감염성 및 기생충성 질환(126) ▲호흡계통 질환(121) ▲내분비, 영양 및 대사질환(111) ▲비뇨생식계통의 질환(108) 등이 뒤를 이었다. 

특이한 것은 알레르기와 관련한 논문이 1편만 발견될 정도로 극히 드물었다는 점인데, 이에 대해 김신곤 학회 학술이사는 “기생충이 많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이 자가면역질환에 적응했다는 식으로 유추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연도별 발행추이를 살펴보면 순환기와 소화기는 10년 동안 꾸준히 40~60편 가량 연구논문이 생산됐으며, 2008~2009년은 내분비 관련 논문(36편), 2012년은 신장 관련 논문(19편)과 호흡기 관련 논문(34편), 2014년은 혈액종양 관련 논문(16편)이 눈에 띄었다. 

# 논문 도입에 지도자 교시 인용
논문의 형태 또한 흥미롭다. 기본적으로 의학연구를 “인민에 대한 의료봉사”로 인식하고 있는 북한 의학계는 매우 제한적으로 영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거의 우리말로 논문을 기술하고 있으며, 논문의 상당수가 최고지도자의 교시를 인용하면서 시작된다.

가령 이런 식이다. <난치성바세도병의 림상적특징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에서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시였다. ‘의학과학기술이 빨리 발전하고 의료봉사에 대한 인민들의 요구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현실은 의료봉사의 전문화수준을 더욱 높일 것을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실험논문의 경우는 고전적 약제, 자체개발약물(천연물)을 이용한 경우가 많았다. 이는 고려의학(한의학)을 두루 배우는 교육 시스템의 영향과 신약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김신곤 이사는 향후 계획으로 “분석된 질환군을 치료하는 북한의사들과의 직접 접촉으로 해당 질환의 발병률, 발병양상, 치료현황 등에 대한 상호의 이해와 공동 논문을 발간하는 작업에 나설 것”이라며 “환자의 고통과 아픔에서 시작된 연구는 남북 의료인의 공통된 비전이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류길재 전 통일부장관이 ‘21세기 통일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기도 했다. 
조영갑 기자 ygmonkey@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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