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성형외과·치과병원 ‘직격탄’

2017.03.07 16:05:49

■르포/사드로 발길끊은 유커 ‘병원가도 울상’
중국에서 태국·말레이 등으로 눈 돌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이하 사드)의 국내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경제보복 수위가 한층 상승하면서 이른바 ‘유커(遊客)머니’에 기대고 있던 국내 관련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중국인 환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강남의 대형 성형외과들을 비롯, 외국인 환자 유치기관으로 지정돼 있던 일부 치과병·의원들 역시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돼 병원 경영상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다.

# “창업 이래 최대의 위기”

지난 6일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으로 등록돼 있는 강남의 한 치과를 찾았다. 이 치과는 중국인 의료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미백, 라미네이트 등 미용치료에서부터 즉시 임플란트 등의 보철치료까지 진행하는 치과다. 이 치과의 스탭은 “2월 들어 중국인 환자분들이 절반 가까이 줄더니 언론에서 사드얘기가 보도되고 나서는 거의 끊겼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고, 치과 내부에서는 당분간 중국인 환자 수요는 포기하는 분위기”라고 상황을 전했다.

성형외과 소식에 정통한 강남구의 A 원장 역시 “치과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 하지만, 중국 현지와 환자 송출계약을 맺고 있는 일부 병원의 경우 지금 초상집 분위기”라면서 “일부는 중국 쪽에 집중하던 전략을 바꿔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등지로 타깃을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자가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는 강남의 한 에스테틱샵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묻자 “창업 이래 최대의 위기다. 정부가 어떻게든 손을 써서 상황을 바꿔야 한다”고 위기감을 토로했다.

동남아, 중국 등을 대상으로 환자 송출, 마케팅 등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B대표의 말은 조금 더 현실적이다. 그는 “지금은 아마 체감하는 수준이 일부에 국한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3월 말이 되면 (성형외과 및 일부 미용 치과계에)재앙이 닥칠 수도 있다. 중국은 우리의 상황을 주시하면서 수위를 점점 올릴 것”이라고 예견했다.

실제 중국 국가여유국(문화관광부)은 지난 2일 베이징 지역에 이어 상하이, 장쑤성 등 중국 동부지방에 한국 관광상품의 판매 중지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가까운 중국 동부는 중국인 관광객의 80%가 한국으로 출발하는 곳이라 ‘인천의 관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지역이다. 국가여유국은 이런 지침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통계상으로도 위험은 감지된다. 보건복지부의 ‘외국인환자 유치실적 조사결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환자는 29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11% 늘었는데, 이 중 33.4%(약 10만 명)가 중국인으로 성형외과 및 치과 등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약 4만 명에 달했다.

2012년 이후 중국인은 한국 의료기관의 외국인 내원객 중 1위를 기록했는데, 중국의 위 같은 조치가 현실화되면 병원가의 시름도 한층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영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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