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대여를 기반으로 사무장 치과를 운영하며 요양급여까지 편취한 치과 원장과 치과위생사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를 최종 확정했다.
이번 사건은 1심에서 대부분 무죄가 선고됐으나, 항소심에서 전면 유죄로 뒤집힌 뒤 대법원에서 확정된 사례로, 의료기관 운영의 ‘형식이 아닌 실질’을 중시한 판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법원은 최근 의료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기소된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항소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따라 사무장 치과를 공모한 치과위생사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3년, B치과 원장에게 1000만 원 벌금형 판결이 내려졌다. 또 이에 가담한 치과위생사 C씨에게는 징역 10개월과 집행유예 2년, 명의를 빌려준 D원장에게는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치과위생사 A씨는 K치과를 운영하던 B원장과 공모해 추가로 치과의원을 개설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치과의사 D원장에게 명의를 대여해주는 대가로 월 6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D원장의 승낙에 따라 사무장 치과를 개설했다. 이후 A씨는 D원장을 대표원장으로 내세우며 치과위생사 C씨와 함께 치과를 실질적으로 운영해오다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건강보험공단 등으로부터 약 5520만 원의 요양급여가 지급됐다.
1심에서는 핵심 혐의인 사무장 치과 운영, 명의 대여에 대해 대부분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D원장이 일정 부분 진료에 참여한 점 등을 근거로 면허 대여나 사무장 치과 운영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일부 무면허 의료행위만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판단이 뒤집혔다. 2심에서는 통화 녹취, 자금 흐름, 실제 진료 주체 등 구체적 증거를 통해 의료기관의 실질 운영 구조를 보다 면밀히 판단했다. 그 결과 D원장이 받은 월 600만 원을 면허 대여의 대가로 봤고,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할 때 실질적인 진료 수행이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또 병원 관련 서류와 자금 흐름이 비의료인 측에 집중된 점 등을 근거로, 해당 치과가 비의료인 중심으로 운영된 사무장 치과라고 봤다. 이에 따라 항소심은 사무장 치과에 가담한 치과위생사, 치과 원장 전원에게 유죄를 선고했으며, 대법원 역시 항소심 판단을 그대로 인정해 상고를 기각했다.
이와 관련 박찬경 치협 법제이사는 면허 대여 여부가 단순히 의사의 존재 여부나 형식적 구조가 아니라, 실제로 누가 진료를 수행하고 의료기관을 지배·운영했는가 하는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돼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판례라고 설명했다.
박찬경 법제이사는 “치협은 그간 1인 1개소법 사수와 명의대여 및 사무장병원 척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으며, 이번 판결은 이러한 정책 방향의 정당성을 사법적으로 다시 한번 확인해 준 중요한 기준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