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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치과계, 아·태 무대서 AI 활용 방안·문제의식 공유

APDC 2026 NDA 포럼서 치의 책임, 통합돌봄 부각
박영국 FDI 차기 총재, 김다솜 치협 국제이사 발표

 

한국 치과계가 아시아·태평양 치과계의 AI 논의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AI 진료 보조, 개인정보 보호, 법적 책임 구조 등 국내 치과계가 머잖아 마주할 과제를 국제무대에서 선제적으로 제기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제47회 아시아·태평양치과의사연맹(APDF/APRO) 총회 및 치과학회(APDC 2026) NDA(National Dental Association) 포럼이 지난 9일 베트남 하노이 빈팰리스 컨벤션 센터(VinPalace Convention Centre)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각국 대표들이 참석해 치과 분야에서 AI의 활용 현황과 과제를 공유했다. 한국에서는 박영국 세계치과의사연맹(FDI) 차기 총재와 김다솜 치협 국제이사가 발표자로 나서, 국제적인 방향성과 한국 치과계의 제도·임상 대응 흐름을 각각 발표했다.


박영국 차기 총재는 첫 발표에서 전 세계적으로 구강질환 부담이 크고, 저·중소득 국가에서 그 부담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AI가 예방, 조기 진단, 교육, 치료 접근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차기 총재는 FDI의 ‘Vision 2030’과 AI 관련 정책 방향을 언급하며, 치과 분야에서 AI 핵심은 치과의사의 대체가 아니라 진단·교육·로보틱스 등 임상 활용을 지원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또 AI 활용을 위해서는 표준화된 데이터, 기술의 상호운용성, 국제 기준, 치과의사의 AI 리터러시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특히 AI 편향을 줄이고 근거 기반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치과계 내부 교육과 학제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차기 총재는 “AI는 사치성 기술이 아니라 구강건강 평등을 높이는 수단”이라며 “AI를 구강보건 전달체계 전반의 변화로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다솜 국제이사는 한국의 AI 치의학 논의가 기술 발전뿐 아니라 보건의료 전달체계 변화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의료·요양·돌봄을 지역사회에서 통합·연계하는 통합돌봄 체계가 본격화되면서, 구강건강도 고령자 돌봄과 전신건강의 일부로 더 긴밀히 다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한국 치과에서 AI는 단순한 기술 이슈가 아니라 돌봄 제공 방식의 변화와 연관된 문제”라며 “AI는 고령자와 취약계층의 구강건강 문제의 조기 발견과 돌봄 연계, 지속적인 관리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법·제도 변화도 언급됐다. 김 이사는 AI 의료기기 관련 가이드라인, AI 기본법 등 제도적 기반이 정비되면서 AI 의료기기의 안전성, 신뢰성, 설명 가능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에서는 AI 기반 영상 분석, 환자 상담·콜 지원 등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지역 치과의원에서 AI가 일상 진료에 깊숙이 들어온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향후 AI는 완전한 자율진료보다는 의사결정 지원, 진료기록 작성, 환자관리, 업무 흐름 개선 등 실무 영역에서 먼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 이사는 “한국의 AI 치의학이 관심 단계에서 실행 단계로 이동하고 있으나, 실제 임상에서의 적용은 아직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각국 발표에서도 유사한 문제의식이 이어졌다. 싱가포르는 진단이나 치료계획에 영향을 미치는 AI 도구는 의료기기로 관리돼야 하며, 치과의사가 AI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안전성, 개인정보 보호, 임상적 유용성을 중심으로 AI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최종 책임은 치과의사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은 AI 활용 가능성은 커지고 있지만 고품질 데이터 부족, 비용 부담, 디지털 인프라 격차, 규제 체계 미비, 교육 부족이 공통 과제라고 밝혔다. 대만과 필리핀은 AI가 진단, 교정, 디지털 워크플로우, 원격 치과, 공공구강보건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종합토론에서는 AI 활용에 따른 치과의사의 책임 문제가 다시 한번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박영국 FDI 차기 총재는 진단이나 치료계획과 관련해 환자 정보가 AI를 통해 활용됐다면, 치과의사는 환자에게 그 사실을 알릴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AI의 도움을 받아 진료하더라도 최종 책임은 AI가 아니라 치과의사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