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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 입소 노인, 국가 구강검진 ‘사각지대’ 여전

올해부터 출장검진 확대 불구 제도 정착 미비
의료급여 생애전환기 검진에 구강검진은 제외
일반검진 수검 땐 구강검진만 이월 신청 난항

 

요양원 입소 노인을 대상으로 한 국가건강검진 접근성이 확대됐지만, 고령 의료급여수급권자의 구강검진은 여전히 제도 밖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66세 이상 의료급여수급권자가 받는 의료급여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는 구강검진이 포함돼 있지 않다. 여기에 일반건강검진을 받았더라도 구강검진만 놓친 경우, 다음 해 구강검진만 따로 신청하기 어려워, 취약계층 노인의 구강관리 공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올해부터 검진기관이 노인요양시설 등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입소자도 국가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출장건강검진을 확대했다. 거동이 불편해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운 입소자의 검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다만 제도 시행 초기부터 현장에서는 구강검진을 둘러싼 제도적 빈틈이 확인되고 있다.


현행 체계상 의료급여수급권자는 만 19~64세까지 일반건강검진 대상에 포함된다. 66세 이상부터는 의료급여 생애전환기 건강검진 대상이 된다. 문제는 일반건강검진에는 구강검진이 포함돼 있지만, 의료급여 생애전환기 검진에는 인지기능·우울증·생활습관·노인신체기능 등의 평가 항목만 규정돼 있고, 구강검진은 빠져 있다는 점이다.


결국 같은 요양시설 안에서도 구강검진 접근성이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지난 4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요양시설에서 입소자 24명을 검진한 사례에서도 대상자 24명 중 지역가입자는 12명, 의료급여수급권자는 12명으로 절반이 80세 이상 고령 입소자였다.


검진 신청 절차도 현장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요양시설 입소자 중에는 치매 등 인지기능 저하, 거동 불편, 보호자 부재로 본인이 직접 검진을 신청하거나 일정을 챙기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실제 돌봄을 맡는 시설이 입소자의 검진 신청이나 이월 신청을 대신할 수 있는 권한은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검진 기회를 놓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요양원 관계자는 “검진 대상자를 확인하고 추가 신청을 하려면 보호자 연락, 본인 확인, 동의 절차가 이어지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치매가 있거나 보호자와 연락이 잘 닿지 않는 어르신은 시설에서 필요성을 알아도 바로 처리하기 어렵다”며 “구강검진은 예약만 잡는 것이 아닌, 입소자의 협조 여부, 이동, 검진 후 진료 연계까지 함께 봐야 한다. 어르신의 건강 상태를 가장 가까이에서 확인하는 요양시설의 책임자가 검진을 대리 신청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구강검진 이월 신청도 개선 과제로 꼽힌다. 전년도에 일반건강검진은 받았지만 구강검진만 받지 못한 경우, 전체 검진은 완료한 것으로 처리돼, 다음 해에 구강검진만 별도로 추가 신청하기 어렵다. 반면 구강검진만 받고 다른 항목을 받지 않은 경우에는 검진 미수검으로 처리돼 다음 해 일반검진 항목을 추가 신청할 수 있다. 구강검진이 사실상 후순위 항목처럼 취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취약계층 노인의 구강검진 접근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치과의료 인력이 요양시설 방문 검진·진료에 참여하는 데도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 일부 지자체 별도 사업으로 구강 관리 공백 메우는 형국
요양시설 입소자의 구강건강 취약성은 이미 여러 현장에서 확인되고 있다. 대한여성치과의사회가 지난해 수도권 노인장기요양시설 3곳에서 입소자 354명을 대상으로 구강검진을 시행한 결과, 잔존 자연치가 20개 미만인 입소자는 77%에 달했다. 잔존 자연치가 10개 이하인 입소자는 43%로 조사됐다.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요양시설 구강관리 공백을 지자체 별도 사업으로 메우는 형국이다. 경기도는 올해 수원·광명·과천 등 3개 시에서 노인요양시설 입소 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구강관리 사업을 추진 중이다. 경기도청 보건건강국 건강증진과는 “요양시설은 늘어나고 있지만 시설 내 구강보건 기반이 미비해 입소노인 구강관리가 실시되지 않는 데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최근 열린 구강보건의 날 기념 포럼에서도 요양시설 입소자의 구강검진 접근성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제기됐다. 요양시설 구강검진에 참여해 온 한 개원의는 “소규모 요양시설에는 의료급여수급권자인 고령 입소자가 적지 않은데, 이들이 일반건강검진 대상에서 벗어나면 구강검진 기회 자체가 제한될 수 있다”며 “새 사업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검진 제도에서 빠진 부분을 보완하자는 것이다. 고령 입소자의 구강검진 기회를 보장하려면 의료급여 생애전환기 검진 항목, 구강검진 이월 신청, 시설의 신청 지원 절차를 함께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변루나 보건복지부 구강정책과장은 “올해 제도 개선으로 방문검진이 시작됐지만 시행 초기인 만큼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소규모 시설과 의료급여수급권자 문제는 지자체와 협력해 접근성이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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