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감염관리 실태조사가 예정된 가운데 치협이 설문조사 항목 개발, 현장조사위원 추천 등에 주체적으로 참여해 치과계 현실에 맞는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치협 경영정책위원회는 최근 의원급 의료기관 감염관리 실태조사 대비 TF팀 구성 후 현장조사위원 추천 명단을 꾸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월 진행된 제2회 정기이사회에서 긴급토의안건으로 상정된 ‘의원급 감염관리 실태조사를 위한 TF 구성의 건’이 가결된 데 따른 것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실태조사에 치과의 특수성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치과의원은 일반 의원과 달리 에어로졸 발생, 유니트체어 수관 관리, 핸드피스 및 치과기구 재처리, 구강 내 외과적 처치 등 치과 고유의 감염관리 요소가 많다. 따라서 개원가의 실제 현실을 잘 알지 못하는 위원이 조사 과정에 참여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치과계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치협은 직접 현장조사위원을 선발, 조사 운영 기관 ICON(사단법인 감염관리 네트워크)에 명단을 제출했다. 치협이 선발한 38명의 위원은 모두 면허 취득 후 5년 이상의 임상 경력을 보유한 치과의사들이다. 현장조사위원들은 8월 중 사전 교육을 이수한 뒤 조사에 참여하게 되며, 조사는 2인 1조(ICON 측 위원 1명, 치협 추천 위원 1명)로 진행된다. 조사 대상 치과 명단이 확정되면 해당 기관과 일정을 협의해 현장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치협은 설문조사 항목 개발에도 참여했다. 최민식 경영정책이사를 비롯해 김수진 부회장, 안소연 교수(원광대치과병원), 이진용 원장(서울사랑치과) 등이 연구원으로 이름을 올려 치과의원의 현실과 맞지 않거나 병원급 기준으로 오해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고, 치과의원 현장의 특성과 구조적 어려움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의견을 전달했다.
연구원으로 참여한 이진용 원장은 “치협과 질병관리청이 함께 발간한 ‘치과감염관리 표준정책 매뉴얼’을 중심으로 문항이 구성될 수 있도록 했다”며 “해당 매뉴얼을 살펴보면 치과의 감염관리에 대해 상세히 나와 있어 참고하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원장은 “국소마취를 포함한 보톡스, PDRN 등 주사 관련 업무를 할 때의 안전 관리도 중요하다”며 “구체적으로는 소독 상태, 멸균 상태 등을 묻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예컨대 소독 장비 사용 여부만이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운용하고 있는지를 묻는 형식”이라고 언급했다.
# 의원급 감염관리 제도 개선·지원 필요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원가에서는 조사 결과에 따른 불이익 등이 발생하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조사가 끝난 뒤 각 치과별 결과가 공개되고, 이로 인해 일부 치과가 특정되면 치과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하지만 조사는 사전 컨택 단계에서 동의를 표한 치과 대상으로만 진행되고, 결과 자료는 암호화 및 익명화돼 처리되기 때문에 개별 치과가 특정·공개되지 않는다. 치협은 조사 결과가 개별 치과나 개원가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자료 관리와 결과 표현 방식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의견을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치협은 이번 조사의 목표가 치과를 특정하거나 평가하기 위한 조사가 아니라 의원급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제도 개선과 지원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를 마련하는 데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민식 경영정책이사는 “치협이 이번 조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조사 결과가 단순히 감염관리의 부족 여부를 확인하는 자료로만 활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전제하며 “의원급 치과가 실제로 어떤 환경에서 감염관리를 하고 있는지, 비용·인력·공간·수가 등 어떤 구조적 어려움이 있는지를 함께 보여주는 자료가 돼야 향후 감염관리료나 지원 정책, 현실적인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이사는 “단순히 부담스러운 조사로만 보기보다 의원급 치과의 감염관리 현실을 제도권에 설명할 수 있는 기회로 봤으면 한다”며 “지금까지 개원가는 감염관리에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였지만, 그 부담이 제도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측면이 있는 만큼 이번 조사에 치협 및 치과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공유한다면, 향후 의원급 치과에 맞는 감염관리 지원체계와 합리적인 수가 논의의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