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통합 방문 진료와 관련 의사‧치과의사의 ‘지도 아래’라는 원칙은 지키되 ‘원격지도’라는 새로운 개념을 현장에서 활용하자는 제언이 나왔다.
지난해 국회에서 발의된 의기법 개정안의 경우 의료행위의 본질적 구조를 훼손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반영돼 있는 만큼 치과계 및 의료계의 책임 있는 목소리를 담은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과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하고 대한재활의학회가 주관한 ‘초고령사회 원격지도 기반 안전한 방문재활 공청회’가 지난 14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초고령사회 통합돌봄에서 방문재활의 모델과 제도화를 공론화하자는 취지였지만, ‘의사‧치과의사의 지도 아래’로 설정돼 있는 현행법에서의 공간적 제약을 방문 진료 시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지에 대한 의료계의 중론을 모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이날 공청회를 주최한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월 대표 발의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돌봄통합법 시행과 관련 유무선 통신, 화상통신, 컴퓨터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원격지도’를 통해 의료기사가 의료기관 외의 장소에서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아 의료계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발제에 나선 임재영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는 ‘방문재활 모델과 제도화 방안’이라는 주제를 통해 의료기사법상 ‘지도’ 요건을 대체하는 입법이 아니라 지도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원격지도’ 개념의 법제화를 제안했다. ICT를 매개로 한 실시간‧지속적 확인‧지도를 ‘지도’의 한 유형으로 명문화해 지도가 의료기관 밖 방문 현장까지 이어지도록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임 교수는 원격지도 기반 방문 진료에 대한 수가체계를 마련해 지속가능한 운영 기반을 확보하고, 환자안전위원회 등 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는 관리체계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패널 토의와 참석자 발언 순서에서도 같은 맥락의 목소리들이 줄을 이었다. 한 진 의협 법제이사는 “처방‧의뢰는 일회적인 지시에 그치기 때문에 처방 이후 업무 수행은 의사의 감독 밖에 놓이게 될 수 있어 독자적 의료 행위가 사실상 허용될 수도 있고, 논리적 종착점은 의협에서 우려한 바와 같이 업무 범위의 부적절한 확대나 단독 개원 요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의료기사법의 지도 원칙을 유지하면서 원격 지도를 통해 지도의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는 방식의 접근이 적절하다”고 피력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돌봄통합법이 먼저 시행됐다고 해서 후속 조치로 의료기사법이 개정돼야 된다는 것은 상당히 이율배반적 논리”라며 “의료기관이라는 검증된 공간을 벗어나 이뤄지는 모든 의료 행위는 예외 없이 환자 안전과 의료법 체계의 대전제 위에서 작동해야 한다”고 언급, 원격지도 기반의 개정안과 입법 방향에 대한 지지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지아 의원은 “안전하다는 것은 결국 누가 책임을 질 수 있는 제도를 의미한다”며 “오늘 공청회를 통해 왜 우리가 원격지도를 기반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토론을 한 다음 이를 토대로 국회에서 보건복지부와 상의하면서 현실적 대안을 만들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