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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치과진료 실시 – 어디까지 와 있나?

곽정민 칼럼

주기적으로 산행을 하는 대학동창들과 모처럼 평일 산행을 하면서 한 친구의 차로 카풀을 해서 다섯 명이 함께 강원도까지 이동을 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남에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근황을 이야기하는데, 양가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신 친구들과 그렇지 않은 친구들의 이야기 내용이 매우 다르다. 연로하신 부모님의 경우는 치매 등으로 인지능력이 떨어져 혼자 생활하기 힘들거나 거동이 불편하여 스스로 자립적으로 생활하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두 자택에서 자녀들의 도움을 받아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계신데, 이를 위해 매일 매일 들어가는 자녀들의 노력이 상당하다. 이런 일상적인 노력에 목욕을 한다거나(어르신들은 노인장기요양에서 제공하는 타인에 의한 목욕서비스를 다들 거부하신다) 병원을 모시고 가거나 하는 다른 스케줄이 더해지면 자녀에 며느리 사위까지 동원해야 해결되는 일이 허다하다. 자연스럽게 우리가 늙으면 이런 일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하는 주제로 넘어가고 모두들 우리의 자녀가 지금의 우리처럼 늙은 우리의 돌봄을 책임져주지도 않을 것이고 그러기를 바라지도 않는다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전세계 1위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고령화 속도의 증가를 사회가 따라잡지 못하여 나타나는 문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의 주거를 개선해주는 주거복지 사업이나 식사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 생기는 영양불균형으로 인한 문제를 개선해주는 도시락공급사업 등 의식주의 영역에서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 의료적인 도움이 있으면 가정에서 돌봄이 가능한 어르신들이 너무 빨리 요양시설이나 요양병원에 입원하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제도가 방문진료제도이다. 거동이 불편하고 인지기능이 저하된 어르신들이라고 해서 매일 병원에 입원할 정도의 의료행위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간단한 건강문제에도 병원에 가는 행위 자체가 가족에게 시간적 경제적 부담이 되고, 이를 반복하다보면 차라리 시설이나 병원에의 입원을 고민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경로이기 때문에 어르신이 사는 곳에서 건강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노년기에 중요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올해인 2026년 3월부터 ‘의료 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돌봄통합지원법)’이 발효되어 시행되고 있다. 이 법의 목적은 노쇠, 장애, 질병, 사고 등으로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살던 곳에서 계속하여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의료 요양 등 돌봄지원을 통합 연계하여 제공하는 것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법의 제15조(보건의료)에 치과의사가 의료기관 및 통합지원 대상자의 가정과 사회복지시설에서 제공하는 진료서비스와 방문구강관리를 적시하여 방문치과진료가 법률적으로는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의 현실화에는 몇 가지 넘어야할 허들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방문치과진료를 어떤 체계로 진행할 것인가 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돌봄통합지원법을 준비하면서 일반 의사들의 방문진료에 대한 준비를 2019년부터 시범사업의 형태로 진행해 왔다. 일차의료 방문진료 시범사업(약칭 일방시)과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약칭 장재시)이 그것이다. 두 사업은 사업의 형태나 재원 수가 등에서 다르다. 일방시는 건강보험 재정으로 운영되며 거동이 불편한 국민 모두 신청이 가능하고 의사당 월 60회, 환자당 주 3회까지 신청 가능하며 별도의 수가로 본인부담금과 공단청구금액이 발생하는 진료사업이다. 이에 비해 장재시는 장기요양보험재정으로 운영되며 장기요양 대상자로 신청가능한 사람이 제한되며 본인부담금이 없고 사회복지사가 포함된 팀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진료의 영역에서는 2019년부터 이렇게 시범사업을 통하여 현실적인 방문진료의 모델을 구축해 왔다. 또한 일반진료 영역은 요양병원은 의료기관이므로 당연히 의사가 상주하고 있고, 요양시설은 계약의사의 형태로 월 2-3회 의사의 방문진료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치매안심센터 등 보건소 중심의 지역보건의료체계는 보건소 상주 의사의 의료적인 지원이 가능하다. 즉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 상주할 수 있는 장소인 요양병원, 요양시설, 가정 중에 이번에 법의 실시로 가정에서의 방문진료가 가능해지면서 이제 형식적으로는 일반진료의 영역에서는 공백이 사라졌다. 그러나 치과의료의 영역에서 보면 요양병원에 치과의사가 상주하는 곳은 거의 없으며, 계약치과의사가 가능하지만 전국에 수천 곳의 요양시설 중 계약치과의사가 활동하는 곳은 10여 곳에 불과하고 가정에서의 방문치과진료는 시범사업조차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

 

두 번째로 어떠한 진료를 제공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진료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가 완벽하게 갖추어진 병원에 비교적 전신적으로 건강하여 본인 스스로 찾아가서 받는 외래진료에 비하여 환자가 사는 곳에서 여러 기저질환에 의하여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치료해야하는 방문치과진료는 다른 목표와 특징을 가져야할 것이다. 기존 외래진료의 목표가 치료중심 치아형태의 회복이라면 방문치과진료는 구강기능의 유지가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의사소통도 수발을 드는 가족이나 사회복지사 등 다양해지고 진료에 대한 관점과 태도도 주 증상의 해결과 표준화된 진료절차에 집중하는 외래진료에 비해 좀 더 전인적이고 통합적이며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이를 위해 노쇠한 어르신들에게 다발하지만 그동안 외래진료에서 다루지 않았던 진료에 대한 수가를 산정하고 이를 치과대학 교육과정과 치과의사 보수교육과정에서 다루어야한다. 예를 들어 노쇠한 어르신의 대다수가 호소하는 섭식연하장애 등의 예방과 완화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를 치과의사가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침샘마사지 및 구강건조증에 대한 관리 지도에 대한 것도 포함되어야 한다. 그리고 외래에서 치과의사나 치과위생사에 의해 이루어지던 전문가 구강위생관리에 대한 것도 수가로 책정되고 가족이나 요양보호사 등 주 수발자에게 교육하는 행위에 대한 수가도 개발되어야 한다.

 

세 번째 실질적으로 방문치과진료를 하는 시범사업이 하루빨리 시작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한노년치의학회 등에서 수가개발을 위한 연구를 하였고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알고 있다. 또한 이글을 쓰는 8월 27일에 ‘고령사회 치과의료포럼’과 국회의원실이 공동주최하는 공청회가 예정되어 있고, 9월 10일에는 경기도 치과의사회와 국회의원실이 공동주최하는 공청회가 다시 한번 열릴 예정이다. 시범사업을 통하여 무거운 진료장비의 이동이 필수적인 치과진료의 특성이 제도에 잘 반영되어야 한다. 장비의 이동을 위해서는 차량의 이동 주차 등이 필수적이고, 장비의 설치에도 시간이 소요되며 이를 다시 해체하여 수거하며 병원에 돌아와 수관을 소독하는 데에도 시간이 소요된다. 이 제도의 현실화와 관련하여 또 다른 하나의 이슈는 계약치과의사때도 제기되었던 개원의나 봉직으로 그 자격을 한정하는 문제이다. 경력이 단절되거나 은퇴 치과의사가 방문치과진료에 유입되도록 그 문호를 개방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겠지만 시범사업을 통해 원만히 풀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모쪼록 힘든 치과적인 문제를 가지고도 거동이 불편하여 혼자 참을 수밖에 없는 어르신이 없도록 제도의 빠른 시행을 촉구하는 바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