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임에 대해
하지(夏至)가 지나고 무더운 7월이 시작되자마자 종강을 맞이한 본과생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질세라 해외로 하나 둘 여행을 떠나기 시작한다. 마치 역마살이 끼인 것을 해소하려는 듯, 혹은 이때가 아니면 앞으로 여행은 자기 인생에 없는 것처럼 우르르 출국장에 오르곤 하는데 이번 방학에는 나 역시 그 대열에 동참했다. 목적지는 미국! 태평양을 건너 살면서 처음으로 밟을 머나먼 이국의 땅에 설렜고 얇디얇은 지갑사정을 고려해 어떻게든 경비를 아껴보고자 게으른 내가 표를 4개월 전에 예매하고 숙박은 현지에 사는 친구집에서 뻔뻔히 신세를 지기로 하였다. 출국 하루 전 여유롭게(?) 짐을 싸며 현지 날씨는 선선하다는 친구 말을 믿고 긴팔에 외투 위주로 짐을 챙긴 뒤 대한항공 부럽지 않은 세련된 저가항공 비행기를 타며 끈적한 한국과는 다를 이상적인 미국의 날씨를 기대하며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그러나 웬걸 나의 기대와는 달리 미국도 마찬가지로 너무너무 더웠다. 습도가 낮아 건조하다 뿐이지 정수리를 내리쬐는 태양은 너무나 강렬했고 한낮에는 돌아다니기 버거울 정도였다. 이상적인 날씨를 기대하며 두께감 있는 옷을 가져온 내가 배신감에 친구를 흘겨보자 돌아온 답변은 저녁에
- 박재현 전북대 치전원 본과 2학년
- 2024-08-28 1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