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살다보면 끊임없이 머리를 내미는 두려움으로 인한 고통. 어느 정도 해결하였다 생각하면 또 다른 괴로움이 불쑥 머리를 내민다. 두더지 게임을 할 때 두더지를 망치로 때리면 또 다른 두더지가 불쑥 머리를 내민다. 두더지를 빨리 때릴수록 두더지는 더 빨리 머리를 내민다. 아무리 때려도 사라지지 않는 두더지. 우리 삶 또한 두더지처럼 두려움이 불쑥 불쑥 고개를 내민다. 하나하나의 두더지에 대응하느니 코드를 빼버리면 두더지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는 법륜 스님의 말씀에서 답을 찾아본다. 부처님께서는 생로병사(生老病死)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출가를 하셨다. 93세인 아버님은 한 달에 한번정도 집에 스님을 모시고 공부를 한다. 나 또한 불교에 관심이 있기에 관련 책을 읽고 아버님과 대화를 한다. 중용에는 불교 교리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 중용 1장과 2장에 두려움에 관한 한자가 4개가 나온다. 1장 恐懼乎 其所不聞(공구호 기소물문 : 다른 사람이 듣지 않은 곳에서도 두려워한다) 2장 小人而 無忌憚也(소인이 무기탄야 : 소인은 꺼리낌이 없다) 恐(두려울 공) 懼(두려워할 구) 忌(꺼릴 기, 두려워하다, 미워하다, 질투하다,) 憚(꺼릴 탄, 두려워하다, 괴로워하다
매일 병원에서 환자를 보고 집에 들어와 지친 하루를 끝낸 후 낮에 받았던 스트레스나 신경써야 할 여러 일을 잊기 위해 술이나 게임 등으로 늦은 밤까지 잠들지 못하거나 기절하듯 잠이 들기도 한다. 아침이 되면 어김없이 쳇바퀴 돌 듯 병원으로 출근하여 환자를 보는 것이 우리의 하루이다. 이렇게 살다 보면 살아가는 진지한 의미보다는 말초적인 자극이나 쾌락과 같은 단순한 흥미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 건지,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궁금해하지도 않으며 그 이유를 찾으려 하지도 않는다. 뭘 해도 무기력하고 삶의 균형을 잃어버리거나 살아가는 목적이나 삶의 의미에 대해 무감각하게 살아간다. 우리는 갖지 못했을 때는 갖고 싶고 일단 어느 정도 얻게 되면 남들보다 더 많이 갖고 싶어 한다. 얻고 나면 지키고 싶고, 지키고 싶을 때는 잃을 것을 두려워한다. 바로 이런 욕망과 걱정과 두려움이 우리를 항상 바쁘게 하고, 스트레스에 휘둘리게 한다. 환자를 왜 이렇게 많이 봐야 하는 이유도 모른 채 무리하다가 자신의 건강을 해쳐 치료를 위해 이제까지 모은 재화를 다 쓰는 경우도 있다. 우리의 삶은 분명 유한한데 목적이 아닌 수단을 위해 주객 전도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주위 환경에 따라 잠시 논란을 벌이다가 그냥 잊어버리고 다시 문제가 생기면 새삼스럽게 꺼내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누차 말하지만 우리만 있는 것이 아니고, 타 영역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 치과계는 작지만 단단한 알맹이를 가지고 있어야 되지 않겠나? 우리는 회원 숫자도 적고, network 조성도 부족하고, 지속적인 연구도 없으니, 똑같은 이야기만 되풀이하다가 휩쓸려 갈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일 지도 모른다. 필자는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는 물론이고, 대한치의학회에서 학술대상 심사를 포함하여 1년에 몇 번 밖에 메일을 받아본 일이 없는 것 같다. 반면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의 종신회원이자 의학용어개발 및 표준화위원회의 일을 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기술한림원, 한국연구재단,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 등에서 1주일에도 수차례 위원회, (원탁)토론회 등의 연락이 온다. 지금은 비대면 화상회의나 유튜브를 이용한 것이지만 실시간 참여 시 토론에 참여할 수 있다. 토론회가 끝나면 소책자도 보내준다. 이 단체들이 쉬지 않고 사업을 만들어 내어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의미도 있고, 각 단체 간에 긴
요즘 유행하는 말 중에서 라떼와 꼰대라는 말이 있다. “라떼는 말이야?” 무슨 말일까요? 영어로 하면 “Latte is a horse?” 라고 한다. 우스갯 소리인데 나 때는 말이야..? 로 시작해서 “세상 참 많이 좋아졌어, 나 때는 어땠는 줄 아나?” 다시말해 나이나 연차,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이를 이용해 잔소리를 하는 행태를 비꼬는 것이다. 그러면 꼰대라는 표현에 대해 알아보자. 사전적 의미는 본래 아버지나 교사 등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켜 학생이나 청소년이 쓰던 은어였으나, 근래에는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 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질을 하는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변형된 속어라고 쓰여져 있다. 필자는 어렸을 때 자라면서 부모님의 좋은 가르침도 받기는 했으나 부친께서 술 한잔 하시고 귀가 하실 때면 어김없이 형제들을 불러 놓고 일장 연설을 하실 때가 많았다. 심지어는 잠자고 있는 상태에서도 깨워서 당신의 고생담을 들려주고 앞으로 살면서 인생의 새로운 각오를 다지도록 하라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지만 그것은 일종의 스트레스였다. 수없이 반복된 얘기로 자동ARS나 다를 바 없었고 하나의 꼰대 잔소리로 알맹이 없는 공허한 메아리
고교 음악 시간에 절대음악을 표제음악보다 상위 개념으로 배웠다. 강의 내용을 떠나 절대와 표제(absolute Vs. program)라는 단어 자체가 마치 순수와 현실(日常)의 대비라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작곡가가 어떤 개념에 몰입하지 않은 채 창작한다는 전제에 저항감이 온다. 절대음악도 듣는 사람이 나름의 상념을 머릿속에 그린다는 점에서, 제목 없는 추상화에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 작곡가의 의도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는 표제음악의 정수(精髓)로 엘가의 수수께끼,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그리고 슈만의 어린이 정경이 있다. 분명한 대상이 있는 소품 모음곡으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퀴즈를 곁들여 즐길 수 있는 기악곡들이다. 금난새 지휘자의 ‘해설이 있는 동물의 사육제’를 3년 사이에 두 번 보았다. 티켓파워를 증명하듯 좌석은 물론 만석. 14곡에 나오는 12 동물(화석과 피날레 제외)을, 곡마다 모티브와 클라이막스를 골라 미리 들려주며 몸 개그로 해설하는 열정은 언제 보아도 즐겁다. 러시아 민족주의 작곡가 5인의 한사람인 무소르그스키(1839-1881)의 ‘전람회의 그림’도 좋다. 절친이자 건축가-화가인 하르트만이 39세로 요절하자, 추모 전시회에
한국일보사의 영자신문 코리아타임스(The Korea Times)는 1950년 11월 1일, 6.25 사변에 유엔군으로 참전하고 있던 외국 군인들에게 나라 안팎 뉴스를 신속하게 보도하고, 한국 실정을 해외에 알리자는 취지로 창간된 신문이다. 1960년대에는 우리 고교생이나 대학생들이 영문독해실력을 늘리기 위해 집에서 구독하기도 하였다. 이제 인터넷 매체(https://www.koreatimes.co.kr/)를 통해 접할 수도 있으니 굳이 종이신문을 구독하지 않아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코리아타임즈 2021-11-13 09:24자로 포스트된 ‘조선의 온전한 치아와 나쁜 치아(Perfect and poor teeth in Joseon)’ 제하의 오피니언(Opinion) 컬럼의 글(https://m.koreatimes.co.kr/pages/article.asp?newsIdx=318672)은 고종황제 및 조선 왕실의 치아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고종황제는 1903년 11월 2일에 처음으로 미국인 치과의사의 진료를 받았다. 잘 씻기지 않은 조개를 먹다가 돌을 씹어 치아가 파절되었고, 이미 동요가 심했던 치아를 발거해야만 할 형편이었다. 황제로서는 다행인 것이, 마침
우리 사회는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하였고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따라서 노인 건강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증가하여 2020년 기준으로 83.5세에 이르렀는데, 건강수명이 66.3세에 불과하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를 병을 가지고 살아가는 기간이라는 뜻에서 유병기간이라고 한다. 기대수명이 증가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기대수명이 증가하는 속도를 건강수명의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면 병을 가지고 살아가는 기간이 길어지게 된다. 소위 유병장수가 우려가 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인구의 노령화 및 질병의 이환과 사망에 대한 이론으로 Fries의 사망의 압축이론(Compression of mortality hypothesis)이 있다. Fries는 인구가 고령화되었을 때에 대해서 두 가지의 시나리오를 제시하였다. 첫 번째는 질병이 시작되는 평균 연령은 그대로인데 기대수명이 증가하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질병이 시작되는 평균연령이 기대수명의 증가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경우이다. 이 두 번째 시나리오가 장수할 뿐 아니라 유병기간도 짧아지는 것이므로 이상적이다. 그러나 우
2022년 3월 21일 ‘치과대학 6년 노후준비 10년’ 주제로 광치세미나를 주최하였다. 세미나를 준비하며 ‘내가 갖고 싶은 것 3가지’ ‘내가 하고 싶은 것 3가지’ ‘내가 되고 싶은 것 3가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모든 것을 이루었을 때 나는 정말 행복할까? 그렇다면 나는 평생 죽을 때까지 행복과는 거리를 두어야 할 것이다. 행복이란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상태가 아니라, 고통스럽지 않는 상태라는 법륜스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苦(괴로울 고)라는 한자는 艸(풀 초) 古(옛 고)로 이루어졌다. 풀 속에 오랫동안 있을 때 수많은 벌레와 함께하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고(苦)에서 벗어나는 방법 중 하나는 풀 속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풀 속에 있으므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면 풀 속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원하고, 이루고 싶고, 되고 싶은 것 그것이 바로 艸(풀 초)가 아닐까? 40대 중반 원하는 것, 되고 싶은 욕심이 많았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았다. 원하는 것이 노력한다고 다 이루어지면 세상은 재미없을 것이다. 내 노력으로만 이루어질 수 없음을 깨닫는 과정은 고통스러웠다. 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
2022년도를 시작한 지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4월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 사이에 우리 주변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국내적으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30여만 명을 오르내리는 상황에서도 20대 대통령선거를 치렀고 국제적으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많은 사상자와 생활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눈물 나는 전쟁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번 대통령선거는 양대 후보 모두에게 제기된 도덕성 문제와 범죄 의혹으로 누가 얼마나 좋은지를 판단하는 선거가 아니라 누가 덜 나쁜지, 싫은지를 따지는 비호감 선거전이었고 거기에 가족이나 배우자 리스크에 대한 각종 의혹이 더해지면서 네거티브 선거 양상은 진흙탕 싸움이 되었다. 특히 선거운동 내내 지역, 세대, 성별, 계층 간 사람들의 의견이 양극화로 더 심해져 분열과 갈등이 계속되었다. 매일 언론에 보도되는 숱한 의혹 제기와 흑색선전으로 오르내리는 지지도를 보면서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 피곤하고 혐오감마저 느끼게 했다. 이런 것은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떳떳하게 보여줄 수 있는 대통령 후보들의 모습이 아니었기에 이 세대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서 미안하고 창피한 일들이었다. 어쨌든 최악을 막기 위해 차악을 선택했고
대선이 있었다. 그전에도 시사평론가라는 사람들이 TV에서 토론을 벌렸지만 대선기간동안의 토론은 더 열정적이었다. 그러나 점점 보지 않게 되었다. 그들의 얼굴을 보면 무슨 말을 할지 뻔히 알 수 있었다. 그들에게는 옳고, 그름은 없었고, 자신들의 진영 논리만 있었기 때문이다. 수사에 맡겨놓으면 될 일도 방송 채널이 많다보니 이 사람, 저 사람 돌려가면서 결론 없는 이야기들을 매일 반복했다. 당선자가 결정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안 될 것이라고 말한다. 평론가들이라고 하지만 토론이 아니고, 일률적으로 자기 진영을 웅호하고, 상대 진영을 공격하는 이야기였다. 당선자 측에도 분명히 뜻하는 것이 있을 텐데 부족한 점이 보였다면 보완까지는 못해주더라도 좀 기다려보면 안 되나? 끝까지 못하면 자신들이 다시 이길 수 있을 텐데. 나라 걱정 때문에 못 기다린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것 같다. 평론이란 사회 전 분야에 대해 평가하는 작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를 생각해볼 때 필자는 치의신보의 평론은 기본적으로 치과계의 전 분야에 대해 평가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였고, 더하여 치과계가 속한 의료계의 타 전문분야와 비교 평가하는 작업도 포함될 것으로 생각해왔다. 필자
한국의 수필가 및 철학자이자 연세대 김형석 명예교수는 현재 102세로 학식과 건강이라는 두 가지를 실천하며 지금도 젊은 사람 못지않게 강연을 하고 다닌다. 대학교수의 정년 65세 이후 40년 가까이 살아온 삶 자체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102세까지 현역에서 활동한 비결 등을 닮고 싶은 롤 모델이기도 하다. 김 교수가 주장하는 말씀 내용 중에 인생 100세 중에서 가장 좋았던 황금기를 60~75세라고 하셨다. 아직 그 나이가 되지 않은 분들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필자도 60세가 가까운 나이가 되어가다 보니 그 의미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을 것 같고, 그분께서 근현대사를 살아오면서 수많은 경험을 하셨던 지식인이라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우리 치과의사들은 그 시기에 은퇴를 하며 인생의 황금기를 누릴 수 있을까? 2016년 정년 60세 의무화 제도가 생겨서 공무원, 공기업 및 대기업 일부에서는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그 이후에 인생의 황금기를 누릴 시기는 되었다 하지만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정년 후 삶이 보장되지 않는 한 행복한 시기일지 의문이 든다. 게다가 일반적인 기업현장에서 현실적으로 정년은 그 보다 더 아래이기에 앞으로의 삶 자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