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뭐길래? ‘마통’ 뚫는 치대생들

  • 등록 2017.12.15 16: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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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었다” 소문에 너도나도 투자행렬 동참

“이 판은 잘만 하면 주식보다 훨씬 수익률 좋고 초보 개미가 많아서 쉬운데, 24시간 (시세 차트를) 봐야 한다는 압박이 어마어마합니다. 그냥 수중에 없어도 되는 돈인데도 주식보다 뭔가 너무 신경 쓰이고, 왔다 갔다 하는 수익률이 사람을 미치게 합니다.”(치과의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발췌)

가상화폐 비트코인 광풍이 치과계에도 불어 닥치고 있다.

특히 최근 ‘마이너스 통장’(이하 마통)을 만들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치과대학 학생들까지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너도나도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면서 투기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복수의 치과대학 학생들을 취재한 결과, 최근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학생들은 마통까지 개설해 투자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장 여윳돈이 충분하지 않은 학생들이 돈을 벌 욕심에 마통을 만들어 투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처럼 비트코인 투자에 열을 올리는 학생 가운데는 종일 시세창만 들여다보는 ‘개미지옥’에 빠져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화폐는 주식시장과 달리 24시간 거래할 수 있고 가격의 급등락이 심한 까닭이다.

# 하루에 시세 차트만 13시간씩 보기도

비트코인에 투자해 큰 수익을 냈다는 A치과대학의 B학생은 “저는 6월 말부터 투자를 시작했다. 저 하고 몇몇이 돈을 많이 벌면서 지금 저희 동기 중 15명 정도 투자하고 있는 것 같다. 밑에 학번도 많이 한다”면서 “다들 별로 안 하다가 ‘많이 벌었다’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B학생도 투자비용을 마통으로 마련한 경우다. 또 투자 초기에는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비트코인 차트를 바라보며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았다.

그는 “지금은 다 갚았지만, 처음에 제가 모아 놓은 돈으로 시작하다가 중간에 마통 돈을 넣었다. (가상화폐에 관한) 공부를 해보니, 장기적으로 무조건 오를 거란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초보 때는 시장이 너무 빨리 움직이고 돈이 걸려 있다 보니 신경을 많이 썼다. 처음 2주 동안은 하루에 시세 차트만 13시간씩 보기도 했다. 주위에 보면 최근 시작한 친구들은 일상생활에 지장 받는 친구도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용돈에서 몇 푼 떼어 재미 삼아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치대생도 많다. C치과대학의 D학생은 “동기 중에 열심히 해서 돈 벌고 있는 친구가 있는데 계속 오를 거라고 해서 10만원 정도 넣어봤다”면서 “선배들 중에는 마통을 만들어서 큰 액수를 투자한 경우도 있다. 또 계속 그것(비트코인)만 붙잡고 있는 친구가 있는 데 아무래도 일상에 지장이 있어 보이더라”고 말했다.

E치과대학의 F학생도 “1만원 한 장 넣었던 적 있는데 그게 어느새 1만8000원까지 올랐었다. 괜히 재미 들리면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을 것 같아 돈을 빼고 말았다”면서 “이처럼 주위에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친구들이 더러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직접 보진 못했지만, 마통 뚫어서 투자하는 학생들 이야기도 들려온다”고 전했다.

한 전문가는 20~30대 사이에서 비트코인 투자 비율이 높은 것과 관련해 “가상화폐 거래는 애플리케이션(앱)만 깔면 되고 별도 제재가 없어 청소년과 젊은 층의 접근이 용이하다. 더구나 많은 자금이 필요한 부동산과 달리 적은 돈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믿음에 젊은 층이 돈을 빨리 벌 수 있는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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