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거울이 없었다면 과연 어땠을까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자신의 모습이 어떤지 모르고 잘생기고 예쁜 사람을 보면 나도 그와 같다고 착각하거나, 추한 사람을 보면 나도 그런 것은 아닌지 걱정하면서 살아갈 수도 있겠죠. 거울은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해 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때론 기쁨을 주기도 하고 좌절을 안기기도 하는 것이 바로 거울입니다.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끝없는 질투를 낳기도 하고 자아도취에 빠지게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찰을 가능하게 하기도 합니다.
역사는 거울의 역할을 합니다. 지금의 모습이 왜 그런가를 알려줍니다. 그리고 역사의 거울에 비추어보면 지금을 조금 더 잘 볼 수 있습니다. 과오가 있다면 다시 반복하지 않을 기회도 얻을 수 있습니다. 때론 자부심과 긍지를 일으켜 현재를 더 매진하게 해줄 수도 있습니다. 역사를 잊지 않고 되새김질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준비가 될 수 있습니다. 역사는 기록입니다. 거울이 되어주는 책은 수없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거울도 손거울, 탁상거울에서 전신거울까지 다양합니다. 볼 수 있는 범위가 한정되기도 하고 거울로도 볼 수 없는 것도 분명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거울마저 보지 않는다면 내가 보지 못하는 곳이 어디인지조차 모를 것입니다.
사회역사적 맥락에서 바라본 치과의료 발전사
관련 법·정책·보험·교육 등 다양한 내용 담아
『한국 치과의 역사』 역사공간, 2021
조금은 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지금이라도 이런 완성도의 책이 나왔다는 것은 치과의사로서 너무 반갑습니다. 한국의 치과의사가 어떻게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바로 치과의사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입니다. 우리나라 치과와 관련된 학문과 문화, 치과의사의 연원과 전문직으로의 위상, 그리고 치과의료의 발전 과정을 사회역사적 맥락에서 비판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치의학 지식 정보와 더불어 국민의 구강 건강 향상을 위한 법·정책과 건강보험, 교육과 같은 제도의 운용과 개혁 방안에 대해서도 다루어서 이 책이 얼마다 다양한 방면의 자료를 수집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서양의 근대 치의학이 우리나라에 이식된 이후 현재의 치과의료체계를 이루기까지 치과의사들의 역할을 성찰함으로써, 직업윤리와 전문직업성을 확립하고, 현실의 과제에 대한 해법과 미래의 전망을 세울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치과의 역사를 종합적으로 파악하여 전문직업인으로서 삶의 방향과 의미를 찾고, 한국 치과의료가 당면한 다양한 문제를 미래 지향적으로 해결할 역량을 키울 수 있으려면 이런 거울이 필요합니다.
애니메이션의 성지, 스튜디오 지브리의 감동 역사
이분법적 선악 구도 아닌 인간 존중 작품들 돋보여
『지브리의 천재들』 포레스트북스, 2021
「이웃집 토토로」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수많은 영화팬들의 마음을 울린 애니메이션 작품들의 성지, 바로 스튜디오 지브리입니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하나라도 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본 사람이라면 반드시 재미와 감동을 받았을 것입니다. 제가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분법적인 선악 구도의 애니메이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등장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역할이 있고 그 속에서 부딪치는 모습을 세심하게 표현하면서 타당성을 모두에게 부여합니다. 그래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만든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따뜻함입니다.
모든 등장인물에 대한 배려 때문입니다. 모험 활극과 러브스토리를 넘나들며 다양한 줄거리를 선보이지만 그 안에는 인간에 대한 존중, 특히 어린 아이를 향한 감독의 애정이 두드러집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린이들의 1시간은 어른의 10년과 맞먹는다. 어렸을 때 인상 깊게 본 작품은 어른이 된 후 오랫동안 무의식에 남는다. 능력의 차이는 5배를 넘지 않지만 의식은 100배의 차이를 낳는다. 이 때문에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감독이든지 나름의 철학이 있다고 생각해도 역시나 멋진 말입니다. 재미와 오락성을 넘어 감동을 주는 애니를 만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책은 지브리의 역사가 담겼습니다. 색다른 거울입니다.
경영자 위한 필수 명저 44권에 담긴 명문장 260개 소개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나침반 되어줄 깨달음 선물
『사장을 위한 명문장 260』 센시오, 2021
긴 내용의 책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견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물론 그 가운데 발견한 문장이 더 진정성 있게 마음에 새겨질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수많은 비즈니스의 명저를 다 읽을 수는 없습니다. 누가 핵심 요약을 해준다면 좋을 것 같은데 바로 이 책이 그런 책입니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는 회사가 성장에 벽에 부딪혔을 때 짐 콜린스 책에서 해결책을 찾아 돌파했고,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는 인문서의 한 구절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테슬라 일론 머스크는 소설의 문구를 읽고 또 읽으며 우주 개발의 꿈을 키웠습니다.
일류 리더는 가슴 속에 자기만의 문장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 오기까지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마다 나침반이 되어준, 혼란스러울 때마다 빛이 되어준 문장일 겁니다. 이 책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리더 특히 경영자라면 읽어야 할 명저 44권을 선정, 그 속에서 책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명문장 260개를 소개한 책입니다. 어떤 책이라도 배울 게 하나는 있기 마련인데,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꾸준히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명저에서 엄선한 문장이니 그 책들을 어차피 다 읽지 못하는 입장에서는 고마운 책입니다. 곁에 두고 펼쳐보면 깨달음을 문득문득 주는 신기한 책입니다. 병원 원장도 사장입니다. 원장을 위한 명문장으로 봐도 무방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