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대에서의 예방치과를 상상해보며

2021.12.15 14:32:30

스펙트럼

최근에 메타버스란 용어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사전적으로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로 정의됩니다. 영화 레디플레이어원의 초입 부분을 보면 메타버스가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회사원들 사이에서는 기획서를 통과시켜주는 마법의 키워드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이러한 메타버스가 각광을 받게 된 것은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비대면으로 하는 회의나 재택업무가 일상화되면서 2D로 보는 화면보다 더 진짜 같은 가상공간이 필요해진 수요에서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전화기가 발명된 이래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방식은 인터넷을 이용하여 채팅을 넘어 화상회의를 할 정도로 원거리에서 고도의 연결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그것을 넘어서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기술을 사람들은 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예방치과를 전공했고, 과거에 대면으로 이루어졌던 구강보건교육이 현재 코로나로 못하고 있는 상황을 잘 알기에 이러한 연결과 관련한 새로운 기술 및 트렌드에 관심이 많이 갑니다.

 

학교에 재직 중인 교수로서 교육이나 실습에서 새로운 방안이 될 수도 있다라고 봅니다. 지난 2년간 전 인류는 단 한 번도 하지 못한 장기간의 비대면 수업을 계속 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한계점과 장점도 동시에 느끼고 있습니다. 일부 실습은 ZOOM을 이용하여 비대면으로 해보기도 했습니다. 칫솔, 치간칫솔, 치실 등의 사용법을 배우면서 학생 본인 입안에도 사용하는 실습인데, 미리 실습물품을 배부하여, ZOOM이란 카메라로 제대로 하는지 보고, 바스법에 대한 시연을 보여주는 것도 가능합니다.

 

유튜브에서 VR Dentistry란 키워드로 검색해서 보면 실제 진료가 아닌 치과 마네킹을 상대로한 교육 실습에서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심지어 마네킹 입안의 덴티폼에서 삭제하는 프렙과 VR 상에서 삭제하는 프렙이 3차원적으로 일치되는 것도 보여줍니다.

 

이러한 것들을 보면서 멀지 않은 미래에 오프라인으로 이뤄지는 모든 것들이 디지털화되면서 일하는 방식들이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울대 AI연구원 콜로퀴움의 장대익 교수님 강의에서 장교수님은 인류에게 교육이란 침팬지와 다르게 문명을 발달시킬 수 있는 여러가지 기반을 마려해주었다고 말합니다. 1차 교육혁명은 문자의 발명이고, 2차 교육혁명은 집단교육을 할 수 있게 되었고, 3차 교육혁명은 이 집단 교육을 인터넷으로 온라인 강의들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에 4차 교육혁명으로 AI나 VR, 메타버스와 같은 기술들로 개개인의 학습역량과 성취에 맞는 초맞춤형(super customization) 교육이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방송이나 강연에서 누구에게나 가장 잘 맞는 일률적인 단 한 가지 방법은 없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문제는 이 멘트의 약점으로 그래서 대체 어떻게 구체적으로 하라는 것이냐를 해결해주지 못하는 것입니다. 각 개개인에 맞는 방법은 존재하나 이를 상담하고 질문하고 상태를 파악해가며 알려주는 것은 집단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나 교육에서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만약 메타버스란 공간에서 개개인에게 맞는 방법을 AI의 도움을 받아서 초맞춤형으로 구강보건교육이 가능하다면 어떨까 상상해봅니다. 그런 시대에는 구강보건에서 공공과 민간의 경계를 나누는 것도 의미가 없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연구자이자 교육자로서 그런 시대를 더 잘 준비해보고자 합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조현재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예방치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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