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추천도서 - 착각 속에서

  • 등록 2022.09.06 14: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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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자신의 내면을 잘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또 상대방과 올바른 인간관계를 위해서 상대의 성격도 잘 알아야 한다고 우린 생각합니다. 그래서일까 유행처럼 MBTI 검사가 퍼지고 자신의 결과와 다른 사람과의 결과를 보고 내면을 파악합니다. 그런 내면의 세계가 그 사람의 욕망, 행동을 조절하고 자신을 바라보는 일종의 맞춤 거울 같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그 유형에 맞는 자신을 잘 들여다보면 더 자기다운 모습을 찾을 수 있고, 결국 그 유형에 더 맞는 사람이 되어갑니다. 하지만 저명한 행동과학자 닉 채터는 이런 생각에 반론을 제기합니다. 인간에게 깊이 있는 내면은 없으며 심오한 마음이란 것은 없다고 말이지요. 마음속에는 신념과 욕망, 선호, 태도, 기억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그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착각이라고 말입니다.

 

그럼 무엇을 통해 생각과 행동을 하고 결정을 할까요? 자신의 내면에 맞는 자기다움이란 것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요? 우리를 움직이는 가치들은 과거의 경험 때문에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지금의 생각과 행동은 과거의 찰나적인 생각과 행동에 대한 기억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내면을 파악하려 애쓰는 대신에 무의식을 버리고, 더 많은 경험을 해야 합니다. 직접 경험하는 것이 좋겠지만 또 하나의 좋은 경험은 책 읽기를 통한 간접경험입니다. 책을 통한 경험의 세계는 그 범위와 깊이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착각에서 벗어나기 위한 좋은 방법의 하나, 바로 올바른 책 읽기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좋은 책을 잘 선택해서 꾸준하게 읽는 것 말입니다.

 

 

세상의 시계에 맞춰진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책

노화와 육체의 한계에 수긍하기보다 주체적인 삶 제안

『늙는다는 착각』 유노북스, 2022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를 많이 보는 치과의사로서 나이와 무관하게 잘 지내는 노인, 혹은 나이에 비해서 너무 늙어 보이는 사람을 보게 됩니다. 누구는 나이보다 젊게 살아가고, 누구는 나이에 맞게, 그보다 늙게 살아가는 그 차이는 어디서 발생하는 것일까요? 엘렌 랭어 박사의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에서는, 주변 환경을 20년 전으로 되돌려 놓은 한적한 수도원에 70대 후반, 80대 초반의 노인들을 불러 놓고, 그들에게 일주일 동안 20년 전과 똑같이 젊게 행동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놀랍게도 혼자 짐을 나르는 일조차 어려워하던 노인들은 일주일 후 눈에 띄게 활력을 되찾았으며, 신체 기능 역시 확실히 좋아졌다고 합니다.

 

이 책은 몸과 마음 그리고 노화의 연결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의식의 집중’을 강조합니다.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의식을 집중해 “어떻게 그게 가능하겠어?”가 아닌 “왜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거지?” 의문을 품길, 노화와 육체의 한계에 수긍하는 삶이 아닌,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음을 인지하며 주체적으로 살아가길 권합니다. 우리는 특정한 행동이나 태도에 어울리는 ‘올바른 나이’가 있다는 암묵적인 믿음이 있습니다. 그것으로 자신의 삶을 평가합니다. 세상의 시계에 맞춰진 자신을 올바르게 돌아보고 새롭게 나이를 먹고 싶은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부자의 길로 가는 전략적 책 읽기

자신에 대한 투자 중 최고는 독서

『부자의 독서법』 토트, 2022

 

책을 읽으라는 부자들의 이야기를 읊은 뻔한 내용의 책일 것으로 생각하고 읽었습니다. 예상대로 그런 내용이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이 책의 내용이 쉽게 뇌리에서 잊히지 않는 이유는 늘 뻔하고 알만한 내용을 실천하고 있지 못하는 자신 때문입니다. 부자가 되려면 책을 읽으라는 말이 잘 와닿지 않는 것은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아서 일 수도 있고, 그나마 저처럼 책을 많이 읽었던 사람으로서는 책을 잘못 선택해서 읽었나 싶은 자괴감에 빠질까 싶어서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이 책에서 책만 많이 읽는다고 모두가 부와 성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책의 내용을 일과 삶에 활용하여 그 값어치를 증명해내는 것이 바로 부자의 길로 가는 전략적 책 읽기라는 것입니다. 책을 제대로 읽으면 사물들 사이의 유사성을 찾는 것에 능숙해지고, 그러면 이전보다 훨씬 원활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워런 버핏의 말이 이 책의 핵심을 알려주네요. “최고의 투자는 자기 자신에게 하는 투자이고, 자신에게 하는 투자 중 최고는 책 읽기다.”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 오바마의 흥미로운 자서전

임기 첫 2년 반 동안의 고군분투 솔직하게 담아내

『약속의 땅』 웅진지식하우스, 2021

 

1년 전에 꼭 읽고 싶어서 출간되자마자 사 두었는데 그 두께에 짓눌리고 다른 책에 순서를 뺏겨서 이제야 읽었습니다. 왜 이제야 읽었을까 싶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책입니다. 오바마에 대해서 아주 자세하게 알지는 못했지만, 그의 연설과 행동, 말투 등에서 많은 호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역시 이 책은 나의 이런 호감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오바마의 자서전다운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어 백악관에 입성하기까지의 과정과 임기 첫 2년 반 동안의 고군분투를 놀랍도록 솔직하고 사실적으로 담아냈습니다. 이례적일 만큼 내밀하게 자신의 선택과 사고과정을 곱씹는데 덕분에 독자들은 오바마가 내각을 꾸리고, 역사상 가장 친근한 백악관을 만들고, 세계 금융 위기로 씨름하고, 블라디미르 푸틴의 심중을 떠보고, 오바마케어를 통과시키고, 파병 문제로 4성 장군들과 논쟁하고, 기름 유출 사고에 대응하고, 넵튠의 창 작전을 승인하여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하는 등의 이 모든 과정에 함께하며 어떤 내막이 있었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백악관 내부뿐 아니라 대통령 개인의 내면까지 가까이 들여다보게 됩니다. 마치 미국의 정치 드라마를 보는 듯한 흥미로움에 빠지게 됩니다. ‘지도자 개개인의 성격이 역사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라는 유서 깊은 질문을 곱씹게 되는 책입니다.

김동석 예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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