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교정이 설암 원인? 언론 보도 치과계 공분

2023.02.08 20:24:26

설암 투병 유명 연예인 사연으로 대중 현혹
교정학회 즉각 이의 제기, 기사 정정 요청

 

최근 국내 한 일간지에서 치아교정이 설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내용의 기사를 송출해, 치과계의 공분을 샀다.

 

해당 언론에서는 한 유명 연예인의 설암 투병 사연을 소재로 “‘설암’ 공포... ‘치아교정’ 등 주의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설암이 발생하는 원인으론 흡연, 음주, 교정 등 혀를 자극하는 환경, 유전적 요인 등이 꼽힌다”, “혀를 깨무는 습관이나 치아교정 등도 설암이 발생할 수 있는 원인 중 하나다”라는 등 제목과 본문을 포함해 총 5회에 걸쳐, 치아교정을 설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또 이 같은 내용의 근거로 국내 한 의과대학 교수의 자문 인터뷰를 직접 인용 제시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이 같은 보도는 과학적인 인과 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오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유명 연예인의 투병 사연이라는 소재와 선정적인 제목으로 대중을 현혹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문제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뿐만 아니라, 본지 취재 결과 해당 기사 내에서 자문에 나섰던 의과대학 교수조차 “의도와는 다른, 오해의 소지가 있게 선정적인 제목으로 기사를 냈다”며 “잘못된 기사”라고 정정 보도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한치과교정학회에서는 해당 기사 보도 직후, 즉시 언론사에 항의서를 전달하고 정정 요청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이에 해당 언론사에서는 기사 제목을 ‘치아교정 등 주의보’에서 ‘혀 자극 주의’로 수정 조치했다.

 

그러나 정정 여부와 별개로 이 같은 오보가 재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학계에서는 치아교정이 설암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는 현재로서는 확인된 바가 없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서 보철물이 혀에 만성 자극을 일으켜 설암 발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 바 있으나, 이는 비전문가가 제작한 불량 보철물에 국한된 비정상적 사례이므로 교정치료가 설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해당 기사 내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차정열 교수(연세치대 교정과학교실)는 “교정장치는 여러 엄격한 시험을 거쳐 의료기기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설암 환자의 경우, 오히려 수술 후 심한 부정교합이 발생해 교합을 유지하는 교정 치료를 과거부터 계속 진행해 오고 있다”고 기사 내용을 정면 반박했다.

 

이어 이정우 교수(경희치대 구강악안면외과)는 “설암의 원인으로 만성 자극이 손꼽히는데, 이중 가장 흔한 경우는 비전문가가 제작한 날카로운 변연을 가진 틀니, 마진 접합도가 매우 불량한 보철물 등이다”며 “결국 비전문가에 의한 구강 환경 재현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천민제 기자 mjreport@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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