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노쇠 진단의 세번째 항목으로 돌봄 노인의 구강건조에 대한 평가이다. 침(타액)은 하루에 1-1.5L 분비되고, 그 성분들의 완충, 윤활, 항균 및 소화 작용으로 구강질환을 예방하고 음식물을 잘 먹을 수 있게 해 준다. 일반적으로 침 분비가 반 이상 줄어들면 구강건조(입 마름)를 느끼는데, 80세 이상 노인의 40%에서 구강건조가 보고되고 있다. 문제는 스스로 구강관리가 어려운 돌봄 노인에서의 구강건조가 구강불결, 저작 불편 및 삼킴 곤란을 더욱 악화시켜 흡인성 폐염의 발생 빈도를 높인다는 점이다. 이에 필자는 나름대로 돌봄 노인의 구강건조에 관련된 제반요인들을 살피면서 그 관리법을 제시해 보고자 하였다.
# 돌봄 노인의 구강건조 파악과 측정
구강건조란 어디까지나 입이 마르다고 느끼는 주관적인 증상이다. 이는 침이 구강점막으로 흡수되며 구호흡으로 빠져나가는 양보다 적게 분비되거나 침 성분이 변해도 느끼기 때문이다. 돌봄 노인에서의 구강건조는 다음과 같은 복합적인 요인들이 관계한다. 먼저 노화에 의한 타액선 기능 감소와 약한 입 주변 근력에 의한 타액선 자극의 부족이다. 여기에 알코올이 함유된 구강양치액 사용, 불결한 틀니 및 설태에 의한 구강 캔디다증 감염, 부신호르몬기능 교란과 교감신경 흥분 등 정신적인 스트레스, 삼킴 장애에 따른 탈수와 영양결핍(비타민 A 지속적 결핍) 및 인지적 요인도 관계한다. 또한 돌봄 노인에서의 구강건조는 그들의 기저질환 증상 중의 하나로 나타나기도 한다.
목을 촉촉하게 유지하기 위해 침을 많이 삼키게 하는 위산 역류, 당뇨병에 의한 다뇨(polyuria), 우울이나 불안 등 정신질환, 류머티스 관절염, 루푸스, 쇼그렌 증후군 등 자가면역질환, 측두부 외상에 의한 안면신경 손상 등에 의해서이다. 하지만 돌봄 노인에서 구강건조는 복합 투약에 의한 부작용으로 가장 흔하게 발생하며, 관여되는 약물은 대략 400개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은 고혈압, 당뇨병, 신장질환, 천식, 류머티즘 등 만성 기저질환에 뇌병변까지 더해져 항응고제, 항우울제, 항고혈압제, 당뇨병치료제, 항바이러스제 등 복합 투약 중에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치과의사가 돌봄 노인의 구강건조와 관련된 요인들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하기 힘들게 하는 이유이다.
반면에 돌봄 노인에서도 입안의 타액 분비량 및 타액량을 측정하여 간편하게 구강건조를 파악할 수 있다. 2시간 이상 금식한 후에 앉은 자세에서 최소 5분 이상 타액 분비량을 측정하거나 아래 입술을 통해 흐르는 타액을 눈금 실린더에 15분간 모으거나 아니면 무게를 잰 솜을 구강저에 놓고 3분 기다린 후 타액량을 측정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MUCUS라는 구강점막 수분 체크기로 혀 후방 중심부 습윤도(wetness)를 측정하여 구강건조 여부를 파악하기도 한다.
# 돌봄 노인의 구강건조 소견과 증상
다음은 돌봄 노인에서 흔히 관찰되는 구강건조 소견이다. 미끈하게 보이거나 지저분한 분비물이 존재하는 구개 점막, 타액의 저류 없이 거품이 있는 구강저, 유두가 없고 표면이 갈라져 있으나 하얗게 보이는 혀 등. 여기에 그들이 음식을 먹을 때의 느낌, 음식 형태, 맛, 냄새 및 삼킴 등을 통해서도 구강건조 파악에 도움이 된다. 이를테면, 입안이 텁텁하거나 끈적끈적하면서 침 분비량이 항상 적은 것 같은 느낌을 호소하거나 평소 물을 자주 마시고 무설탕 껌을 씹는데도 입안이 자주 건조하여 말을 하거나 음식을 먹기가 힘든 경우, 게다가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거나 쉰 맛을 느끼는 경우이다. 여기에 딱딱하거나 마른 음식을 먹을 때 물 없이는 삼키기 어려운 경우, 신 혹은 매운 음식을 먹을 때 입안이 타는 듯한 느낌과 함께 주변에 있기 힘들 정도의 구취가 나는 경우 등이다.
한편 돌봄 노인의 구강건조 증상으로는 약화된 항균작용에 의한 치아 표면 부식, 많은 치태와 음식물이 치아 사이에 끼여서 생긴 인접면 우식, 잇몸이 위축되어 노출된 여러 개의 치아 뿌리에 생긴 치근 우식, 탈수와 영양 결핍 등 면역기능저하에 의한 만성 치주염 존재, 여러 개의 치아가 빠져 있거나 착용 중인 틀니에 의해 생긴 점막염, 궤양, 작열감 및 구강 캔디다 감염 등이다. 그러므로 복합 투약 중인 돌봄 노인에서 위에 언급된 입 마른 소견이나 증상을 보인다면 거의 구강건조 상태라고 간주하면서 결코 대수롭게 다루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돌봄 노인의 구강건조 소견과 증상은 흡인성 폐렴 발생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 돌봄 노인의 구강건조 치료와 개선
앞서 언급했듯이 돌봄 노인에서의 구강건조는 대부분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그러므로 이후에 설명하는 구강건조 치료 및 개선법을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알 수 있다. 먼저 그들의 식생활 습관을 살펴 적절한 습도 하에서 매일 물 1.5~2L를 조금씩 자주 마시고 있는지 확인한다. 신진대사가 느린 노인에서는 어느 정도의 탈수에도 갈증을 느끼지 못하기에 수분 부족 상태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가능하면 음식물을 천천히 오래 씹고 삼킬 수 있도록 식사 시간을 늘리도록 한다. 오래 씹을수록 분당 최대 4mL까지 침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달거나 끈적끈적한, 마른 식품은 줄이고, 야채와 수분이 풍부한 식품을 늘리도록 한다.
또 카페인이나 알콜이 첨가된 음료 대신 시원한 보리차를 자주 마시게 한다. 만약 침샘의 분비 기능이 남아 있다면, 무설탕 껌, 신맛 나는 과일, 비타민 C, 레몬 등으로 침샘을 자극하거나 혀-입술 주변의 근육 강화 훈련(일명 구강체조)으로 침 분비를 증가시키기도 한다. 다만 필로카르핀(pilocarpine)이나 세비멜린(cevimeline) 등 전신적인 타액 분비자극제나 호르몬 요법은 약제 안정성과 신체 부작용을 고려하여 세심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만약 침샘의 분비 기능이 거의 없다면, 구강양치액이나 분무제 등 보조적인 타액 대체제 사용으로 타액의 점도를 높여서 자연 타액과 유사한 느낌을 주게 한다.
또한 드라이문트, 제로미아 등 구강건조증 완화제를 자주 적용하고, 수시로 인공타액을 입안에 한 모금 머금고 있다가 뱉게 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삼킴 장애 노인에서는 이것 또한 조심스럽게 적용해야 할 것이다. 돌봄 노인용 칫솔은 건조한 점막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헤드가 작고 부드러운 강모의 소아용을 선택한다. 촉촉한 상태로 입술을 늘 유지할 수 있도록 입술 보습제를 수시로 발라 준다. 식후 곧 칫솔질하기가 어려우면 무알코올성 구강양치액을 사용한다.
이상에서 돌봄 노인에서의 구강건조도 구강위생관리처럼 연명과 존엄사 측면에서 중환관리(critical care) 관점으로 반드시 관리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스스로 구강관리가 어려운 돌봄 노인에서의 구강건조는 불량한 구강위생, 틀니의 장착과 유지관리, 저작 불편 및 삼킴 곤란을 더욱 악화시켜서 흡인성 폐염의 발생 빈도를 더욱 높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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