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의 난제 ‘공포와 통증’, 정신건강의학의 렌즈로 해부하다 - 정신환자는 진상인가? 환자인가?

  • 등록 2026.02.25 18: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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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탈인사이트 기고 <2>
■김수진 교수(고대안암병원 정신과), 이중석 교수(연세치대 치주과) 대담

“선생님, 이 환자는 대체 왜 이럴까요?” 치과 의사들이 커뮤니티에서 흔히 던지는 질문이다. 도저히 통제되지 않는 극심한 치과 공포증을 보이거나, 객관적인 원인을 찾을 수 없는데도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 우리는 흔히 이들을 ‘예민한 환자’ 혹은 ‘진상’으로 치부하곤 한다. 하지만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수진 교수는 이 현상을 ‘신체화(Somatization)’와 ‘통증 인지’의 과학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마음의 병이 부르는 입속의 염증: 코르티솔의 역습
김 교수는 정신과적 질환이 구강 건강을 악화시키는 직접적인 기전을 설명했다. 극심한 스트레스나 우울증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를 촉진하고, 이는 전신 면역 체계를 무너뜨려 치주 질환을 급격히 진행시킨다. 또한, 우울증 환자는 ‘자기 돌봄 동기’가 현저히 낮아져 양치질조차 포기하게 된다. 즉, 환자의 엉망이 된 입속 상태는 게으름의 결과가 아니라, 현재 그 환자의 마음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강력한 조난 신호인 셈이다.


정신과 약물의 복병, 구강 건조증과 대응 전략
치과의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실전 지식 중 하나는 정신과 약물의 부작용이다. 대다수의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는 침 분비를 억제하여 구강 건조증을 유발한다. 침이 마르면 치태 조절이 안 되고 기회감염에 취약해진다. 김 교수는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들에게 단순히 “양치 잘하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한다. 대신 환자의 입마름을 공감해주고, 인공 타액 사용이나 빈번한 구강 세정 등 구체적인 완화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환자의 순응도(Compliance)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황 장애와 치과 공포증: 체어 위에서의 위기관리
공황 장애 환자가 치과 체어에 누워 구강 내에 기구가 들어오는 순간, 환자는 극도의 폐쇄 공포와 질식감을 느낄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때 술자가 당황하여 진료를 중단하거나 화를 내기보다, 환자를 안심시키는 대화 기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치과 의자, 회복의 시작점이 되다
이중석 교수는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진료 효율을 얼마나 높이는지 깨닫게 된 시간”이라며 대담의 소회를 밝혔다. 정신과적 문제를 가진 환자에게 치과는 공포의 장소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자신의 몸을 돌보기 시작하며 우울에서 벗어나는 ‘회복의 상징’이 될 수 있다.

 

이번 치의신보 TV 영상에서는 치과에서 특히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질환별 약물 상호작용의 디테일과, 소통의 기술에 대한 김수진 교수의 심도 있는 조언을 확인할 수 있다. 기술을 넘어 사람을 치료하는 진정한 임상가로 거듭나고 싶은 술자들에게 의미있는 영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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