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사람이 자신의 직업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경험을 쌓고 성찰을 거듭하면, 그 분야에 대한 통찰력과 독특한 해석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개인은 단순한 기술이나 지식을 넘어서, 자신만의 철학을 구축하게 됩니다. 이러한 철학은 해당 분야의 기존 관념이나 접근법에 도전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전문가’라는 말에는 이미 그 분야의 깊이를 인정하는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전문가가 같은 깊이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전문성의 깊이는 단지 경험만 축적되는 시간의 흐름에 의해 자동으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학습, 자기반성, 그리고 실험적 노력을 통해 점진적으로 발전됩니다.
이 과정에서 지식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자신의 가치와 신념 체계에 통합하여, 결국 그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와 새로운 시각을 개발합니다.
이렇게 구축된 철학은 전문가를 동료와 차별화하고, 그들의 의견에 무게를 싣고, 창의적 해결책을 제시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전문가의 철학은 그들의 작업에 깊이와 의미를 부여하며, 자신의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결국, 오랜 경험과 성찰을 통해 발전된 전문가의 철학은 단순한 직업 기술을 넘어서는 깊은 사고와 혁신을 가능하게 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과 변화를 위한 원동력이 되며, 그 분야와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영감을 줍니다. 전문성의 깊이는 이렇게 진정한 의미에서의 전문가를 만들어내며, 그들의 철학은 계속해서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치과의사로서의 철학적 고민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치열한 일상에 지쳐 살아갈 힘을 잃었을때
예술의 위로를 통해서 진정한 삶을 재발견
『나는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웅진지식하우스, 2023
우리는 인생이 계획한 대로 흘러가고 있고, 얼마든지 삶을 원하는 방향대로 끌고 갈 수 있다고 착각하곤 합니다. 젊은 시절의 저자도 그랬습니다.
선망받는 《뉴요커》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자신의 인생이 그대로 수직 상승하리라 여겼습니다. 화려한 성공을 꿈꾸며 경력을 쌓아가던 어느 날, 누구보다 똑똑하고 배려심 깊던 형 톰이 젊은 나이에 시한부 암 진단을 받고 세상을 떠납니다. 의지했던 형의 투병과 죽음을 겪으며 저자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애를 쓰고, 꾸역꾸역 긁고, 밀치고, 매달려야 하는” 그 어떠한 일도 할 수 없을 만큼 모든 삶의 의욕을 잃어버리고 메트로폴리탄의 경비원으로 들어갑니다.
그는 렘브란트와 보티첼리의 작품 앞에서 몰입의 순간을 경험하고, 다디의 회화를 통해 운명의 냉혹함을, 미켈란젤로의 특별전에서는 근면함에 대한 경외감을, 메리 카사트의 그림에서는 따스함을 느낍니다.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그는 일상의 모순과 아름다움을 포착하며 삶의 진정한 의미를 서서히 깨닫습니다.
이 책은 극심한 슬픔과 무기력감을 겪은 뒤, 예술을 통해 새로운 삶의 의미와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의 여정은 치열한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예술의 위로와 삶을 재발견할 수 있게 하는 힘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는 언급하는 작품들의 이미지를 더 많이 넣어줬으면 어땠을까 싶은데 오히려 다 읽고 나서는 출판의 의도에는 이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술 이야기가 아닌 한 남자의 이야기니까요.
디지털 도구와 인공지능 발달로 ‘핵개인’ 탄생
그들이 직면할 현재, 미래에 대한 통찰력 제시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교보문고, 2023
수많은 사람의 기록이 축적된 빅데이터에서 인간의 마음을 읽고 해석하는 마인드 마이너(Mind Miner) 송길영 저자는 사회의 변화를 누구보다 빠르게 읽어왔습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수십 년 전의 과거부터 산업화의 격변과 도시화의 확장을 경험한 지금까지의 관찰을 통해, 현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미래의 흐름과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시합니다.
지금껏 사회를 유지해 오던 시스템이 바뀌면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존재인 ‘핵개인’이 탄생한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도구와 인공지능의 발달로 권위가 분산되고, 100세 시대를 맞이해 조직과 가족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개인의 역량과 생존에 집중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이 시대의 가장 큰 변화는 핵개인의 출현인데, 이는 집단주의와 기성 문법을 벗어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는 존재로, 사회적 변화와 함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이 책은 현재 시대의 특징과 미래 사회의 변화를 예측하며, 핵개인이 직면할 도전과 기회에 대해 탐구합니다. AI와의 협업, 개인의 서사 개발, 자립적 생활 방식, 그리고 다양성의 수용이 핵개인 시대의 핵심 요소로 제시됩니다.
다양한 신체 요구 담아낼 디자인 탐구 통해
장애인 기본권 넘어 더 나은 세상 위한 제안
『다른 몸들을 위한 디자인』 김영사, 2023
장애인들이 이동권을 주장하면서 지하철에서 드러눕는 나라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환경에서 우리가 접하기에는 조금은 어색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권리를 넘어서는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디자인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으니까요.
이 책은 몸과 세상의 상호작용을 통해 ‘장애’의 개념을 재해석하고, 우리 주변 환경이 실제로 모두를 위한 것인지 질문합니다.
저자는 가구, 도구, 건축 등 인간이 사용하는 모든 것이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보조기술이라고 보면서도, 이들이 실제로 모든 사람의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현실을 비판합니다. 사이보그 팔, 맞춤형 가구, 청각장애인을 위한 건축 등을 예로 들며, 기술과 환경이 어떻게 다양한 신체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지 탐구합니다.
이 책은 ‘정상성’의 한계를 넘어서 신체의 다양성을 수용하는 미래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모든 인간이 환경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기술에 대해 고민하게 만듭니다.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장애와 디자인에 대한 입문서로서, 더 포괄적이고 접근 가능한 세상을 위한 실질적인 제안을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