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건강보험 근관치료 수가가 구매력(빅맥지수)으로 보정할 때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3국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본·대만 건강보험 간담회’가 지난 13일 GAMEX 2025 현장에서 열린 가운데 이같은 결과가 도출됐다.
이날 한국 측에서는 경기지부 김영훈 부회장, 송진원 보험이사, 신준세 자재이사, 임재훈 정보통신이사가, 일본 측은 아라이 야스히토 치바현치과의사회 부회장 등 4인, 대만 측은 원스청 신베이시치과의사회 회장 등 5인이 참석해 자국의 국가 건강보험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진행했다.
이어 하악 제2대구치(#47) 3근관 치료를 4회 내원으로 완료하는 동일 조건을 가정해 각국의 보험 체계에 따라 비용을 산출했다. 이번 비교는 파노라마, 스탠다드 엑스레이, 마취, 러버댐, 근관확대·성형·세척·충전 등 동일 술식을 전제로 산정표를 맞춘 뒤, 최종 값을 환산해 도출됐다.
그 결과, 달러 기준 총액은 한국 213.57달러, 일본 175.46달러, 대만 292.86달러로 집계됐으나, 각국 물가 수준을 반영한 빅맥지수로 환산하면 한국 53.59, 일본 55.03, 대만 125.59로 나타나 체감하는 보상가치는 한국이 가장 낮았다.
간담회에서는 제도 차이가 결과에 미친 영향도 공유됐다. 우선 한국과 일본은 내원별 행위별 수가제로 청구하는 구조인 반면, 대만은 첫날 일부 항목만 산정하고 치료 완료 시점에 대부분의 진료비를 묶어 청구하는 일종의 포괄수가제를 운용해 난이도·완결도에 따라 수가가 세분화된다는 데서 차이를 보였다.
한국은 C형 근관 등 고난이도 증례에 가산 장치를 두고, MTA 등 특수 재료는 비급여 재료대로 보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은 금속값 급등 등 원가 상승이 보험 보철 전반에 파급되지만 수가 반영이 지연되는 한계를 지적했고, 대안으로 하이브리드 레진을 보험 재료에 편입하는 등 선택지를 늘렸다고 밝혔다. 대만은 근관치료가 포괄 구조에 포함돼 특수 재료의 별도 산정은 어렵지만 새 보험항목 편입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제도적 특성을 공유했다.
보조인력 제도도 논의됐다. 한국은 치과위생사 법제화로 예방 치료와 방사선 촬영 등이 가능하고, 일본은 직접 시술이 가능한 치과위생사와 단순 보조의 치과조수로 인력이 이원화돼 있으며 스탠다드 엑스레이까지만 촬영이 허용된다고 했다. 대만은 대학 교육에 치위생과가 있으나 직역이 법적으로 미인정돼 현장 관행과 제도 사이의 간극이 존재한다는 점이 소개됐다.
이번 3국 비교는 지난 GAMEX 2023 ‘수가 논의 제안’과 2024 ‘제3대구치 발치 수가 비교’에 이은 3년 프로젝트의 마무리로, 동일 증례를 놓고 실제 차트를 보며 산정 항목을 대조하고 각국 물가를 반영해 ‘체감 수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근관치료의 경우 달러 총액만 보면 한국이 중간 수준이지만 구매력 보정 후 체감가치는 최저로 떨어져, 난이도 보상과 원가 반영 메커니즘의 실효성, 행위·포괄 혼합 설계 등 향후 수가 논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다.
경기지부 보험위원회는 “각국 보험제도와 진료환경을 상호 비교하며 우리의 위치를 거시적 관점에서 점검할 수 있었다”며 “계속 변화되는 보험의 특성상 정기적으로 각국의 여러 보험관련 문제들을 비교 논의할 자리가 지속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