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치과 표준 전문가들이 내한한 가운데 펼쳐진 대규모 국제 치과 표준화 회의가 큰 성과를 남기고 막을 내렸다.
특히 국내에서 두 번째로 개최된 이번 국제 행사를 통해 한국 치과계는 제안한 안건에 대한 심의 결과는 물론 한국 치과 의료기기의 위상 제고와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추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치협과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치과의료기기산업협회,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주최한 ‘제61차 국제표준화기구/치과 기술위원회 총회’(이하 ISO/TC 106 총회)가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코엑스 마곡에서 총 6일 간의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1962년에 설립된 ‘ISO/TC 106 Dentistry’는 치과관련 재료, 기구, 장비 및 구강관리용품에 대한 국제표준을 만드는 기술위원회로, 한국에서는 지난 2002년 비엔나 총회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매년 참석하고 있다.
특히 이번 ISO/TC 106 총회는 지난 2013년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49차 ISO/TC 106 총회’에 이어 12년 만에 국내에서 개최된 행사로, 주최국인 한국의 전문가 107명을 비롯해 일본 79명, 미국 39명, 독일 29명, 중국 21명 등 전 세계 26개국, 356명으로 최다 인원이 참석하는 성황 속에서 열렸다.
이번 총회에 참가한 전 세계 전문가들은 치과재료, 구강관리용품, 치과용기기, 임플란트 등 각국에서 제안한 50여 건의 치과용 의료기기 국제 표준화 안건에 대해 심의 및 토론했다. 쟁점사항을 놓고 각국 전문가들이 치열한 논쟁을 벌이기도 하면서 표준화 선점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들을 대회 기간 이어갔다.
특히 한국이 제안한 15편의 안건이 모두 심의를 통과해 다음 논의 단계로 넘어갔고, 그중에서도 4편은 최종 단계인 발행 또는 발행 예정으로 확정돼 국제 표준 활동 분야에서 한국 치과계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 풍물패·달고나·아파트로 ‘한마음’
이번 서울 총회는 치밀한 사전 준비와 매끄러운 진행, 최적화된 시설로 대회 기간 내내 해외 참가자들에게 호평 받았다. 한국 치과계와 한국 문화의 저력을 보여준 성공적 대회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총회는 지난 14일 골프 토너먼트, 웰컴 리셉션 등의 친교 행사를 시작으로 컨비너 트레이닝, SC/WG 미팅, SC Plenary 등의 주요 회의를 거쳐 마지막 19일 오전 TC 106 Plenary까지 무난히 마무리됐다.
특히 이번 총회의 경우 참석자 중심의 편의 시설과 한국 문화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 및 부대 행사 등이 화제를 낳았다.
첫날 웰컴 리셉션이 각국 참가자들이 안부를 나누며, 향후 행사에 대한 의견들을 자유롭게 교환하는 친교의 시간이었다면 17일 저녁 열린 갈라 디너의 경우 이번 서울 총회의 정체성과 문화적 유려함을 확연하게 드러낸 행사로 각광받았다.
박태근 협회장, 강충규 조직위원장, 안제모 치산협 회장, 김경남 ISO/TC 106 한국대표, 송호택 치협 자재·표준이사, 강현구 서울지부장, 박영국 세계치과의사연맹 차기 회장 등 내외빈 3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갈라 디너에서는 전통 풍물패의 열정적인 공연에 이어 넷플릭스 인기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달고나 게임을 현장에서 차용, 뽑기에 성공한 참석자들에게는 기념품을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연세치대 댄스 동아리 ‘MAD’가 ‘아파트 댄스’를 참석자들과 함께 추는 세션을 마련해 행사 분위기를 돋웠다.
아울러 행사기간 동안 상모돌리기, 나의 한글이름 만들기, 딱지치기, 투호 던지기 등 ‘K-Culture’ 체험 부스를 통해 해외 참가자들이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한국 문화를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또 외국 참가자들을 위해 준비한 기념품과 가방 역시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으로 마련해 참석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총회 장소로 택한 마곡 역시 공항 접근성과 호텔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최적의 선택으로 꼽혔다.
# 높아진 우리 치과계 위상 재확인
최첨단 기술의 혁신과 결합이라는 흐름 속에서 열린 이번 ISO/TC 106 서울 총회에 대해 우리 치과계는 국내 치과 의료 및 치과산업이 또 한 번 성장하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박태근 협회장은 “치협이 창립된 지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ISO 국제총회를 대한민국 서울에서 개최하게 돼 더욱 의미 있는 행사가 됐다”며 “12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개최된 행사였지만 ‘K-Culture’와 더불어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과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준 성공적인 대회였다”고 평가했다.
강충규 ISO/TC 106 총회 조직위원장은 “치협은 1998년 ISO/TC 106 정회원 자격을 취득한 이후 꾸준한 활동을 펼쳐왔으며, 지난 2013년 인천 총회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 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게 돼 매우 자랑스럽다”며 “세심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해 성공적인 총회로 개최된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경남 ISO/TC 106 한국대표는 “ISO/TC 106에서 제정된 국제표준은 모든 나라의 인허가 기준 및 시험방법이 되는 만큼 우리 기술, 우리 제품이 국제표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