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과의사 2명 중 1명은 앞으로 인공지능(AI)이 대형 치과 중심으로 활용돼 진료·경영 효율 면에서 양극화가 심해질 것을 우려했다.
본지 창간 59주년을 맞아 치과의사 회원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1월 25일 설문조사한 결과다.
우선 응답자 중 49.6%(248명)가 AI가 현 개원가 생태계에 가장 크게 미칠 영향으로 ‘대형 치과 중심의 진료·경영 효율 양극화’를 꼽았다. 이어진 답변으로는 ‘진료·경영기법의 상향 평준화’(20%, 100명), ‘소규모 동네 치과의 경쟁력 강화’(18%, 90명), ‘치과 운영에 큰 변화가 없을 것’(12.2%, 61명), 기타(0.2%, 1명) 순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AI 도입 과정에서 크게 부담되는 요소에 대한 물음에는 ‘장비, 구독료 등 초기 비용’(45%, 225명)이 가장 많이 집계돼 경제적인 부문에서 근심이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사용법·교육 난이도’(36.8%, 184명), ‘기존 장비·EMR 연동 문제’(11.6%, 58명), ‘유지·업데이트 비용’(5.8%, 29명), 기타(0.8%, 4명) 순으로, 치과에 AI를 어떻게 도입해야 할지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는 AI가 치과계에 도입될 경우, 새로운 장비 도입·AI 학습 비용면에서 대형 치과와 동네 치과의 격차가 더 커져 결과적으로 차후 치과 간 양극화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AI 발전이 치과 의료진의 역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진단·판독 정확성과 효율성 향상’이 39.2%(196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진료 외 업무 자동화’(24.8%, 124명), ‘치과의사 진료 보조 확대’(23.2%, 116명), ‘보조 인력 업무 대체’(7%, 35명), ‘진료 영역 축소’(5.6%, 28명), 기타(0.2%, 1명) 등이었다.
현재 대형 치과와 동네 치과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 마케팅 분야에서 격차가 큰 상황이다. 여기서 AI가 치과계에 도입될 경우 동네·대형 치과 간 마케팅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최근 각종 SNS에서는 생성형 AI로 제작된 치과의사가 등장해 임플란트 등과 같은 치과 치료를 ‘덤핑’으로 해준다는 영상이 확산되기도 했다.

# 검색·요약·문서 작성 사용 가장 많아
그러나 AI가 사회 보편적으로 이미 자리 잡은 만큼, 차후 개원가에 AI를 도입하는 것이 필수불가결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0명 중 7명은 일상생활 속에서 이미 AI를 활용하고 있었다. 설문 결과 ‘일부 활용하고 있다’는 이들이 53.4%(267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관심 있으나 사용 안 함’(26.8%, 134명), ‘자주 활용’(17.4%, 87명), ‘전혀 관심 없고, 사용 안 함’(2.4%, 12명) 순으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현재 이들이 종사하고 있는 치과에서는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을까. 조사 결과 치과에서는 ‘전혀 활용하고 있지 않다’(39.2%, 196명)가 가장 많이 집계돼 아직까지 개원가에서는 AI와는 다소 거리를 많이 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진 응답으로는 ‘아직 활용하고 있지 않지만,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36.2%, 181명), ‘임상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15.4%, 77명), ‘경영분야에 활용하고 있다’(8.2%, 41명), 기타(1%, 5명) 등으로 나타나, 결과적으로 개원의 10명 중 7명은 치과에서 AI를 활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응답자 다수는 평소 AI를 활용하더라도 검색 또는 문서 작성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활용하는 AI 기능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검색·요약·문서 작성’이 67.6%(33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쇼핑·챗봇 등 생활 편의 기능’(16.2%, 81명), ‘사진, 영상 등 이미지 생성’(10.8%, 54명), ‘일정·업무관리’(3.2%, 16명), 기타(2.2%, 11명) 순으로 집계됐다.

진료·경영 효율 격차 걱정 불구 39% “활용 안 해”
70% 일상속 이미 사용, 상당수 “치과선 아직” 응답
36% “AI 도입 고려”, 환자 상담 기능 활용 희망 최다
아울러 치과에 AI를 도입할 경우 어떤 기능을 가장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환자 상담’을 35.2%(176명)로 가장 많이 꼽을 정도로 신환·구환 관리에 다소 고민인 모습이었다.
이어 ‘영상 판독’(33%, 165명), ‘경영 지표 분석’(12.4%, 62명), ‘교정 진단’(10%, 50명), ‘보철 설계 자동화’(8.4%, 42명), 기타(1%, 5명) 등으로, AI를 통해 임상 고민과 경영 문제를 두루 해결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설문에는 개원의 71.8%(359명), 봉직의(페이닥터) 21%(105명) 등 주로 개원가에서 활동 중인 치과의사들이 참여했다. 응답자 연령대는 40대가 34.4%(172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대(28.8%, 144명), 30대(16.6%, 83명), 60대(16.4%, 82명), 70대(2%, 10명), 20대(1.8%, 9명) 순이었다.

# AI 프로그램 보급·세미나 관심
설문조사에 참여한 개원의의 개별 응답도 다수를 이룰 정도로 AI에 관한 관심이 뜨거웠다. 한 40대 개원의는 “AI 접근성이 좀 높아졌으면 좋겠고, AI 관련 프로그램이 널리 보급되면 좋겠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또 50대 개원의는 “AI 주제의 세미나를 늘렸으면 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아울러 “AI를 치과 어느 분야에 도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교육이나 홍보가 먼저 필요하다”, “치과계 보수교육에 AI 도입”, “AI를 이용한 치과 보조인력이 도입되면 좋겠다”, “AI를 활용하는 것은 좋은데, 위임 등 불법적인 용도로 오용되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치협이 잘 해줬으면 한다” 등 반응이 이어졌다.
이 같은 개원의의 관심은 세미나로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오는 12월 14일에 열리는 제23회 가톨릭대학교 치과학교실 학술강연회에서는 AI와 디지털 진료 환경 변화를 중심으로 ‘진화하는 범용 Gen AI, 어디까지 진화했나? 치과의사도 활용하는 AI’, ‘AI 시대의 의료인 윤리’, ‘Digital Dentistry와 AI: downstream에서 upstream까지’ 강연이 마련되는 등 AI 강연에 대한 관심이 날마다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치과 경영 전문가는 의료 분야는 보수적인 만큼, AI는 소수가 먼저 사용해 보고, 효과가 좋으면 점차 주변에 입소문이 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대부분의 치과에서는 AI 트렌드를 지켜보고 도입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AI는 이미 치과 여러 분야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온라인 마케팅으로 숏컷 영상이나 유튜브 등에서 벌써 많이 사용되기 시작했고, 차후 조만간 치과 직원 인력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 보고 있다.
치과 경영 전문가인 강익제 원장(NY치과)은 “현재 AI는 마케팅 쪽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전화응대나 궁금증은 AI가 대신 대답해 주기 시작했다”며 “결국 AI를 어디에 투입할 것이냐에 따라 다를 거다. 현재 AI와 관련해 시중에 나와 있는 장비로는 구강스캐너 등이 있는데 차후 더 발달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