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과 평등, 그리고 치과계의 미래

  • 등록 2026.03.04 15: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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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4대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부쳐 -

저희 대한여성치과의사회(이하 대여치)는 여성 치과의사로서, 그리고 한 명의 협회 회원으로서 다양성과 평등이 우리 사회와 조직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핵심 가치라고 믿습니다.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의사결정에 참여할 때, 우리는 더 혁신적이고 포괄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는 단지 이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조직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현실적 전략입니다.


현재 제34대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선거가 진행 중입니다. 선거는 단순히 인물을 선택하는 과정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협회를 만들 것인지 방향을 정하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대여치는 네 분의 후보자 캠프에 정책 질의서를 발송하였습니다. 이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함이 아니라, 치과계의 구조적 대표성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민하자는 제안입니다.


1. 대표성 강화: 대여치 추천 당연직 대의원 5명 확보에 관한 견해
현재 여성 치과의사의 비율은 약 28%에 이르며 그 비중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 대여치는 십여년 이상의 지난한 노력으로 군진지부외 여성대의원 1인 의무배정이라는 성과를 낳았으나 아직도 대의원 총회 내 여성 의사결정권자의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대여치는 군진지부(대의원 3명)와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각 지부 1인 의무 배정에 더해 ‘대여치 추천 당연직 대의원 5명’을 보장하는 정관 개정을 제안했습니다. 이는 특혜가 아니라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입니다. 여성 회원의 목소리가 구조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면, 정책은 현장의 다양성을 충분히 담아내기 어렵습니다. 대여치는 후보자들의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에 머무르지 않도록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구체적 로드맵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4캠프는 모두 “적극찬성, 강력추천” 등의 용어로 지지를 표명하였습니다. 또한 여론 조성, 지부장협의회 안건 상정, 정관 개정 등 절차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여 현실화 의지를 밝혀 다음 회기 내에 실현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크게 합니다.


2. 회무 참여 확대: 여성 이사 비율 20% 제안
현재 협회 이사회 내 여성 참여는 여성 부회장직에 상대적으로 집중되어 있습니다. 물론 여성 부회장의 존재는 의미 있는 진전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회무 집행과 정책 형성 단계에서 다양한 시각이 반영되기 위해서는 일반 이사직에서의 참여 확대가 중요합니다.


대여치는 부회장을 제외한 일반 이사직의 20%(약 3~4명) 이상을 여성으로 선임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또한 단순한 숫자 확대를 넘어, 여성 인재 풀(DB)을 체계적으로 구축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질의했습니다. 이는 특정 성별을 우대하자는 취지가 아니라, 능력 있는 인재가 구조적 장벽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자는 제안입니다.


이에 대하여 1번 캠프는 문화 복지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보험 정책 재무 등 핵심 부서에 여성인재 전진 배치를, 2번 캠프는 반드시 최소 20% 이상이라는 확실한 숫자 표명을, 3번 캠프는 인위적 비율을 넘어선 검증된 인재의 파격적 등용을 약속했으며, 4번 캠프는 능력있는 인재라면 20% 이상도 가능하며, 대여치와 여성인재를 양성해 나아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였습니다.


3. 인재 양성: ‘여성인재아카데미’의 공식 사업화
리더십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현재 대여치가 주도하거나 소규모로 운영해온 여성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을 협회 공식 사업으로 격상시키고, 양성평등위원회와 공동 주관하여 안정적 예산을 배정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출산 육아 등으로 특정시기에 일선에서 거리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여성인재를 협회의 미래 리더로 체계적으로 육성하자는 전략입니다. 다양한 리더십이 존재할 때 조직은 더 유연해지고, 변화에 강해집니다.


이에 대해서 1, 2, 3번 캠프는 공히 “공동 주관과 정식 예산배정”을 약속하였고, 4번 캠프도 공동주관과 확대에 동의하였으며 예산 책정방식은 집행부 출범 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보내왔습니다.


4. 회원 권익 보호: 미취업·경력단절 회원 회비 납부 방식 개선
출산·육아, 연구 활동, 해외 연수, 고령 등 다양한 이유로 임상 현장을 떠나 있는 회원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회비 납부 구조는 이들에게 현실적 부담이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협회와의 연결이 단절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대여치는 지부 미소속 또는 미취업 상태의 회원이 지부 대신 대여치 등 다른 플랫폼을 통해 최소 회비로 회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회비 납부 방식의 다각화’를 제안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감면 정책이 아니라, 협회가 모든 회원을 포용하는 구조로 나아가기 위한 제도 개선입니다. 저희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연구활동, 해외연수, 고령 등 같은 입장을 가진 계층과 연대해 나갈 것입니다.


이에 대해 1번 캠프는 “디지털 회원관리 플랫폼 구축”과 연계하여 지부를 통하지 않는 유연한 결제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2번 캠프는 회비 유예, 감면에는 열려있으나, 대여치 등 다른 플랫폼 도입은 지부 존속과 회원 관리 일원화 측면에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3번 캠프는 해당 사안을 대의원 총회 안건으로 상정해 공론화 하겠다는 입장을, 4번 캠프는 대여치 경유 또는 특별 지부 형식을 통한 납부 방식 다각화에 명확히 찬성하는 입장을 보내왔습니다.


5. 복지 지원 확대: 임신·출산 회원에 대한 정책적 유인책
저출생 시대에 의료인의 출산 지원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과제입니다. 이미 대여치의 주도로 임신·출산 회원에 대한 협회비 면제 제도가 도입되어, 여성과 남성 회원 모두가 그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세제 혜택 등 실질적 경제적 유인책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에 정책 건의를 추진할 의향이 있는지 질의했습니다. 협회가 회원의 삶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조직이 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1번 캠프는 세액공제 고용지원금 건의와 함께 “대진의 매칭 플랫폼”이라는 구체적 실행수단을 제시했으며, 2번 캠프는 세액감면 납부유예 분할납부 등 다양한 납세혜택을 연구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3번캠프는 기존 협회비 면제제도 내실화와 육아휴직 회원 추가 감면제도 신설을 약속했으며, 4번캠프는 여성가족부 및 저출산 고령화 대책위원회와의 접촉을 언급하며 국비 지원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왜 지금, 다양성과 평등인가
성별 평등과 다양성 증진의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편견, 문화적 장벽, 경제적 제약 등 다양한 장애물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변화는 저절로 오지 않습니다. 개인과 조직, 그리고 제도의 의지가 함께할 때 가능해집니다.


핀란드와 같은 나라가 교육·정치·경제 전반에서 높은 성평등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제도적 설계와 사회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치과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정책 질의는 여성만을 위한 요구가 아닙니다. 이는 협회가 더 공정하고, 더 포용적이며, 더 미래지향적인 조직으로 나아가기 위한 제안입니다.


회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이 칼럼을 통해 저는 대여치가 후보자들에게 보낸 정책 질의의 내용을 투명하게 공유하고자 합니다. 회원 여러분께서도 각 후보자의 답변을 살펴보시고, 우리가 어떤 협회를 원하는지 함께 고민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다양성과 평등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위한 전략입니다.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가진 치과의사들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협회,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구조를 갖춘 협회가 될 때 우리는 더 강해질 것입니다. 후보자들의 의견을 보면서 어느 분이 협회장이 되더라도 대여치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게 되었습니다. 제34대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선거가 우리 치과계의 한 단계 도약을 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 우리 모두가 함께 서 있기를 바랍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곽정민 대한여성치과의사회 여성인권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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