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대 국회구성을 위한 4·15총선이 막을 내렸다. 국회의 근본적인 질적 변화를 염원하던 표심은 새로운 인물에 대한 기대로 나타났고, 변화의 욕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것을 일부 정당의 몰락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볼 때,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확실했던 선거였다.
탄핵심판론과 거여견제론의 팽팽한 대립, 삼보일배 등 온통 이미지 선거로 치달았던 각 정당의 홍보로 혼미한 선거였지만, 온 국민을 막판까지 개표방송 앞에 붙잡아 두었던 이번 총선이 치과계에 던져 주는 메시지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첫째, 넓은 의미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는 점이다. 특히, 정치가 나와는 관련없는 동떨어진 세계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안정된 정치는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열쇠가 된다.
장기간의 경기불황 속에서 결국 나라가 잘 살아야 한다!라는 상식적인 문구를 되뇌이지 않을 수 없는 이 때, 치과계도 역시 이 사회의 한 부분이기에 정치분야에 더욱 더 애정어린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둘째, 한 사람의 결단과 행동 그리고 말 한 마디가 갖는 위력을 명심해야 한다. 탄핵발의와 가결이라는 엄청난 결단에서부터 소위 노풍(老風)이라고 불리워진 발언까지, 제언자나 발언자 당사자는 물론이요 일반 국민들에게도 그 영향이 실로 엄청난 것임을 이번 총선의 흐름속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마찬가지다. 진료하는 과정에서 환자들과 직원들에게 혹은 가족들과 가까운 지인들에게 하는 행동, 무심코 던지는 말 한마디가 때로는 큰 반향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항상 유념해야 할 것이다.
셋째, 치과계 인사가 국회로 진출가능하도록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도 여러명의 회원이 출사표를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보건의료 단체들의 지역구 및 비례대표 후보 추천이 상당수인 것에 비해 치과계에서는 상대적으로 그 수가 많지 않았다.
개인적 차원에서의 입후보를 위한 노력도 값지지만, 협회 차원에서도 직능 단체로서의 비례대표 추천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진료를 하고 치과를 경영하다 보면 비현실적인 법규를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치과만의 특수한 제반여건을 감안한 법안마련과 협회에서 다시 추진할 자율징계권 등의 입법청원을 포함한 산적한 의정활동에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입법기관으로의 회원의 진출이 큰 힘이 될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넷째, 여성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정치계에서도 여성의 파워를 인정하고 여성 정치인들을 대거 등용했으며, 그 원내진출을 제도적으로 보장했다. 협회차원에서도 대의원과 전문위원, 그리고 지부 및 협회 이사진에 여성 회원의 발탁이 늘어나야 할 것이다.
표심은 결국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말로는 표현하지만 높아진 투표율은 국민의 의식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치과계에서도 회무에 관한 관심이 열리고 의식이 깨어나는 희망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