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열명중에 아홉명이 앓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닌 질병이 바로 잇몸병이다. 어린이나 젊은층의 입 속에서 충치하나 없는 사람이 없듯이 40세 이후의 장년의 구강에서 가벼운 잇몸병을 발견하기란 거의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가히 국민의 병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모든 성인남녀가 갖고 있는 질병인 것이다. 잇몸병은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치은, 치조골, 백악질, 치주인대 같은 조직에 급성 혹은 만성으로 생기는 병변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염증 (inflammation)이 치주병의 본체인 셈이다.
급성염증인 경우엔 증상이 신속하게 발견되고 진행과정이 명료해 치료가 단순한 반면 만성염증인 경우는 면역학적 기전을 거치게 됨으로 그 양상이 다양해지며 숙주방어기전과 유해인자가 함께 동반하는 매우 복잡한 모습을 띄게 된다.
다시 말해서 조직의 보호와 파괴가 함께 일어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치주질환에서 볼 수 있는 염증과 면역반응은 신체 다른 부위의 병소에서 보는 것과 유사한 것 같지만 치주조직의 해부학적 특징과 구강환경조건의 특이성 때문에 매우 다른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사람의 입 속(구강)은 세균들이 가장 활동하기 편한 조건이 구비 돼 있다.
적당한 온도와 습도가 있는가 하면 세균들이 필요한 먹이(당분, 영양분)가 항상 공급되는 세균들의 에덴동산이나 진배없다. 거기에다 세균들이 가장 은폐되기도 하고, 활동하기 쉬운 치은열구가 치아를 둘러싸고 있어 더욱 세균들의 은신처를 제공하는 셈이다. 세균들이 치은열구 내에서 염증반응을 일으키면 열구가 깊어지면서 치주낭(pocket)을 형성하게 된다.
잇몸병을 일으키는 치주낭은 치주조직의 상처인 셈이다. 이 상처는 일반 상처와는 성격이 틀리는 특이한 ‘우리들만의 상처’이다. 이 상처의 특징은 접합상피를 사이에 두고 경조직과 연조직 사이로 연결되어 있다. 다시말해서 우리들의 특이한 상처(pocket wound)는 그 상처의 양쪽벽이 경조직과 연조직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일반상처는 상처의 양벽이 모두 연조직 뿐인데 반해 우리의 상처는 한쪽벽이 경조직 즉 백악질로 되어있기때문에 그 상처의 치료방법이나 치유기전도 일반 상처와 틀린점이 많다. 이러한 상처를 만들고 있는 치주낭 속에는 400종류 이상의 서로 다른 세균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집단화를 이루어 혼합세균감염(Mixed bacterial infection)을 이루고 있는 복잡한 상처의 양상을 이루고 있다. 전형적인 감염성질환과는 매우 틀리며 대조적이다.
치주질환은 명백한 치은염증에서 시작되는 치태세균 관련질병이며 그 진행은 일시적이라기 보다는 계속적이며 지속적으로 특정한 부위에서 악화기와 휴지기를 불규칙적으로 가지면서 진행된다. 또는 돌발적으로 폭발(burst)하는 양태를 보이기도 하는 특징이 있다.
이렇듯 치주질환의 본질이 세균에 의한 염증현상이 분명한데 그 치주염증을 제거할 수 있는 특별한 약제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아이러니컬한 현상은 무엇으로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다시 말해서 치주염증을 일으키는 세균을 박멸할 수 있는 무기를 아직 만들지 못했다는 뜻이다.
치주병의 원인이 세균에 의한 염증인데 그 세균을 처리할 마땅한 약물이 없다는 것은 어찌보면 우스운 일이지만 실은 그만치 구강내 세균 종류의 다양성 때문일 것이다. 세균마다 특이성을 가지고 있는데 또 그 세균이 서로 복잡한 상관관계로 얽혀 군집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딱히 어느 세균을 겨냥한 마땅한 총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구강내의 모든 세균을 박멸하기 위하여 원자탄 같은 무기를 투하할 수도 없으며 상주하고 있는 세균을 없애기 위해 매일 매일을 항생제를 구강에 뿌리고, 먹고, 주사할 수는 더욱 없는 일이다.
치주염증에서 세균자체에 대한 지엽적인 공격에 대한 취약점이 있다면 결국은 세균을 갖고 있는 숙주(환자)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는 일에 더 초점을 맞춰야 될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치주병은 숙주와 미생물 관계에서 어떤 불균형에 의해서 생기는 조직의 변화로 해석하는 것이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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