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충치를 예방하려면 어떻해야 돼?” “불소를 꼭 이용하고, 필요에 따라서 치아홈메우기와 당분섭취를 제한하도록 교육해야지. 물론, 불소세치제로 깨끗이 치아를 닦는 습관을 키워주고, 정기적으로 치과에서 관리받도록 하는건 기본이고.” “그런 교과서적인 대답말고, 뭔가 비법없어?” 이상은 필자가 동료 치과의사들과 간혹 나누는 대화의 일부이다.
좀 더 대화를 진전시켜가다보면 상당수 치과의사들이 “치과에서 불소를 꼭 이용해야한다”라는 필자의 얘기에 흔쾌히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우식증으로 고통받는 환자의 고통을 해결해 주려는 치과의사들의 선한의지가 좌절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그 지점에 놓여있다고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다.
불소의 이용은 우식증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한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요건이다.
20세기 인류에게 가장 빈발하며 고통을 주었던 치아우식증에 대응한 치계의 결과물이 바로 불소의 이용이다.
당분섭취제한과 잇솔질로도 달성할 수 없었던 우식증 예방효과를 불소의 이용으로 확인했던 선진국들의 경험이 이를 입증한다.
대다수 치과의사들은 이와같은 사실을 분명히 배웠고 알고있다.
그런데, 왜 자신의 진료실에서 이를 실천하는 것에 대해서는 주저하는가? 육안으로 확인되는 병소를 외과적으로 제거하고 수복하는 대부분의 구강진료기술과 다르기 때문인가? 환자가 적극적으로 원하지 않는 진료에 대해 설득하는 것이 귀찮아서인가? 그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불소에 대해 배웠고 알고 있긴 하지만 그 효능을 확신하지 못해서라는 사실만은 분명해보인다.
불소의 작용과정은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치아경조직에 작용하는 까닭에 그 효능이 즉각적으로 확인되지도 않는다.
이러한 사실로 인해 일반인들이 불소의 효능을 확신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치과의사는 다르다.
최소 4년이라는 치과대학 교육과정이라는 굳건한 토대가 있다.
세계치과의사연맹(FDI) 윤흥렬 회장이 지난 5월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WHO) 제57차 총회에서 “세계치과의사연맹은 불소가 구강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공중보건 방안중 하나로 입증된 만큼 적절하고 폭넓은 불소 사용을 지지합니다”라고 밝힌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위의 발언은 불소이용이 세계보건기구와 세계치과의사연맹 모두가 그 효능을 인증하는 가장 과학적인 보건진료행위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불소의 효능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용을 주저하는 것은 전문인의 자세가 아니다.
합리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그 타당성을 설명하여 신뢰를 이끌어내는 것이 치과의사의 역할이다.
대학교육에서 습득했던 과학적 진실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
세계 유수의 단체에서 안전성과 우수한 예방효과를 입증하는 불소이용에 대해 더 이상 망설이지 말자.
불소이용법의 실천이야말로, 우식증으로 인한 환자의 고통을 미리 예방하는 최선의 선택임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