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이재일/경영과 책임

  • 등록 2004.07.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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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교육환경에서 ‘경영"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처럼 보인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교육경영이나 학교경영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낯설거나 뭔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경영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떤 선입견, 즉 ‘장사"(business)라는 이미지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경우 경영이라는 말은 관리나 운영 정도의 순화(?)된 용어로 대체돼 사용돼 왔다.


하지만 요즘 들어 사람들의 입에서 경영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오르내리고 일상생활의 모든 것이 경영이라는 포괄적인 용어로 설명될 수 있고 또 그럴 필요가 있다는 생각들이 자리 잡는 것 같다. 경영은 원래 의미가 단지 경제적 이익을 쫓는 행위를 정의하는 단어는 아니다. 경제경영(business administration)뿐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의 경영은 개인이나 집단에게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교육경영은 교육기관을 운영해서 경제적 이익을 남기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가 가진 중요한 인적, 물적 자원을 학교라는 기관에 투자해 얻어진 생산물이 사회전체의 발전이나 향상에 보다 많은 기여를 하기 위해 이뤄지는 모든 행위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교육에서의 경영의 대상은 학생이라는 재료를 가공해서 얼마나 우수한 상품(졸업생)을 만들어 내는 일에 국한 되지는 않는다. 교육기관에서의 경영은 학교가 가지는 목적을 위해 우리 사회가 투자한 모든 가치가 얼마나 적절히 사용되고 또 그 결과가 사회에 어떤 형태로 되돌려 질 수 있는가 하는 데 목적을 두어야 한다.


실제 대부분의 치과대학이 가지고 있는 교육 목표처럼 학교는 교육 뿐 아니라 연구와 사회봉사를 위해 존재하며 이 같은 학교의 역할이 강조될수록 우리사회는 보다 많은 공적인 자산을 학교에 투자해 주게 된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학교를 믿고 해주는 투자에 학교는 어떤 성과를 통해 기여해 왔는가를 돌아보아야 한다.
모든 사회가 물질만능이나 배금주의로 흐르고 있는데 학교에서 조차도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데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영은 책임을 의미한다. 회사 경영의 목적이 투자자들에게 적절한 이익이 돌아가도록 해야 하는 것에 있는 것처럼 학교에서의 경영의 목적은 학교에 기대하고 투자한 사회를 위해 그 성과를 되돌려 주는데 있다.


학교는 사회의 공적구성원으로서 사회의 기대와 지원을 받는 기관이다. 학교가 학교를 구성하는 소수 집단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상업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회사보다 못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학교라는 환경에서 이뤄지는 많은 불합리성이나 경영의 관점에서 볼 때 불합리한 일들이 단지 “우리는 장사하는 집단이 아니야.” 라는 말로 변명될 수는 없다.
학교경영이라는 것은 학교의 공적인 역할을 다시 확인하고 그 구성원 하나하나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할 때 얻어질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경영이라는 시각에서 교육, 연구, 봉사활동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고 학교의 운영에 합당한 자원의 배분, 투자를 통해 이뤄 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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