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치과의사는 직업상 치과진료실에서 환자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자기직업에 관해 깊이 생각하면서 환자를 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매일 의례히 하는 일로 타성에 젓어 일을 반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업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중 우리의 직업은 의료전문직으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이다. 사회가 발달하고 인류 행복의 지향 방향의 변화에 따라 전문직의 수도 많아져가고 있는 실상이다. 근래에는 전문적인 일만하면 전문직이라고 호칭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전문직은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만 가지고 일한다고 전문직이라 하지 못한다. 전문직은 고도의 전문 지식과 기술이 기본이 되지만 그에 상응하는 조건이 맞아야 전문직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사회가 형성되면서 가장 먼저 생겨난 직업은 인간생존에 기본을 유지하기 위한 일을 하는 직업으로 생명의 유지, 질서있는 생활의 영위, 불안에서의 탈피 등을 관리하는 의료직, 법률직, 종교직으로 구분하고 최초의 전문직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많은 전문직이 인간의 생활상 필요에 의해 생성돼 왔다.
우리는 일생을 의료전문직에 종사하며 남다른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치과의사는 어떤 직업인가를 물으면 ‘환자의 이를 치료하고 그 대가를 받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하며 때로는 그 대가가 기대보다 높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치과의사에 대한 인식이 일반 직업인과 다르지 않다는 의미이며 전문직의 위상에 변화가 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이제 전문직에 종사하는 치과의사로서 전문직의 의미를 다시 한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일반직종과 다른 기본 조건이 주어지고 있다.
첫째로 높은 전문지식과 기술이다. 생명을 다루는 데 중요한 지식과 기술은 물론이고 계속적으로 발전하는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응용하는 일이다. 전문지식에 관해 국가가 검증을 거처 면허라는 기구를 통해 전문지식을 인정하는 것이 그것이다.

둘째는 높은 윤리성의 확보이다. 환자와의 관계는 물론이고 직원이나 동료나 친지 내지는 모든 인간관계에서 높은 인격적 관계와 신뢰와 인간애를 가지고 대할 수 있어야한다. 그러나 복잡한 사회적 여건과 교육적 여건이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셋째로 공인의 역할이다. 전문지식을 통해 또는 지도자적 입장에서 공공사회에 봉사하는 희생적 역할은 전문직의 중요한 조건이다. 그러나 사회적 요구가 많으나 소홀한 경우가 많다. 그 이외에도 전문직이 갖추어야 할 많은 조건이 있다.
근간에 국민들은 치과의사에 대해 의료전문직으로서 제 몫을 다한다고 평가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과다한 진료비를 중심으로 불친절한 대접이나 치과의사의 오만한 태도 또는 부실한 치료 등등의 부정적 평가는 치과의사들에게 반성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치과의사는 환자의 치료와 함께 감사의 마음과 헌신적 태도에 대한 존경심으로 보람을 느끼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때로 부당하고 불공정한 직업인으로 평가 받기도 한다.
요사이 개원가에는 개원에 따른 많은 부담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고 이와 동시에 동료간에도 경쟁이 유발되고 있다고 한다. 심한 광고나 마켓팅 등의 경영상의 갈등은 지상의 기사에서 많이 보는 일이기도 하다.

지난번 대한치과의사협회 총회에서는 윤리적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해 치과의사의 윤리강령을 개정하기로 의결하였고 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치과의료전문직의 입장에서 보면 눈앞의 이익이라는 현실적 문제에 급급하다보면 본질을 망각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는 점에서 잘된 결정이라 생각한다.
치과 의료가 부의 축적 수단이 되어서도 안 되며 인간의 생명에 상해를 주는 경우가 있어서도 안 되며 인간 생활의 행복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해서도 안 된다. 오직 이 직업을 통해 인간이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도와주고 인도하는 중요한 역할자의 위치에 바로 서 있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