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묵 월요칼럼]의료에서 버려야 할 것들

  • 등록 2004.08.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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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전문의료인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병자의 치료는 아마추어의 손에 의해서 행해졌다. 샤먼 같은 무속인이 될 것이다. 아마추어에 의한 치료법은 병자를 진정으로 가엾게 여기는 철저한 사랑의 행위였던 것에 비해 과학으로써 의학이 체계적으로 발달함에 따라 아마추어에서 프로화된 전문의 손으로 넘어오게 되면서 사랑의 원리가 점차 약화되어 상업화되고, 비인간적인 행위로 변형되어 가고 있는 모순을 발견하게 된다. 현대의료에서 이웃사랑, 인간사랑의 원리가 멀어지게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구조적으로 사회, 문화, 정치적인 복잡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도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의료인들 자체의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 더 허다하게 많을 것이다. 그 중 먼저 지적할 문제는 지나치게 의사 중심의 의료제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의사 자신의 필요만을 주장하면서 환자의 필요에는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 태도는 의사 중심의 의료제도가 비판 받아 마땅할 것이다.


또한 의사 중심의 의료제도의 본보기는 병원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병원안에서 의사들이 제일 잘 났고 의사만이 우월성을 가지고 있고 간호사, 일반검사원, 병원사무직은 의사보다 잘나지 못한 사람들이란 생각을 우리 의사들이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의 의료는 의사 한사람만으로는 안된다. 병원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꼭 같은 자기 기능을 할 때만이 원활하게 병원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병원을 청소하는 청소원이나 진료를 하는 의사나 똑같은 자격의 인간적인 대우를 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의사들이 병원의 중심이 아니라, 의사들도 병원에서 ‘진료’라는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일개 요원일 뿐이다. 단지 월급을 남보다 더 많이 받는 요원일 수는 있을 것이다. 그것은 단지 수익성의 차이일뿐 근본적인 우열을 가늠하는 척도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들의 경우에 의사 주도형 의료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결국 후진성의 문제중의 하나일 것이다.
또 한가지 잘못된 점은 현대의료에서 과도한 전문화 현상 때문에 의사 권위주의가 점점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의사에 대한 의존성을 조장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환자가 의사의 전문적 지식과 기능을 신뢰하여 그것에 의존한다는 사실은 바람직한 현상으로 그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신뢰하는 것과 맹종적으로 의존한다는 것은 구별되어야 한다. 문제는, 의사가 환자에게 자신의 권위에 맹종할 것을 강요하는데 있다. 의사가 지시하는 것은 모두가 진실이며 틀리지 않기 때문에 의사에게 모든걸 맡겨두고 의사가 하라는데로만 하면 된다고 주장하면서 환자의 수동적인 자세를 요구하게 된다.


즉 의사의 권위주의는 비밀주의에 의존하기 때문에 환자의 자율성을 완전히 파괴해 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환자가 알고 싶어하는 정보는 알려 주어야 한다.”는 자세는 전적으로 환자 자신이 자기의 질병에 대한 주체성을 중요시하는 정신을 심어준다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현대의료의 또 하나의 병폐는 의료의 지나친 전문화 현상이 분파주의를 조장하여 각 전문분야의 연대가 약해지므로 해서 오히려 진료에 허점을 들어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나는 왼쪽 눈 전문의이기 때문에 오른쪽 눈은 치료하지 못한다.”라는 조크가 나올 정도로 현대의학의 전문성의 세분화는 오히려 의료계를 혼란의 모순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의학의 세분화는 분파주의를 낳고 전문분야 간의 협조적 의료체계를 어렵게 하여 전문분야 간의 경쟁과 분쟁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하여 집단이기주의를 자극하고 자기 전문분야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경쟁을 유발하기 한다. 이러한 경쟁 상태에서는 환자 중심으로 생각하는 인각적인 동기가 있을 수 없으며 오히려 환자에게 불만과 불신을 키워주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 들어 전체성 의학(Wholistic Medicine)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대두되고 있다.
오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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