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태 월요칼럼]두 개의 공간

2005.11.28 00:00:00


우리들은 두 개의 공간에서 살면서 왕래한다. 나의 공간과 나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공간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들 공간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우리들이 친숙하거나 잘 아는 사람들과의 공간을 뜻하고, 우리들과 거리가 멀거나 낯선 사람들과 사이에 있는 공간을 합쳐 두 개의 공간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나나 우리들이 가까운 친한 사람과 사이에 있을 때는 퍽이나 도덕적인 모습과 더불어 예의 있는 행동과 반듯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나와 우리와의 거리가 멀거나 낯선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무례하게 되거나 부도덕한 표현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시 말하면 친한 사람을 대하는 경우와 낯선 사람을 대면할 경우에는 각각 다른 행동의 기준과 원리가 순간적으로 각각 작동하게 된다는 뜻이며, 이것은 곧 인간의 이중적인 행동원칙이라는 체면(體面) 속에 자리 잡게 된다. 이것은 인간인 우리가 일반적으로 친한 공간과 낯선 공간에서 이중인격으로 분열되고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친한 공간에서 있을 때는 ‘지킬 박사’가 되고, 낯선 공간에 서 있을 때는 ‘하이드’ 씨의 이중인격이 된다는 뜻이다. 이중인격이란 보편적 인간이 지닌 정당한 가치나 정의로운 이성(理性)의 명령에 따르지 못하는 인간의 부족한 성격을 뜻한다.


의료계에는 동일체의식이 상당히 끈끈했었다. 만약 대한치과의사협회하면 전체 치과의사들의 권익과 친목을 위해 남보다 봉사하는 마음과 적극적인 목적의식을 지닌 치과의사들이 어려운 회무를 맡아 희생과 헌신을 일정기간 행하고 물러서는 것이었다.


협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을 중심으로 모든 회원들은 자신들의 권익을 위하여 협회와 더불어 일치단결할 줄 알았고 또 어려움에서 자기를 희생시키고 있는 협회와 임원들에 대하여 진솔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소위 2중의 공간 속에서도, 치과계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부지불식간에 전제(前提)되어 있었고 자기 직업에 대한 존엄성도 깊었기 때문에 퍽이나 협회임원이나 치과계 선배들에게 또는 치과계 후배들에게 서로가 도덕적이었고 예의바른 것이 일반적 치과 선·후배간의 행동공간이었다.


다시 말하면 친한 마당에서는 ‘지킬 박사’가 되었고, 또한 어렵고 구차한 일이 생길 경우에도 ‘지킬 박사’가 되었지 결코 ‘하이드’ 씨의 인격을 나타내지 않았던 것이 과거 치과계가 지닌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치과의사 서로는 최소한의 예의를 꼭 지켜나가야 된다는 사고가 은연중에 치과계의 도덕률이 되었었고, 그 전통이 또한 면면히 흘러왔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변화되고 있고, 실제로 많이 변화되었다. 사양할 줄 알고, 지킬 줄 아는 것이 예절의 실마리라고 한다면 사양할 줄 안다는 것은 조금 양보한다는 뜻이지 자기를 희생한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친한 공간에 서 있는 우리 치과의사들은 보다 서로를 추켜 세워주는 태도가 매우 중요한 삶의 단초가 된다.


우리 치과계를 위해 헌신하는 구회임원이나, 시·도지부임원 또 협회임원들을 위하여 조금씩 협력하고, 그 분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해주고, 이해해주고, 다가선다면 우리 치과의사라는 단체는 깊은 단결로 맺어진 성공적 단체가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가 우연히 기차여행을 떠날 때 낯선 공간인 열차 안에서 옆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이 나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고 함부로 무례하게 굴었다가 한참 후에 우연히도 상대방이 족벌관계에 있다거나, 지인의 친척이거나, 선배이거나 한 경우를 만나게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우리가 이미 무례하게 행동했던 부분에 대해서 용서를 빌게 될 것이고 나의 무례함으로 인하여 부수적으로 마음이 울적했던 평화가 다시금 회복되는 경우들을 아주 가끔은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우리 개체의 치과의사들이 우리의 협회와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는 유일하고 진실한 통로가 ‘치의신보’다. ‘치의신보’에 치과의사의 애환(哀歡)이 담겨있고, 삶의 방식이 담겨있으며, 오늘의 실존이 담겨있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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