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의 원장 이야기 치과역사(60)]경성치과의학교 부속의원의 설립 준비 (상)

2005.12.01 00:00:00

“지급 부임할 것” 1924년 4월14일 오카다 시로(岡田四郞)는 현해탄을 건너서 바로 부임했다. 조선총독부 의원의 돌문으로 들어가면 왼쪽에 보이는 빨간 벽돌 건물이 시료병동이고, 그 병동 출입구를 들어가서 왼쪽 2번째 6평정도의 방이 경성치과의학교 사무실 겸 교수실이었다. 표찰도 없고 간판도 없었다. 학교라는 선입관을 가지고 부임한 오카다 시로(岡田四郞)는 여우에게 홀린 느낌이었다.


나이가 많은 요시나가 테이(吉永 貞) 서기가 무엇인지 학생에게 주의를 주고 있었다. “조선에서는 윗사람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습관이 있는데 자네들의 태도는 뭐야”라고 했다. 학생은 순진하게 재떨이에 담배를 껐다. “선생도 지금 부임하셨다. 부속의원도 바로 생긴다.” 오카다 시로(岡田四郞)에게는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학생은 인사를 하고 물러갔다.


이때에 유리너머에서 여러 얼굴들이 신기한 듯이 엿보고 있었다. 오카다 타다시(岡田正), 야오 타로(失尾太郞) 두 선생이 돌아왔다. 초대면의 인사도 하는지 마는지 하고, “나기라 다쓰미(柳樂達見) 교장은 지금 독일 여행 중으로 2∼3개월 후에 귀교한다. 4월부터 새로운 제3학년생이 생겨 부속의원이 급히 필요하게 되었다. 도저히 교장의 돌아옴을 기다리라 말할 수 없다. 5대의 치료의자는 가까운 시일에 들어온다. 아주 빠르게 부속의원을 창설하라.”는 지시였다.


오카다 시로(岡田四郞)는 비둘기가 장난감 총을 맞았을 때처럼 멍하지 않을 수 없었다. 들어보면 5대 의자 이외에 어떤 준비도 없었다. 적어도 ‘학교의 부속의원’이라 불리는 것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므로 어의없는 이야기였다. 개인개업보다 몇 배나 곤란한 일이다. 게다가 조수(助手)도 없고 부수(副手)도 없고, 혼자서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오카다 타다시(岡田正), 야오 타로(失尾太郞) 두 선생도 강의와 실습시간 이외에는 극력 ‘학교의 부속의원’에 협력할 것이니 할 수 있다고 기합을 넣었다. 무엇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인수받은 형태가 되어서 추석과 설이 동시에 온 것같이 바빠졌다.


치료실은 사무실과 복도를 사이에 둔 건너편에 10평 정도였고, 기공실은 사무실 옆 6평 정도였다. 환자대합실은 복도에 긴 의자를 두기로 하는 등 빠르게 행동을 개시했다. 전기, 수도, 가스배수관의 장소를 지정하고 공사를 의뢰하여 하루라도 빨리 마치도록 서둘렀다.


학생용 로커, 치료의자 옆의 스탠드, 소독대, 변소설비, 기계선반, 약품선반, 기공대, 석고대, 어느 것 하나라도 가구점이나 지물사(指物師)에게 설명해도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모두 특수한 것뿐으로 도면을 그리고 치수를 기입해서 설명하지 않으면 모르기 때문에 곤란했다. 서류인쇄가 또 힘들었다. 모든 것을 원고에 쓰고, 인쇄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 가지 잊어버려도 개원 후에 불합리한 일이 생길 것을 생각하면 방심할 수 없었다. 귀금속 하나 다루는데도 선생의 도장을 받아, 회계로부터 계량하여 받아 가지고 제작 후에 잔량을 계량하여 반환하는 형식을 취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인쇄물도 10여 종류 주문하여야 했다.
3학년 학생이 현재 가지고 있는 기계 외에 의자 치료의자 5대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기계 수량서를 제출하고, 약품과 치과재료 일절을 주문 완료한 것은 5∼6일 후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아마 아는 사람이 보았다면, 5∼6일 만에 “야위였구나.”라고 말했을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주문하는 것은 대개 끝났다.
출처: 한국근대치의학교육사(출판: 참윤퍼블리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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