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태/월요칼럼]바람직한 지도자상-민주형 CEO자질 있어야!

2006.02.20 00:00:00

흔히들 영국의 엘리자베스1세를 CEO형 지도자로 부른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즉위할 그 당시에는 영국의 국내외 상황이 매우 혼란스러웠고, 영국으로서는 그 혼란을 극복하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국가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고도의 타협과 전술적인 전략을 통하여 국가의 위기상황을 극복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감동을 주고 있다. 그러나 엘리자베스1세 시대의 시대적 배경이 군주시대였고 왕권확립의 제왕적 시대였음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영국의 역사는 16세기 후반 여왕이 즉위할 당시 왕권이 약화되어 있었고, 종교는 신·구교 사이에 반목과 대립이 극심하여 영국의 혼란은 극대점에 도달해 있었다. 영국의 지정학적인 조건은 주위에 포진된 에스파냐, 프랑스 등과 적대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영국은 그야말로 절망적인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안 되는 국가적 위기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즉위한 엘리자베스1세는 총체적 어려움에 대해서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국가를 쇄신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엘리자베스1세가 개혁을 하고자 단행한 여러 가지 업적은 많다. 그 중 왕권에 도전했던 반목의 주체인 의회와 타협을 시도하여 왕권도 안정시키고 의회정치도 안정시켰다. 그리고 화폐개혁을 단행하였고, 엘리자베스 여왕은 해적선장을 기용하여 에스파냐의 침공세력을 물리쳤다. 그 당시 문화적인 기틀도 마련하여 세익스피어와 같은 대문호가 탄생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16세기의 시대적 배경이 오늘의 21세기 시대적 배경과는 전혀 다르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흔히들 기업경영과 정치가 다소간 비슷하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정치와 기업경영은 판이하게 다르다. 왜냐하면 국가기구와 국가조직, 국가정책의 모든 결정과정이 기업의 정책결정 과정과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1세를 흔히들 CEO형 국가지도자로 묘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코 엘리자베스 여왕은 현대적 의미의 CEO가 될 수 없다. 과거 영국 군주시대의 왕이 어떻게 해서 현대적인 CEO와 동일시할 수 있겠는가?


왕권시대는 왕이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홀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목표가 달성되었던 안되었든 간에, 동원된 수단과 방법을 정당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대통령이나 수상이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홀로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여 목표를 달성하려는 것은 결코 국민이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대통령이나 수상도 국민의 뜻과 여론을 귀담아 그에 따른 정치를 펼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영국의 엘리자베스1세는 CEO 엘리자베스가 아니라, 막강한 권력을 한손에 쥐고 능숙한 권모술수로 국정을 일궈냈던 전형적인 마키아벨리스트로 단정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사회도 CEO형 지도자가 필요하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CEO형 지도자라는 개념은 과거 정경유착이 뿌리를 내리고 있던 권위주의 시절의 절대적 CEO가 아닌 민주자유주의에 입각한 CEO형 지도자를 우리가 원하는 것이다. 사회조직이나 국가기관들의 성격에 따라 일목요연한 지도자상을 원하기 보다는 다양성 있는 지도자상이 적재적소에 배치될 필요를 느낀다.


기업형 CEO로서는 군대나 학교를 다스릴 수 없다. 무엇보다도 군대는 안보철학이 투철해야하며 학교는 교육철학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서 요즘 흔히 CEO만능 시대로 밀려오는 리더십 문제는 상대적인 가치일 뿐이지 절대적 가치는 아니다. 만약 기업경영의 CEO처럼 기업의 경쟁이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차원의 모습을 대학이나 국가에 적용한다면 민주주의의 모든 원칙들이 무너져 내릴 소지도 많다. 국가 지도자의 리더십은 그래서 국가통치철학의 유연성과 민주성 그리고 애국심에 지주된 통합적 리더십을 기초로 해야 한다.


현대적 CEO형의 절대가치는 윤리적으로 완성된 경영마인드와 투명성 있는 경영마인드가 기본을 이루고 있다. 현대적 의미에 있어서 CEO환경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국가 지도자가 출현하기를 우리 국민들은 바랄 것이다.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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