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봉 교수의 목요칼럼]우주 임프란트 학회장님 탄생 예고

2006.11.23 00:00:00

대한치과협회 정관에는 학회를 협회에서 인가하게 돼 있으며 현재 21개의 학회가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 인가를 받아 활동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의사협회는 78개의 학회를 회원 학회로 72개의 학회를 준회원 학회로 인준해 150개의 산하 학회를 갖고 있고, 150개의 산하 학회에서도 세분화된 몇 개씩의 분과 학회를 가지고 있으며, 대한치과기공사협회, 대한치과위생사 협회도 산하 학회를 10여개 씩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그동안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인가 정책이 너무 인색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결과 치과의사들에게 헌법이 보장한 집회 및 결사의 자유와 학문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턱없이 인가 학회가 부족한 바람에 비인가 학회가 난무하고 국내 학회로는 성이 차지 않아서 인지 재료 회사의 이름을 이용하는 학회도 등장하고 한·일, 한·중·일, 환태평양, 아시아 등의 명칭 사용은 물론, 과연 세계를 대표하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지만 버젓이 국제학회 회장도 등장하고 있다. 특히 요즈음 인기가 하늘을 치솟는 임프란트를 연구 하는 사람들의 경우 외계인들을 상대로 학회를 하는 우주 임프란트 학회 회장이라는 명칭만 남아 있지 않을까 할 정도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인가 학회들도 모두 운영이 잘 되는 것은 아니며, 비록 지금 잘 운영이 되는 학회도 초창기에는 회장이하 모든 임원진이 운영비를 내어 운영을 하면서 간간이 회원들의 회비로 보충하는 형태였는데 치과재료상들의 전시회가 유치되면서 학회들의 독립운영이 가능하게 됐다. 독립운영을 하게 된 학회 가운데 학교 교수들이 주로 참여하는 경우 교수 숫자가 늘어났기 때문에 회장 연임이 불가능해지면서 나름대로 조화와 균형 속에 꾸준히 발전했는데 관습법에 의해 선출 될 예정이었던 회장을 다수결에 의한다는 미명으로 바꿔치거나 회장직무정지가처분신청과 같은 불협화음이 들렸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학회의 운영이 잘만하면 남는 장사가 되기 때문에 비인가 학회가 난립 됐는데 그 설립 경위를 들여다보면 기가 찰 일이 많다.


어린아이들이 병정놀이를 할 때 성격이 강한 아이들은 대장을 시켜주지 않으면 병정놀이를 안 하겠다는 것처럼 회장을 시켜주지 않으면 따로 나가 새로운 학회를 만드는 분, 형님, 동생, 사부, 사형하면서 특정 지도교수님 산하 인맥들이 우르르 몰려 학회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이와는 반대로 인가 학회 중에서는 설립자분이 마음대로 학회를 운영하던 학회도 있었는데 회장도 여러 번하고 그다음 회장도 자기 말을 잘 듣는 사람으로만 임명하다 보니 회원들이 학회의 민주화를 외치다가 제명당해 할 수 없이 나와 비인가 학회를 설립한 후 민주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오히려 비인가 학회의 활동이 인가 학회의 활동보다 더 활발하다.


비인가 학회의 난립은 치과재료상들의 전시회 참가비를 증가 시키며, 이는 고스란히 부메랑으로 돌아와 치과의사와 환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감독 기능을 강화해 인가 학회의 활동이 미진할 경우 학술 활동이 훨씬 왕성한 비인가 학회를 대신 승인해 주거나, 동시에 인가를 해 주고, 유사 학회는 기존 인가 학회 산하단체로 설립할 수 있게 인가 학회회칙 개정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외화 낭비를 막기 위해 무더기 관광단 모집과 같은 해외 학회 참가 유도를 자제하도록 해야 하며, 안면이 있는 외국 치과의사 몇 명 불러 명칭만 같다 부치는 구멍가게 수준의 해외학회지부 명칭 사용도 감독해야 우주임프란트학회 회장의 탄생과 같은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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