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40주년 기획칼럼]자연치아 아끼기운동-치과의원을 “이 해 박는 집”으로 간판을 바꿀까?

2006.12.04 00:00:00

오늘날 치과계는 대학병원에서 치주환자의 치과보존과 의뢰가 하루아침에 없어지고, 임프란트 연수회가 협회지와 치과 전문지의 광고면을 도배를 하고 있는 와중에 텔레비전 광고에서까지 대중들에게 은근히 임프란트를 부추기고 있고, 일선 치과의사와 보철과 교수들도 임프란트를 최우선적으로 환자들에게 추천하는 것이 일상화 돼 있는데 한편으로는 우리 모두 치과계가 이런 방향으로만 가서는 안되는데 하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자연치아 아끼기 운동”을 전개한다고 하니 치과계 앞날을 위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르겠다.


사실 나는 오랫동안 자연치아 보존 분야에서만 일해 왔기 때문에 자연치아보존을 위한 보험수가가 지나치게 낮다는 것, 그리고 언젠가는 우리나라 경제수준이 향상되면 보건정책 당국자들이 보험수가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 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치과의사는 자연치아 살리는데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게 될 것이고 환자분들은 양질의 진료를 받고 의료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그런데 이러한 나의 생각은 정년후 인구 13만의 소도시에서 약 1년 동안 일선 치과의사 생활을 하는 사이에 언젠가는 우리 치과의원의 간판을 “이 해 박는 집”으로 바꿔 달아야 할 것 같은 우려를 떨쳐 버릴 수 없게 됐으니 이것이 나만의 부질없는 생각일까?


우리 병원 환자의 유형을 분석해 보면 20세 이상의 환자 중 약 40%가 발치하기 위해서 내원하고 대부분 치주치료나 근관치료가 불가능한 증례였는데 바꿔 말하면 상당한 수의 환자들이 발치하기 위해서 치과를 찾는다는 의미가 된다.
치과의사 입장에서 보면 현실적으로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험 치료에 시간도 충분히 배정할 수 없고, 값싸고 힘든 치료보다 웬만한 것은 뽑고 임프란트나 보철을 하고 싶은 유혹은 인지상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가 보건정책당국은 국민들의 의료 문턱을 낮춘다는 정책기조에 따라 자연치아 살리는 치료비의 보험 수가를 올리면 의과계와는 달리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고 결과적으로는 환자들의 의료비 지출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보험수가는 올리지 않고, 근래 와서는 건강보험의 보장성강화로 정책방향을 잡으면서 계속 치과의사들의 윤리적인 인내심에만 의존하고 있는 작금의 치과의료현실은 환자, 치과의사 그리고 보건정책 당국이 모두 삼위일체가 돼 치과의원을 “이 뽑고, 이 해 박는 집”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치과계의 현실은 몇몇 뜻 있는 치과의사들이 모여 “자연치아 아끼기 운동”을 전개한다고 해서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되며 예전의 “설탕 덜먹기”운동처럼 치과의사협회가 이 운동을 정책과제로 채택하고 범 치과계가 힘을 합쳐서 대국민, 대정부에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며 국민들에게는 자연치아의 기능적, 경제적 중요성을 알리고 치과의원이 단순히 이 뽑고 비싼 임프란트나 해 박는 곳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고 보건정책당국이 마침 건강보험의 보장성 구조를 적정부담·적정급여로 정책의 변화를 꽤하고 있다고 하므로 차제에 정책당국에 치과부분은 급여 확대도 중요하지만 자연치아 살리는 보험수가의 현실화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해시켜 이를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 것이다.

임성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 에이-원 치과의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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