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황화섭]치의가 투자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

2007.03.19 00:00:00

황화섭 <본지 집필위원>


재정적 관점에서 봤을 때 대부분의 개원의들은 거래하는 사람에 속한다. 일정한 시간과 노동을 투입했을 때만 재정적 안정이 확보된다. 그러므로 시간이 제로상태거나 노동이 제로상태가 될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재정적으로 상당한 위협을 받게 된다. 그래서 치과의사들은 매일 매일 진료실을 지켜야 하고 일년 내내 바쁘고 평생동안 그래야 할 것이다. 찌든 시간의 가난!


이에 반해 투자의 세계는 아주 한가롭다. 더 이상의 시간과 노동을 투입하지 않아도 재정적으로 아무런 어려움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즐겁다. 투자란 경제적 산출 장치를 만들어 놓고 시간의 등을 타고 세월의 흐름을 즐기는 것이다. 원자폭탄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게 사실은 시간의 힘이다. 지구온난화로 지구가 타버리지 않는 한 투자의 세계에서 노니는 사람은 한없이 여유롭다. 그런데 그런 장치가 뭐꼬라고 물으신다면 ‘이해하는 자가 소유한다’라는 괴테의 말로 대신한다. 황홀한 시간의 부자!


우리가 살아가면서 추구해야 할 세 가지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한다. 일과 여가 즐기기 그리고 학습을 통한 끊임없는 성장이 그것이다.


일: 직업과 관계되는 모든 것이 사실은 일이다. 진료공간에서의 핸드피스 잡기, 가끔씩 주말에 진료수준을 높이기 위한 세미나 참석하기, 게다가 의료법 개악 저지 투쟁에 참가하기 등등. 과연 우리들은 얼마나 자유롭게 아무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이런 일을 할 수 있는가? 이제 월요일에 핸드피스 놓고 세미나 참석하고 투쟁에도 참가해 보자. 그 여유 만만함이 그립지 않은가?
여가 즐기기: 진료에만 몰두하다 죽음의 문턱을 넘어보면 안다. 마음껏 여가를 즐기자. 일년에 한 번쯤 한 달 동안 발치포셉을 놓고 푹 쉬어 보자. 요트를 타고 거친 파도를 헤치며 대서양을 건너고 태평양을 건너 우리 땅 독도에 태극기를 꽂아 보자. 가끔씩 ‘야간비행’의 주인공처럼 바다같은 하늘을 가르며 우리들의 고향 지구를 내려다보자. 꿈같은 이야기인가? 주위에는 그러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시간의 노예가 되면 물론 불가능하다.


성장: 평균 수명 100세라 한다. 학습을 통한 꾸준한 성장이 없으면 사는 게 너무 따분하고 지겨울 것이다. 지난 해 일주일동안 핸드피스를 놓고 남북민간교류협의회 회원 자격으로 북한에 다녀왔다. 묘향한 계곡에서 문병란 시인의 ‘직녀에게’를 작사가 옆에서 목 놓아 불렀던 기억은 지금도 살아 가는데 힘이 된다. 5000여년 전 복희씨가 ‘주역’을 통해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를 이해하는가? 1400년 의상조사가 부석사를 창건하며 왜 부처가 다른 어느 절에서와는 다르게 동쪽을 향하는 지를. 왜 그때 심은 골담초나무는 아직도 시간을 초월해 싱싱한 지를. 삶은 은유와 추상 덩어리다. 열쇠는 줬는데 열지 못하니 삶은 희극이다. 의상조사가 울고 있다.


삶의 숨은 그림찾기는 일상 너머에 있다. 시간과 재정의 안정을 갖다주는 투자에 관한 공부는 일과 여가 즐기기와 성장을 가능케 하는 실마리이다. 먼 훗날 들숨이 막힐 때 크게 한번 웃고 가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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