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경영 알아보기(21)김명기 서울치대 치과경영정보학교실 교수]일상에서 본 경영이야기 /잘되는 병원 안되는 병원 (1)

2007.04.05 00:00:00

 

치과의사들 중에는 다양한 재주를 가진 분들이 많다. 각종 취미나 운동 분야에서 프로에 준하는 능력을 발휘하는가 하면, 치과개업을 그만 두고 다른 직종으로 전직해서 예술, 문화, 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도 한다.


여기 소개하는 박상섭 원장은 현장 경영에 일가견이 있는 분이라 여겨진다. 전직을 해도 먹고 살 만큼의 내공(?)이 있어 보인다. 그가 쓴 책 ‘잘되는 병원 안되는 병원"을 훑어 보면서, 박원장이 현장에서 감지하는 경영의 섬세한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책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다(‘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를 참조한 듯 하기도 하지만). 우선 박원장의 경영기술은 평범한 치과의사의 삶 속에 찾아내고 있다. 환자를 보면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경영의 질문을 하고 있다. “내가 만약 우리 병원에 찾아 온 환자의 마음을 알 수 있다면 환자를 상대하기가 한결 수월하지 않을까"라는 식의 질문으로부터 문제를 제기한다. 누구나 던질 수 있는 평이한 질문으로부터 경영의 지식을 구하고 있다. 경영학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경영마인드"를 태생적으로 갖춘 치과의사라 생각된다.


책의 서문을 보면, 박원장의 책 쓰기가 얼마나 소박한가를 알 수 있다. 길을 가면서 보이는 것들을 열심히 호주머니에 주워 담다 보니, 그 중에는 소중해 보이는 것도 있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소중해 보이는 것들을 동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으로 엮어 보았다는 데…. 그 내용을 보면 일상에서 시작했지만 경영의 고수가 갖는 면면을 볼 수 있다. 치과경영을 가르치노라 하면서 이 직업을 갖게 된 필자는 자리가 불안할 정도이다. 한가하게 길을 가면서 주워 모은 것이 한 권이 책이 됐다고 하는 데, 그 내용이 하나 같이 만만하지 않고 귀를 열어 들어야 할 것들이 많다. 주워 담은 내용치고는 내용 구성에 짜임새가 있고 전체로서 일관성도 있어 보인다.


필자가 부러워하는 또 한 가지, 박원장은 경영의 현장 이야기에 재미를 담고 있다는 것. 경영의 지식들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엮어 가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 현장의 사실들을 모아서 하나의 체계 위에 보편화한 결과로써 경영학 지식이 탄생하는 데, 여기에는 이론이 있고 현장에 대한 복잡한 분석이 따른다. 통계 수치와 조직이론, 기법들, 그리고 세계적 변화의 추이에 대한 해석 등 방대한 경영학 지식은 범인들의 접근을 어렵게 만든다. 경영을 개선해보자고 하는 일반적인 치과의사들에게 경영의 지식이 쉽게 다가 오지 않는 이유도 복잡하고 방대한 지식의 양 때문이리라 여겨 진다. 그런데 그 경영의 지식에 알콩달콩 재미난 것들이 있다면, 일단 접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치과임상 공부하기에 바쁜 학생들에게 경영의 지식이 주는 달콤함을 어떻게 전할까 노심초사하는 필자에게도 박원장이 갖고 있는 그런 능력이 있다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치과의사들의 재능은 다양하게 열려 있다. 경영도 그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한 분야이다. 우리 치과계에도 박원장처럼 경영의 현장에서 겪는 사례를 풀어 주는 분들이 많이 있으면 좋겠다. 현장의 경험과 사례들이 모아져서 경영의 지식과 만날 때,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도 살아난다. 세계적 기업이나 경영의 대가들 만이 경영의 지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평범한 삶의 현장을 경영의 마인드로 바라 볼 때, 그리고 실천할 때 그 결과들은 경영의 지식을 쌓는 데 일조를 하는 것이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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