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황화섭]꿈에 관하여

2007.08.13 00:00:00

황화섭<본지 집필위원>


꿈이란 치열한 현실을 비껴보는 능력이다. 가끔씩 손때 묻은 핸드피스를 비껴보라. 무한능력과 절대평화가 거기에 숨어 있다.
아파트 앞 베란다를 십 년 가까이 가꾸었다. 꽃과 나무 그리고 물 웅덩이 게다가 그늘까지. 그 안에 일본 닭 병아리 두 마리가 놀고 있다. 아침 저녁 숨은 병아리 찾기가 남모르는 즐거움이다. 핸드피스가 솜털 같다.


돌의 꿈
세찬 물 흐른 산 속 계곡 어떤 이는 낚시를 드리우고 나는 수석을 찾아 헤맨다. 지금 찾고 있는 수석 천년 전에는 혹은 먼지였고, 혹은 거대한 바위였을 것이다. 꿈을 좇아 그들도 흩어지고 모인다. 책상 위에 귀하게 올라앉은 저 수석은 돌의 꿈인가, 나의 꿈인가.

 

나의 꿈
거센 물살에 지쳐 이젠 누군가의 서재에 들어앉고 싶듯 가끔씩 핸드피스를 놓고 강 건너 피안에서 쉬고 싶다. 탈락한 아말감, 빠져나온 임플랜트. 너희들은 살만 하잖아 적개심어린 눈초리. 빛의 속도로 날라드는 행정서류(지금이 뭐 혁명기인가)!
가끔씩 ZOE묻은 손으로 핸들을 잡고 달빛 밟으며 산사를 향한다.(내 다 안다) 부처는 미소만 짓고. 어둠을 가르며 내려 앉는 산새소리, 풀벌레소리… 그리고 부처의 소리 없는 소리!
절 옆 빈 공간에 황톳방 짓고 보름달 휘영청 라이트 삼아 핸드피스를 잡고 싶다. 나를 혹은 내가 간절히 원하는 환자가 하루 한 명이면 어떤가.

 

신의 꿈
수백년 전 내 몸을 구성하는 원소 일부는 돌 이었을꺼다. 돌을 구성하는 광물질 일부는 언젠가는 누구의 치아를 구성할 것이다. 보름달 휘영청 밝은 날도 핸드피스 내려놓아라. 나하고 같이 계곡에 돌 주우러 가자. 먼 옛날 내가 돌 이었다. 낮고 지친 음성으로 신은 이야기 한다. 세상 사람들에게 내가 정말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달라고 계시한다.
나는 돌을 찾고 신은 사람을 찾는다, 자기에 대한 애틋한 그림움이 끝날 때까지!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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