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하는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성공 아이디어는 늘 풍성하다. 그런데 그들 중 막상 사업에 성공한 사람들은 많지 않다. 머리가 좋고 말 주변이 좋은 사람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머리가 좋아서 아이디어 많은 사람일수록 곁눈질이 심하고 사업의 타이밍과 직관적 판단력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어떤 아이템 사업 시장이 성장한다고 해서 붐에 편승해서 창업을 해서는 안 된다. 성공하는 사업에 관한 정보나 아이디어 만으로 그 사업을 안다고 할 수 없다. 사업이란 일을 해가면서 배워서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디어가 사업 현장의 기회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상당한 검증과 숙성을 거쳐야 하는 데 창업자들은 흔히 아이디어가 곧 기회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런 정보와 지식은 수집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사업이 지연될 수도 있으며, 현장 상황과 어긋나는 내용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창업의 아이디어란 ‘현재 시점"에서 예측 가능한 답안이다. 그러나 사업의 대상 시점은 미래의 일이므로 사업이란 원초적 불확실성을 갖게 된다. 현재의 의사결정이 당장은 올바른 결정이 될 수 있지만, 미래의 외부환경은 창업자가 통제 불가능하기에 오늘의 올바른 결정은 내일의 불합리한 결정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창업에 필요한 소요자금은 늘 창업자의 예상을 초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많은 벤처기업들이 소자본으로 창업하지만, 기술 개발 일정은 초기의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연구개발이라는 프로젝트가 갖는 특성이기 때문이다.
설령 연구개발에 성공해도 그 이후 제조와 판매라는 또 다른 난관이 있다. 이는 개발자로서 창업자들이 흔히 간과하기 쉬운 과제이다. 흔히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이기에 제품이 시장에 나오면 팔린다는 일방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개발자들은 이런 성향이기 때문에 오히려 제품 개발에 성공할 수 있는 지 모른다. 그러나 대량 생산을 위한 시설 투자와 운영방안이나 마케팅 경쟁을 염두에 둔 판촉 활동 등은 개발자의 능력 바깥에 있는 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의한 창업인 경우, 선발자의 입장에 서게 된다. 이때 창업자가 갖는 선점 효과로 성공의 기선을 잡기도 하지만, 역으로 사업 실패의 위험에 처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를테면 후발 제품이 선발제품의 결점을 보완해서 비용을 낮추고 마케팅을 강화한다면 선발 제품을 능가할 수 있다. 선발 업체의 제품은 연구개발 과정에서 들인 비용 때문에 제품의 단가를 더 낮출 수 없으나 후발 업체는 선발 제품을 참조해서 비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디어의 실천은 시장 상황의 타이밍과 맞아야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시장이라는 시스템은 창업 아이디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일종의 시스템 오류이다. 어떤 아이템이 성공해서 수익이 높다고 하면, 다수의 후발 주자들이 시장에 참여하게 되고 결국 초기 시장 진입자의 제품 채산성은 악화된다. 공급 과잉으로 인한 과당 경쟁으로 다수의 기업들은 문을 닫게 된다. 사장이라는 기전이 수요와 공급을 만나게 해주기도 하지만, 공급 과잉을 초래해 공급을 축소시키는 오류를 낳기도 한다.

창업 성공의 지침은 없는 것일까? 책의 저자는 성공하자면 우선 창업자가 가장 익숙한 분야에서 시작하라고 한다. 그리고 시장 상황을 잘 읽어서 잠재된 위험을 미리미리 파악해서 준비하라는 것과 예상치 않은 시장 변화는 항상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생각하던 자기 방식에서 항상 벗어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라고 충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