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경영 알아보기(44김명기 서울치대 치과경영정보학교실 교수]신뢰의 함수 불황을 뚫는 생존전략 (6)

2007.10.04 00:00:00

 

사업하는 사람들은 보면 항상 바쁘다. 회사 내 회의도 많고 조직 내·외부에 만나야 될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각종 보고서, 자료, 정보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을 만나서 나누는 정보가 훨씬 정확하고, 필요할 때 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자면 미리 알아두고 사귐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 사귀기에 열심인 사람들도 사업에 실패하게 된다. 사람들은 서로 신뢰를 원하지만 비즈니스를 만들만한 수준의 신뢰를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목표지향적이며, 그런 사람일수록 자기에게 필요한 사람 사귀기에 적극적이다. 그런데 자기가 도움을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마찬가지로 자기에게서 도움을 얻고자 하는 쌍방 관계이다. 비즈니스 관계에서 자기와 남 사이에는 쌍방적인 기회주의적 행태가 생겨 나기 마련이다. 물론 쌍방의 거래가 직접적이고 중요한 것이라면, 법적 계약서를 통해서 서로의 신뢰 기반을 마련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서로 간에 상대를 신뢰할 만한 수준에서 거래를 하게 된다.


소규모 창업인 경우, 직원들 간에 연고를 기반으로 함께 일하는 가족주의적 조직 문화와 운영방식을 따르게 된다. 대학 선후배, 서클 선후배, 고향 선후배 등 기존의 인연을 바탕으로 신뢰를 구축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서로 간에 인간적 유대감을 바탕으로 흉허물 없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으며, 일을 처리하는 데 민첩성과 유연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경쟁이나 외부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되면, 이들의 신뢰는 쉽게 흔들리게 되는 데, 이러한 혼란은 조직 운영의 원칙과 질서를 마련하지 않은 경우에 조직은 더욱 불안정하게 된다.


연고를 기반으로 친구, 형, 동생이라고 부르는 관계에서 회사 조직 상의 관계로 전환하자면 저항이 따를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친구를 아무개 이사라고 불러야 하고, 동생처럼 여기던 후배의 보고를 회의 석상에서 비판해야 하기 때문이다. 설령 성공적으로 연고 기반에서 조직적 운영 질서 체계로 탈바꿈을 한다고 해도, 지분과 이익 배분이라는 민감한 문제에 부딪치게 되면, 연고에 의한 인간 관계는 하루 아침에 분노와 다툼의 관계로 전락하기 일쑤이다. 상대방에게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실망과 분노의 감정은 더욱 깊은 골이 생겨난다.


사람들 간에 인연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신뢰 관계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신뢰는 위기의 고개를 넘을 때 마다 학습하면서 쌓여 가는 것이지, 마음으로 헌신한다고 해서 비즈니스 현장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식의 신뢰는 없는 듯하다. 이성적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서로 간에 신뢰하고 신뢰받기를 원하지만, 그런 마음 만으로 조직을 운영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많은 창업의 경험에서 말해 주고 있다.


결국 사람들 간에 신뢰는 인간적 관계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기왕의 인연에서 출발해 원하는 만큼의 신뢰는 조직의 문화와 시스템에 반영돼야 한다. 있을 수 있는 이해관계, 상훈과 보상, 예측 가능한 이탈과 조직의 내부 갈등에 대해 투명하게 그리고 조직원들의 중지를 모아서 원칙과 질서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스템이다. 갈등이나 이해 관계의 대립이 발생할 때 미리 합의한 시스템 운영의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면, 분쟁의 소지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네트워크형 치과병원을 구축한다고 투자 유치를 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투자자들은 사업이 성공해서 최초 주식공개(IPO)를 할 때를 상정하고 투자지분을 헤아린다. 그러나 창업주와 치과의사 투자자, 그리고 외부 투자자들은 서로 다른 역할과 배경을 가진 자들이기에 이들의 계산법은 다를 수 있다. 성공하지 못할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사업해체 조건도 명확히 해두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주식 대박의 꿈에 사로잡혀 진정한 신뢰를 보장할 시스템 마련에는 소홀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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