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경영 알아보기(45)김명기 서울치대 치과경영정보학교실 교수]합리성의 한계 행동경제학 (1)

2007.10.18 00:00:00

정치학자가 정치가로 성공하는 경우가 드물고, 경영학자로서 기업을 일으키는 경우도 흔치 않으며, 경제학자가 큰 부(富)를 만드는 예도 찾아 보기 힘들다. 정치학에서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권모술수를 헤아리는 데는 한계가 있고, 경영학은 미래가 아닌 과거의 경영방식을 바탕으로 지식을 엮어내며, 경제학에서는 현실에서는 있기 어려운 가정을 세워서 각종 법칙의 체계와 원리를 배우기 때문이다. 이들 학문이 태동 당시 계몽주의 시대가 말하는 인간의 합리성 근거에 집착한 결과, 지식의 현장성이 결여돼 있는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들이 배우는 경영학 지식이 현실에서는 별로 쓸모가 없는 관념적 진리이거나 현학적 사고놀음에 지나지 않는단 말인가? 결코 그렇지는 않다. 경영학은 60년 대 이후 전통적 학문적 영역에 머물지 아니하고 기업 현장의 필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꾸준한 적응과 변화를 추구해 왔다. 그래서 생겨난 학문 분야가 마케팅이고 현장 사례 중심의 교육 방식 등이다. 고객의 마음을 이해하고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공급자는 재화를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 마케팅이며, 지식의 현장 적용을 중시해서 생긴 것이 사례 중심 교육이다.


여기서 소개하는 행동경제학은 경제사회라는 테두리에서 행동하는 사람들의 사회심리적 현상으로서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고 그 결과로서 사회현상으로 나타나는가에 대해 고찰하는 학문이다. 이는 전통적인 경영학이나 경제학에서 사람들이 미리 계획된 합리성에 근거해 움직인다는 가정과는 차이가 있다. 달리 표현하면 사람들은 ‘계산된 합리" 보다는 ‘감성"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유행에 뒤쳐지기 싫어서 새로 유행하는 옷을 사거나, 유행하는 책과 알려진 레스토랑을 찾는다. 충동구매도 그렇고 주식투자를 할 때 직감에 의존하는 경우도 합리적 행동이 아니라 구매자의 심리적 현상으로 봐야 할 것이다.


치과의원을 찾는 고객들의 행태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 환자가 치과서비스를 구매할 때 자신이 지불하는 금전적 가치와 치료 이후 자신이 누리게 될 구강 건강에 대한 만족 정도를 헤아려서 서비스를 구매하는가? 그렇게 ‘경제적" 합리성 만으로 행동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바다. 환자와 술자 간에 소위 말하는 정부의 비대칭성 즉 지식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술자의 기대치와 환자의 기대치는 서로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서비스를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는 데는 환자가 갖는 경제적 논리 보다는 환자의 만족에 영향을 주는 심리적 요인이 더 크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많은 치과의료기관들이 건물 인테리어에 상당한 비용을 들이고, 능숙한 일솜씨와 세련된 외모를 소유한 코디네이터들을 고용하며, 치과의사들은 의복과 말투 등 눈에 보이는 것들을 세심하게 다듬어 환자의 마음을 움직이려 하고 있다. 만약 고객이 냉철한 이성과 합리로 무장된 사람들이라면 치과의원이 보여주는 이러한 치장들이 경제적 비용으로 자신에 돌아 올 것이며, 이는 진료라는 본질적 소비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한다면, 환자는 이런 서비스를 외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고객들이 보여주는 소비 행태는 그렇지 아니하다. 그들은 현대 소비사회가 가져다 주는 사회심리 현상을 자기도 모르게 몸에 익히고 있기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을 다루는 이 책에서는 사람들의 제한된 합리성을 다루고 있다. 경험에 의거해 사물을 판단하거나 잘못된 편견이지만 옳다고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의 심리 상태 등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사람들이 흔히 갖게 되는 판단의 오류, 경제적 사고의 한계를 알게 된다면, 개업의들이 접하게 되는 많은 고객들의 구매 심리, 경영 개선을 위한 전략적 사고, 주요한 사업적 의사결정을 하는 데 보다 현실적 사고를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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