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렬교수의 법치의학 X파일(56)]침대 시트로 구명줄 만들어 탈출

2007.11.05 00:00:00

<1590호에 이어 계속>


오전 10시경 사무원 한 사람이 도착해 건물정면으로부터 사무실쪽의 로비에 들어섰다.
그가 정문 주입구를 지날 때에는 철제셔터 때문에 머리를 숙여야 했다. 로비 오른쪽편의 엘리베이터를 탈 때에는 6층의 버튼을 누르고 탔는데 웬일인지 엘리베이터는 4층에서 멈추었다. 엘리베이터를 내려 로비에 나서보니 연기가 차 있었다. 건물에 불이 났다고 직감한 그는 계단으로 달려갔으나, 계단은 셔터가 닫혀 있어서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 밖으로 나와 건물 뒤쪽으로 가보니 1층부터 3층까지 불에 타고 있었다.


이때 소방대가 도착했는데, 21층에도 역시 불길이 보였다. 3층에서 벽지를 바르고 있던 한 노동자는 건물 밖에서 폭음이 나는 것을 들었으나 계속 일하다가 실내의 에어컨벨트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발견하고, 즉시 그 자리를 뜨려고 했을 때에는 이미 계단에 연기가 몹시 차 있었다.


그래서 창쪽으로 달려가 2층의 창문으로 뛰어 내려 안전하게 살아났다. 그러나 상층부에 있던 다른 사무원들은 이 사람처럼 운이 따르지는 않았다. 6층에 있던 한 사람은 8층에 올라가 그곳에 있던 2명의 회사동료들과 합류했으나 이 세사람은 꼼짝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사망할 수밖에 없었다.
18층에서 계단으로 17층까지 내려갔으나, 연기와 열 때문에 더 내려가지 못해 창밖으로 뛰어내려 일단 피난은 했으나, 얼마 후 병원에서 사망한 사람도 있었다. 연기냄새와 종업원들의 화재 경보소리에 자리를 차고 일어난 호텔 손님들은 피난하려 했으나, 피난할 수 있는 곳은 복도일 뿐 계단은 연기와 열기로 충만했다.


저층부에 있던 사람들은 안전하게 뛰어 내리거나 시트로 끈을 연결해 내려오기도 했으며, 창가에서 구조를 기다리기도 했다. 또한 옥상에서 헬리콥터로 구조된 사람들도 있었으나, 다른 고층부에 있던 사람들은 절망적이었다.


7층에서 일하던 한 종업원은 복도에서 연기냄새가 나는 것을 보고 화재가 났다는 것을 직감해 각 객실문을 두드려 손님들을 깨우고 난 뒤 계단을 통해 8층으로 올라가 호텔 뒤쪽의 7층 옥상으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 살아났다. 이 사람처럼 50명의 종업원들과 손님들이 8층에서 호텔뒤쪽 7층 옥상을 통해 구조됐다.


전화교환원 한 사람은 연기가 5층의 교환실에 들어가고 있었으나, 계속 교환실에 앉아 있다가 연기가 심해지자 동편 창쪽으로 달려가 인접한 4층 건물의 지붕으로 뛰어 내려 부상하나 없이 살아날 수 있었다. 이 교환원 같이 살아난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그밖의 사람들이 질식해 죽었으며, 수명의 호텔손님들은 시트로 끈을 만들어 동편의 벽을 타고 내려오려고 했다. 8층에 있던 2명이 이러한 방법으로 피난했다. 15층 한 손님은 시트로 끈을 만들어 14층에서 내려오고, 같은 방법으로 계속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이렇게 해 7층까지 내려갈 수 있었으며, 여기에서 소방원이 던져준 구명밧줄에 의해 안전하게 구조됐다.


한편 또 다른 사람들이 옥상에서 헬리콥터로 구조를 받아 보려고 스카이라운지로 올라갔으나, 스카이라운지의 상태가 악화돼 여러 사람들이 죽게됐다. 비공식적인 자료에 의하면 스카이라운지에서 23명의 희생자가 발견됐다고 한다.


수직사다리를 타고 옥상에 올라간 사람은 8명이었다. 라운지에 갇힌 많은 사람들이 옥상으로 대피하지 못한 것은 옥상으로 통하는 계단문이 잠겨 있었기 때문이다. 군헬리콥터는 구명줄을 이용해 옥상에 올라있던 사람들을 구조할 수 있었다. 불행히 이들 중 2명이 인근 고층건물 옥상의 안전지대에 도착하기 전에 떨어져 죽었다.


하층부에 도달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불행하게도 절망의 상태에 직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절망에 질려 많은 사람들이 뛰어 내리다 죽어갔는데, 어떤 사람은 충격을 줄이기 위해 메트리스를 안고 뛰어내리는 무모한 행동을 시도했다. 이 건물의 전후 그리고 인근 건물의 옥상에는 무수한 시신들이 흩어져 있었다. 법의학적으로 검토해 보면 4층 이상의 높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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