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 / 김현정[본지 집필위원] / 인내와 희망이 절실히 필요한 때

2008.07.14 00:00:00


경제대통령이라는 국민의 기대를 한껏 받으며 금년 2월 서설 속에 5년 임기로 취임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교만에 기인한 광우병 파동, 유가 급등, 세계경제의 불안정과 맞물리는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 등 外憂內亂에 처해 있다.
지난 주에는 코스피지수가 1500대로 급락했다. 아시아 국가 대부분의 주가도 동반 하강했지만, 우리나라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두 배도 넘게 큰 폭으로 급락했다. 외국인들이 우리 경제에 대한 불신에서 “Sell Korea" 하기 때문이란다. 주가가 이렇게 급락하면 다음 날 반등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번 주가 하강은 금년 하반기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다. 더 불안한 것은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는 데도 그나마 취임 초기의 자신감에 차 있던 대통령의 행보마저 최근에는 갈팡지팡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수백 년의 역사 속에 견고히 정착된 여러 국가들에서는 양당 정치가 기본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의회정치를 보면 보수 여당인 한나라당, 진보성향 야당인 통합민주당으로 양당 체계를 이룬 것 같아 참 보기가 좋았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경제국면의 하강이 예상됐고, 요즘같이 어려운 때 국민들의 민생안정을 위한 법제정이 주요 의무인 국회의원들이 직장(?)인 국회를 버리고 길가로 나선 것도 시작부터 볼썽사나운데, 이름만 들어도 지겨운 광우병 사태가 어느 정도 소강국면에 들어가는 데도 아직도 국회를 나 몰라라 하고 명분 찾기에 급급하는 것은 더욱 한심하다. 더욱이나 정당들 내의 권력다툼이란 할 말을 못 찾겠다.
그렇다고 우리국민이 멋진 국민일까? 시청 주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고립시키고, 국민의 세금으로 가꾸는 잔디밭을 고사시키며, 기름 값도 비싼데 교통체증으로 길가에 돈 뿌리게 하고….
지난 6월 말에 미국 UCLA에서 Yagiela 교수 부부가 오셔서 소공동 롯데 호텔에 묵으셨다. 사모님이 우리나라에서 인상 깊은 것은 고궁과 정력적(?)인 시위라 한다. 미국에서는 조용히 피켓 들고 있거나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도로를 왔다 갔다 하면 그만이지 이렇게 밤새도록 노래하고 구호 외치는 것은 처음이라 무척 인상적이라 한다. 이미 시위 시작한 지 수주 됐다 하니 더 이상 아무 말씀 없으셨다.


금년은 정말 어려운 한 해였고, 한 해일 것이라 한다. 우리는 어려운 때일수록 잘잘못을 따질 것이 아니라 서로 힘과 지혜를 모을 때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겠지만 좀 더 이해하고, 노력하고, 참고 인내하며 기다릴 때다. 지금은 비록 못나 보이고 믿음이 안 가지만 어쩌겠는가? 임기 5년인 대통령 단임제를 지닌 우리나라에서는 비록 심적으로 잘 안될지도 모르만 앞으로 남은 4년을 위해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믿어주고 힘을 실어줄 때다. 제2의 IMF라 불리는 이 때 1997년처럼 장롱 속에 꼭꼭 숨겨 두었던 금붙이를 꺼내들 것이 아니라 가슴 속에 깊이 묻어둔 희망을 끄집어 낼 때다. 그리고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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