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잃어버린 10년에 독도도 포함되는가?/박용덕

2008.08.11 00:00:00

귀하께서도 과거에 소중한 것이 많았을 텐데, 요즘에 잃어버린 것이 없습니까? 명예를 쌓는데 10년 걸렸는데 요즘은 단 며칠 만에도 흔적없이 사라지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귀하의 명예와 건강을 위해 제발 보신제일주의로 복지부동하세요.


초중고 학생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노는 것조차 잊어 버려 사교심도 떨어지고 모든 것은 성적 우선으로 공부 잘하고 영어 잘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강의중 치전원 학생들에게 물었더니 학생들 관심은 과거 학부시절에 충당된 등록금과 시간을 잃게 되었단다. 10년 전 IMF 시절에 우리네 가장들은 직장과 가정을 잃고, 수없는 목숨도 잃었다. 주식투자자는 폭락장속에서 반토막된 주식으로 몸둘 바를 모르겠고, 속절없이 떨어지는 아파트값을 원망한다. 수출가는 원자재 값 상승으로 원가도 못미치는 장사로 잃는 것이 너무 많아 어려움을 겪는다 한다. 촛불시위로 경찰과 몇 대 주고 받고 국력낭비까지….


치과의사는 무엇을 잃었을까? 최근 각종 매스컴을 보면, 환자 잃고, 신용도 잃고 결국 본래부터도 없는 명예마저도 손상돼가고 있다. 더욱이 국민으로부터 욕심쟁이라고 이기적이라고 질타까지 받고 있으며 장기간 지속되던 치과계 불황이 최근에 더욱 가속이 붙은 느낌이다. 경영도 힘든데, 치과 운영에 절실한 인력마저도 부족하고 누가 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도 없어 미칠 것 같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무얼 잃었을까? 올해만 들어 소고기 파동으로 미국인 한테 자존심을 잃었고, 덕분에 재협상 어쩌고 해 국제적으로 신용불량자도 될 뻔했다. 처음엔 미국인 본고장에서 우리 대장이 골프 카트를 멋지게 운전해서 국익신장에 도움이 되겠다 싶었는데, 운전만 연습한 꼴이 되어버렸다. 곧이어 북한 동포한테도 얻어 터졌다. 더욱 외국 사람들한테는 자존심과 독도가 통째로 넘어갈 지경이다. 대지진이라도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4학년 4반이 되는 동안 듣기만 했던 양육강식이란 말을 처음으로 써본다. 솔직히 필자는 이 대목에서 화병이 날 지경이다. 완전히 동네 북이 된 느낌이다. 내 앞마당에서 조차 발 뻗고 편히 못자는 우리의 자존심이 몽땅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너무 궁금한 것이 있다. 왜 사람들은 책임질 만한 사람들이 복지부동으로 일관할까? 아하 평생 먹을 것과 좋은 집이 있으니까 현재의 지위는 보너스라고? 그럼 왜 보너스 가지고 국민들 패고, 우리 자존심은 남한테 팍팍 팔아 주면서 자리지키는 거야? 대장은 졸병을 버리지 않는 법인데, 그래야 존경받고 똘똘 뭉치고 충성하는 법인데 말이다. 복지부동자들은 한국인 자존심이고 미래고 안중에 없다. 시간만 채우고 지나가면 월급나오지, 아래 사람들이 내 말 잘 들어 주지, 대장 비위 맞춰가면서 시간만 떼워 가면되지….


민주주의 속성 중 하나인 다원주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놈의 다원주의가 우리 생각들을 너무 복잡하게 만들고 많은 것을 인정해주기 때문에 질서잡기가 힘든 것이다. 개나 소나 머리 크고 힘 커지면 한마디씩 고집피우거든…. 그래서 대장이 힘든거다. 너희는 무조건 내말을 따라야 하는데… 소고기도 먹으라면 먹고 말이지….


최근에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자주 듣곤 한다. 맞다. 정말로 이 정부가 지난 10년을 잃어버리고 있다. 이 기간에 우리 가정과 직장도 지켜냈고, 국가 자존심도 튼튼히 했다. IMF도 극복했고, 민주주의 평등성과 질적 성장도 이어졌다. 그런데 쌓기는 10년 걸렸어도 잃어버리는 데는 몇 개월 걸리지 않았다. 권위주의가 살아 돌아오고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듯한 느낌이다. 다 좋다. 잃어 가는 10년은 다시 세워갈 수 있으니 독도만은 지켜다오. 그나마 우리 마지막 자존심이다. 우리 모두 독도를 사랑하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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