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세비키 혁명 당시 러시아의 마지막 왕가 즉 1613년부터 1971년 2월 혁명전까지 러시아를 다스린 왕조 로마노프왕가(Romanov)는 볼세비키들에 의해 예카테린부르크(Ekaterinburg)에서 니콜라이 2세 황제 Tsar, 왕비 Tsarina, 네딸 Olga, Tatyana, Maria, Anastasia, 외아들 Alexei와 왕가 주치의, 3명의 하인들이 모두 혁명군에게 총살돼 암매장 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그 무덤은 발견이 되지 않고 있었다.

그로부터 수 십년 후인 1991년 예카테린부르크 근처에서 그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묻힌 무덤이 러시아의 두 명의 아마추어 역사가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유골의 상태는 심하게 손상돼 있었으나 시체가 9구 였다는 것은 알 수 있었고, 금으로 된 치아는 그들이 귀족임을 추정하게 했다. 그러나 두개골이 총상으로 손상됐고 안면부는 심하게 파괴돼 고전적인 방법인 안면검사로 식별하는 것이 어려워 진위 여부에 논란이 거듭됐다. 이에 러시아 연방의 법의학 전문가들이 DNA typing이라는 최신 분석기법을 수행해 유골의 주인이 로마노프 왕가의 니콜라이 2세 황제와 아내 Tsarina와 다섯 자녀 중 3명의 딸과 주치의와 하인들의 것으로 결론지었다.

이로써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는 사후 80년만에 선왕들이 묻혀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피터플성당에 안장되고 러시아 황실사의 복원에 성공했다.

DNA 분석은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진행됐다. 9구의 유골의 뼈에서 DNA를 추출하고 polymerase chain reaction(PCR)으로 양을 증폭해 DNA 분석을 했다. 우선 유골의 성을 알아내기 위해 sexing test를 했다. X와 Y의 상동 유전자인 amelogenin은 X와 Y 특이적으로 그 길이가 다르다. X의 amelogenin은 106 basepairs이며 Y의 것은 112 basepairs로 이들의 길이를 구분해 성을 구분한 결과 5명이 남자이고 4명이 여자임을 알 수 있었다. 이들 사이에 가족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STR(short tandem repeat)을 비교했다. STR이란 짧은 염기서열이 5회에서 20회 정도 반복돼 나타나는 DNA의 부분으로 개인에 따라 반복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고 유연관계가 가까울수록 비슷한 길이의 STR을 같는다. 이들 반복 횟수에 따른 STR의 길이를 비교함으로써 같은 가족임을 확인할 수 있다. STR locus인 HUMTHO1을 비교한 결과 다섯 명이 부모와 자녀들로 구성된 가족임을 확인했다.

뻐의 손상된 상태와 묻힌 장소 등은 이 가족이 로마노프 왕가일 것으로 추정됐지만 좀 더 명확한 증거가 필요했다. 그래서 유골의 DNA를 당시 살아있던 로마노프 왕가의 먼 친척들의 DNA와 비교 분석하는 실험을 해 이들이 로마노프 왕가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는 모계로부터만 전해지므로 모계 친척들의 mtDNA를 조사함으로써 같은 혈통임을 추정할 수 있다. mtDNA는 세포당 copy 수가 많으며, chromosomal DNA에 비해 더 오랜 기간 유지되고 mutation rate도 더 높아 염기서열 다형성(DNA seguence polymorphism)을 보이는 부분을 확보하기 쉬워 분석하기가 훨씬 용이하다.

왕비 Tsarina는 Tsarina의 생존해 있는 모계 친척과 mtDNA의 다형성을 많이 보이는 염기서열(nt 161155∼16178)을 비교한 결과, 같은 mtDNA를 갖고 있어서 유골이 Tsarina임을 알 수 있었다. 아이들 유골의 mtDNA도 Tsarina와 같아 한 가족임을 다시 증명할 수 있었다.

한편, 왕 Tsar로 추정되는 유골의 mtDNA는 heteroplasmy를 보였다. 모계 친척과 같은 mtDNA를 더 많은 비율로 갖기는 하나 다른 염기서열에 의해 그들이 정말 로마노프 왕가임을 증명하는데 장애가 됐다. 로마노프 왕가가 아닌 그들의 가까운 친척으로 추정되기도 했으나, 비슷한 연령과 성별을 가진 가족도 없고, 무덤이 발견된 장소와 상황 등이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