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삶-혜원 스님]부처님께서 주시는 복

2008.11.06 00:00:00

 절에 가서 부처님을 모셔놓은 불단에 공양물을 올리고 절을 하는 불자들을 보고 모르는 분들은 우상 숭배니 이런 말을 쉽게 하는데 그건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서 하는 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2500여년 전 이 땅에 오셔서 삼라만상 유정(有情) 무정(無情)에 모두 불성이 있음을 깨치시고 그것을 모두에게 알려주셨습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는 부처가 될 수 있는 성품이 있거니와 저 하늘거리는 풀잎과 하찮은 듯이 모이는 미물에게도 모두 그와 같은 성품이 있다고 하심으로써 같은 인간끼리도 존엄과 멸시의 극대화 된 차이를 두던 계급 사회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너무나 나약해 약육강식 하는 생태계의 사슬 속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없었으며 그로 인해 사람들은 본능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뭔가 인간보다 우위에 있는 절대적인 존재를 만들어 그것에 복종하기를 즐기며 그 속에서 안위를 찾고자 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누구든지 자기 마음을 다스리고 밝히면 자기가 곧 부처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고 하신 말씀은 얼마나 큰 광명이었겠습니까.


그러니 그러한 가르침을 주신 부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우리 또한 부처님께서 가신 그 길을 걸어서 윤회하는 세계에서 벗어나 대 자유인이 되겠노라는 서원을 굳건히 하는 것이 불자들이 올리는 절의 의미입니다. 더불어 올리는 공양물이나 정성금에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와 같은 길을 걸어서 모두가 부처가 되기를 발원합니다.’ 하는 정성을 담은 것이니 그러한 보시보다 더 귀한 마음은 없을 것입니다.


복은 불상에 대고 절을 함으로써 부처님께서 주시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지은 선행과 자기가 쌓은 공덕에 의해 저절로 오게 되는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진정한 선행과 공덕은 물질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마음 보시를 통해서 이뤄지는 것입니다. 스님들에게 많은 공양을 올린 양무제에게 달마대사가 공덕이 하나도 없다고 한 것은 진정한 보시는 물질에 달려있는 것이 아님을 크게 시사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 전에 엎드려 마음 속의 발원을 올리는 모든 불자님들은 그 발원이 자신의 이기적인 일을 성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와 상대에게 다 이익이 되는 일로써 돌아가게끔 발원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상대에게만 좋은 일이 되고 내 일은 제대로 성취되지 않는 것은 아닐까 염려도 되실 것입니다. 그러나 불법의 오묘함은 우리의 이성만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곳에 있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나와 남을 위해 함께 마음을 내었을 때 내게도 좋고 남에게도 좋은 일이 일어나 두루두루 밝게 되는 것이 불법의 묘용입니다. 마음을 인의롭게 해서 남에게 부드럽게 말해주고 부드럽게 대해주는 사소해 보이는 일이 그 마음의 진실함으로 인해 용서와 화해가 돼 돌아옵니다. 그것이 바로 부처님께서 주시는 복인 것입니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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