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김현정]아시아 치의학의 미래를 꿈꾸며

2008.11.10 00:00:00

김현정<본지 집필위원>


지금으로부터 7년 전 필자는 베이징과 연변자치구를 처음 방문했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은 호텔 등의 일상생활에서 구색은 갖춰져 있으나 뭔가 어설프고 기능적으로 보면 많이 부족한 부분이었다.


필자는 지금 다시 중국에 있다. 제2회 아시아치과마취과학회(The Federation of Asian Dental Anesthesiology Societies, FADAS)가 상하이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제작년에 일본 사뽀로에서 준비모임, 작년 일본 키타큐슈 코쿠라에서 제1회 FADAS 학회에 이어 두 번째 학술대회다. 내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제3회 대회가 개최된다. FADAS는 아시아에서 치과마취과학회가 창립돼 있는 일본·중국·한국 세 개 나라를 중심으로 아시아 국가들에서 치과마취과학의 발전을 위한 학술대회이다. 1978년 떵샤오핑이 션쩐을 개방한 이후 중국은 급격한 변화의 한 가운데 있어 왔고, 금년까지 10% 이상의 눈부신 경제성장률을 보여 왔다. 그러나 외형적으로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이지만 아직도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만이 해결해 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적인 미숙함이 있는 중국에서의 이번 학회를 일본이나 우리나라의 조직위원회에서는 걱정반 기대반으로 지난 1년 동안 학회의 준비과정을 지켜보았다.


중국은 놀라운 나라다. 3일 동안의 학술대회는 영어 통역을 동반한 발표들이 팍팍한 일정으로 이뤄졌다. 비록 프로그램이 통역에 필요한 시간을 배정하지 않았기에 예정시간보다 1∼2 시간 늦어졌지만, 정성이 느껴지는 학회준비, 만찬, 해외에서 온 참석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진행상의 미숙함과 준비의 어설픔을 보상하고도 남는다.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학술대회를 참석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일본치과마취과학회 학술대회를 꾸준히 참석하면서 일본의 치과마취과의사들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된 것처럼 멀게만 여겨지던 중국 치과의사들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짐을 느낀다. 장애인학회 등 다른 치과영역에서도 학회 차원에서 일본·중국 등과 보다 적극적인 관계를 만들고자 인적, 학술 교류 등을 활발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역시 비슷한 문화배경을 지닌 중국·일본·한국인들은 서로 통할 수 있는 뭔가가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북미, 아랍 국가들, 더 나아가 나라이름에 스탄이 붙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등의 나라들의 치의학계도 각각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들이 여러 분야에서 이뤄진다면 유럽연합 같은 공동체가 우리 일본·중국·한국 세 나라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닐까 한다.


특히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와는 달리 보철과, 구강외과, 보전과 등의 중요 임상분야 뿐만 아니라 장애인 치과, 치과마취과학 같은 분야도 교육과 임상에 관련된 여러 시스템이 잘 정비되고 갖추어져 있어 학문 활동을 함에 있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일본의 학술대회를 참가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일본치과의사들의 진지한 학문에 대한 자세에서 비록 10년 이상 지속된 장기불황과 이에 따른 치과의사들의 생활상의 곤란함을 넘어선 선진국의 저력을 느끼고 배운다.


이번 중국의 학술대회에서는 참가한 치과의사들의 치의학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비록 많은 부분에서 global standard에 부족하지만 대국만이 할 수 있는 저력을 느끼고 있다. 중앙, 동남, 중동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는 다르게 우리 동북아시아 세 나라는 비슷한 문화적인 배경으로 서로 경쟁이 아니라 화합을, 시기와 질시가 아니라 격려와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세계 치의학의 중심이 될 수 있게 단결해야 하지 않나 싶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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