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선칼럼]놀이문화

2008.11.20 00:00:00

놀아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 못 노 나니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
人生은 일장춘몽(一場春夢)에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이 노랫말은 민초들이 흔히 부르는 노랫가락의 가사이다. 자못 낭만적인 정취가 서려 있기도 하지만 좀 방일한 맛이 끼어 있기도 하다.


우리의 지내온 세월을 살펴보면 가난과 외세침략 등으로 그리 평화스러운 삶은 아니었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뚜렷한 풍광이 자못 흥취를 자아내기에 충분한 놀거리를 만들어 준다.
만 가지 꽃이 다투어 피는 봄이나 오색단풍이 수려한 가을 풍경은 가히 봄놀이나 단풍구경거리로는 제격이다. 특히 산자수려한 가을 산야는 수많은 단체모임에서 빠질 수 없는 단풍놀이로 방방곡곡이 부산하다. 각종 학교에서도 가을 수학여행을 가는 절기이다.
자연스레 전국의 명산대천은 놀이판으로 분답하고 곳곳의 교통시설은 에너지 낭비에다 대기오염으로 몸살을 앓는다.


어이 그 뿐인가. 심산유곡에 버려지는 쓰레기와 길가에 나부끼는 오물들은 국민소득 2만달러라는 OECD 국가의 체면을 깨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우려되는 것은 놀이판의 모습이다. 각종 음향기기를 동원, 고성방가는 예사이고 남녀가 외설스런 모습으로 음주 가무하는 모습을 보면 난장판이 무색할 지경이다.
아무리 분위기를 돋우는 놀이라 하더라도 외간 남녀가 짝지어 업고 뛰고 안고 뛰는 추태를 보노라면 이성(理性)을 잃은 이성(異性)들의 아수라장인가 싶기도 하다.
이런 야한 행동은 젊은 세대를 넘어 40~50대 중년층까지 만연돼 경향 각지에서 꺼리낌 없이 이뤄짐을 보면 人倫의 종말을 보는 듯하다.


심산유곡의 관광지 주변에 불야성을 이루는 각종 위락시설은 이러한 퇴폐적인 놀이판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여성부가 생기고 인권위원회가 기세 등등하게 출범했지만 과연 지금 보편적인 여성인권이 정립된 것인가.
오히려 퇴폐성 업종에 관여하는 가임 여성이 점점 늘어 간다니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윤락업소를 단속하고 성범죄자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고삐 풀린 야생마를 다루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방탕한 놀이문화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도덕의 파탄은 말세풍의 놀이마당이라 할 만하다.
때 맞춰 치협이 주관하는 건강사회만들기운동은 시의 적절한 착안으로 그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이와 같은 운동에는 인간에게 주어진 理性과 人性에 그 바탕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인간생활의 근본이 되는 人性敎育에 그 근본을 두어야 할 것이다.
근래 좌파적 정치이념에서 토출되는 가족법이라든가 의성(醫聖)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부고발자 제도, 또 환자에 대한 정보공개를 입법화하는 것은 건강사회를 좀먹는 씨앗이 되기 십상이다.


MEET나 DEET 제도를 도입해 전문 의료인을 양성하고 있지만 잘못하면 어설픈 의료기술자를 양성할 뿐 人身(정신과 육신)을 다스릴 진정한 의료인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올 곧은 人性을 갖춘 후에 지식을 습득하고 기술 교육을 받아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건강사회를 선도하려면 관학(官·學)이 주도하고 일선에 있는 의료인이 기꺼이 참여할 수 있도록 깊은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三合(官·學·民)이 조화를 이뤄 선봉에 서면 건강사회는 틀림없이 이뤄질 것이다.
건강사회가 이뤄지면 놀이마당도 우리의 독창적인 예술 혼을 보듬은 좋은 놀이문화로 격상될 것이다.
건강한사회만들기운동본부의 출범을 충심으로 경하하는 바이다.

 

관리자
Copyright @2013 치의신보 Corp. All rights reserved.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대한치과의사협회 회관 3층 | 등록번호 : 서울,아52234 | 등록일자 : 2019.03.25 | 발행인 박태근 | 편집인 이석초 | 대표전화 02-2024-9200 FAX 02-468-4653 | 편집국 02-2024-9210 광고관리국 02-2024-9290 Copyright © 치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