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선칼럼]無常(무상):변화

2008.11.27 00:00:00

Change! We need.
못 살겠다. 갈아보자.


1950년대 우리가 외쳤던 정치구호와 버락 오바마의 선거구호는 그 뉘앙스가 많이 닮아 있다. 대한민국이 정착되는 시점에 6·25라는 큰 사건, 좌우 이념 갈등, 친일잔재와 임시정부의 불협화음, 토지개혁 등등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다양한 국민들의 불만을 잘 다스리기에 당시의 정보부로서는 힘겨운 일이였다.


그 당시 지정학적으로 분열된 국론을 감안하면 ‘갈아 보자’는 외마디 소리에 정국이 흔들림에는 가상한 바가 없지 않다.
조선조의 후신인 대한제국에 대한 연민이나 유교적 정치이념화에 전통적인 생활방식 속에서도 제일공화국이 정국안정을 주도했던 것은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저간에 미국의 금융위기로 파생된 세계적인 불황은 1930년대에 경제공항과 그 시사하는 바가 유사하다. 미국에서 시발했고 그 핵심이 돈 장사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미국의 사태는 단순히 재정적인 것만이 아니고 복합적인 사회전반에 부조리가 내포되었다는 것이다.


오바마가 ‘Change’라고 외친 것과 우리가 외쳤던 ‘갈아 보자’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오바마의 구호에는 ‘We need" 라는 구체적인 요구사항이 적시되어 있고 그 외침에 대해서 유권자들이 Yes We Can이라고 화답한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Believe in’이라고 환호하며 확신을 준 것이다.


오바마의 외침에는 理性的인 理論이 있고 그에 대한 국민의 감성적인 호응이 있었지만 우리의 50년대 ‘갈아보자’는 외침에는 감성만이 가득하고 이성적 비판이 부족했던 차이가 있다.
역사문화는 항상 변하는 것이며 중심세력이 있고 없고 간에 꾸준히 변해가는 것이다.
孔子 같은 대성인(大聖人)도 “변이종시(變而從時)”라는 名言을 남겼다. 성인도 시속을 따르라는 말이다. 인간사회에 안정과 질서를 위해서는 예,악(禮,樂)이 중요하며 예악이 시의적절하게 부합되면 소강(小康)상태가 되고 小康社會가 一新하면 大同社會로 진입한다는 유신철학(維新哲學)을 제창하셨다.


이러한 도덕적인 정치이론이 50년대의 우리사회나 저간에 미국대선에서의 역할은 논외로 하더라도 오바마의 ‘Change, We need.’라는 구호 속에는 다양한 대안이 들어 있고 더욱이나 가장 획기적인 것은 백인 주도 사회에서 유색인 오바마의 개혁 마인드가 인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보다 더 큰 변화가 어디 있단 말인가?


아마도 이 변화의 기저에는 우리 인간에게 주어진 성명관(性命觀)에 그 바탕이 있을 것이다.
중용(中庸)에 성상근(性相近), 습상원(習相遠)이란 글귀가 있다.
인간의 천성은 거의 같지만 생활환경이나 인습에 따라서 인간성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즉 백인이나, 유색인종이나 인간의 天性은 같지만 후천적인 교육이나 환경에 따라 다양한 인간세계를 이룬다는 것이다.
인간사회는 다양한 직업군과 할당된 역할

을 수행하는 多衆이 조화를 이루며 변화에 순응해야 한다. 다중사회 일수록 자기 소신의 능력을 계발하고 시류에 적응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지역. 노사. 이념. 직업 등등 잡다한 부조화를 초연히 뛰어 넘어야할 의무가 있다.
오바마의 변화의 결실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지만 他山之石으로 삼아 이분법적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하겠다.


지난 10월 26일의 글이 성심껏 준비하신 경치협 임원들께 불편함을 끼쳐 송구한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내부인(같은 치과인)으로 격려와 자성의 뜻이었음을 혜량하시기 바랍니다. ‘평범한 실무자’라는 표현은 폄하의 뜻이 아니며 보편적인 당당함을 말하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충고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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