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지금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혜원 스님

2009.05.28 00:00:00

 지금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것은 철칙입니다. 금생에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모습은 다 과거에 어떻게 살았느냐의 결과입니다. 내 살아온 모습이 금이면 금방에 태어날 것이고 무쇠 차원이면 무쇠전으로 가서 탄생이 될 것이고 넝마 같았다면 넝마전에 나앉게 되어 있습니다. 누구나 이 세상에 출현하는 모습은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악업·선업으로 지은 인연들이 내 속에 모두 주둔해 있다가 그 양상대로 표출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지금을 어떻게 사느냐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내 생활이 이만하면 됐다, 나만큼 잘 하고 사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사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인간이면 누구나 자기 나름의 차원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바로 마음공부를 해야 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마음공부야말로 지금 이 순간의 이 상태, 이 처지에서 벗어나 보다 나은 상태로 진화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지금 내가 받은 인생의 배역에 따라서 다음 순간의 삶으로 연결됩니다. 따라서 인생 배역을 지금 이렇게 받은 이상 소임을 충실히 하면서 선하게 살고, 나아가서는 마음 도리를 터득하기에 노력을 해야 합니다. 자기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을 하고,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똑바로 살펴야 합니다. 모자라면 모자라는 대로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 합니다.


마음공부라 하는 것은 자기 마음의 근본(불성佛性)이 있음을 믿고 그 근본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나의 오감이 느끼는 대로 행동하고 말하는 것은 마치 나무가 흔들리는 잎과 가느다란 가지가 나의 전체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땅 속 뿌리에 의해서 자기가 살아간다는 것을 모르는 나무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근본 뿌리를 알지 못하고 내 속에 들끓고 있는 생각과 의식이 나의 진짜인 줄 알고 살아가는 것은 인간의 참다움을 모르고 사는 껍데기 인생입니다.


어떤 분이 우리 모두는 두 개의 코드와 하나의 소켓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하나의 코드는 물질의 세계로 연결되어 있어 불안, 초조, 욕심, 좌절, 분노의 양상을 지니고 있으며 또 하나의 코드는 마음의 세계에 연결되어 그  근본에서 나오는 무한한 지혜와 용기, 사랑의 양상을 가진 코드라고 했습니다. 소켓은 하나이니 어떤 쪽을 꽂을 것인가는 두 개의 코드를 가진 우리의 결정에 달렸습니다. 그런데 물질세계의 코드를 꽂지 않는다고 해서 물질세계의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이 마음을 통해서 나오는 지혜에, 자비에 의지해 살 때 더욱 잘 살 수 있다는 말입니다.  내 의식, 생각에 휘둘리며 사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 속의 마음, 참마음에 의지해보라는 것입니다. 이 마음이 항상 바깥을 향하고 있다면 물질세계의 코드를 내가 꽂은 것이고, 내가 지금 어떤 마음을 일으키고 있나, 이 두려움은 무엇에서부터 기인한 것인가, 하고 안으로 살펴보는 마음이라면 두 번째 코드를 꽂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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