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삶 모든 것을 관장하는 에너지

2009.08.27 00:00:00

종|교|칼|럼| 삶


혜원 스님
<조계종 한마음선원 주지>


모든 것을 관장하는 에너지

 

 누구나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합니다. 그러면서 누구나 그것은 나의 생각이고 나의 행동이라고 합니다. 내가 생각을 내고 내가 생각을 들이고 한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내가 ‘나’, ‘나의 것’ 이라고 규정짓는 그것은 진정한 나가 아닙니다.


  아마도 여러분은 스스로 ‘나’ 라고 생각하는 그것 말고 참나가 있다는 생각을 해 보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권합니다. 마음의 중심을 보라고 말입니다. 마음의 중심이 생각과 행동의 중심입니다. 그렇다고 무슨 중심점이 있다거나 말뚝 같은 무엇이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마음의 중심을 깊이 음미해 보라는 것입니다. 그 마음의 중심을 불교에서는 불성이라고 하고 대행큰스님께서는 더 쉽게 ‘한마음 주인공’이라고 말했습니다. 바로 자기 뿌리, 자기 근본을 일컫는 말입니다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면서 이러다가는 떨어져 나가는 게 아닐까 걱정을 한다고 합시다. 걱정한다고 바람이 불기를 그치겠습니까,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을 도리가 나오겠습니까? 나뭇잎은 무조건 뿌리를 믿어야 합니다. 그 뿌리에 의해 살고 있으니 제 나름의 궁리가 아무리 많다 해도 제 뿌리를 믿고 거기에 맡겨 놓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뿌리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겠지요. ‘까짓것 한 번 죽지 두 번 죽나.’ 하는 사람은 웬만한 역경이라도 잘 헤쳐 나가는데 잘못될까 봐 전전긍긍하는 사람은 애를 쓰면서도 제대로 풀어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대개 ‘놓는 게 그리 쉽더냐.’ 하거나 ‘내 딴에는 열심히 놓는데도 안된다.’는 말을 합니다. 믿음이 약해서 놓는다고 하면서도 철저히 놓지를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기가 걸음마 익히는 것을 보세요. 천방지축으로 발걸음을 떼어 놓지만 그러다가 넘어지면 어쩌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하는 게 아니지요? 아무 생각 없이 오직 발걸음을 떼어 놓는 그 기쁨에 젖어 열심히 할 뿐이에요. 그와 같이 우리도 살아가면서 다 놓고 뛰어야 하는데 그러기는커녕 이거 잘못되면 어쩌나, 구덩이에 빠지면 보통 낭패가 아닐 텐데 하면서 전전긍긍한단 말입니다. 발자국을 성큼 떼어 놓지 못한단 말입니다.


관습에 찌들어서, 고정관념에 묶여서 영 옴치고 뛰질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이 안다는 것만 가지고 세상을 사는 게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한생각 했으면 묵묵히 발걸음을 떼어 놓는 데 있습니다. 자기 근본 뿌리에 모든 걱정이며 생각을 놓고 내 몸뚱이는 부지런히 움직이는 데 있지 이러니 저러니 아는 그 지식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라도 불법을 공부하겠다는 분이면, 아니 삶의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 싱그럽게 콧노래 부르며 살고자 하신다면 안팎으로 다가오는 일체를 자기 근본 불성인 주인공 자리에 놓으십시오. ‘나를 이끌고 가는 그 근본자리에서 모든 것을 가지고 온 것이구나.’ 하고 놓는 것은 진리로 들어가는 모든 문을 열어젖힐 수 있는 열쇠입니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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